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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의 중심지 ‘아르코미술관’
한국 미술의 중심지 ‘아르코미술관’
  • 권지혜
  • 승인 2015.11.2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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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간을 품다 32
▲ 아르코 미술관 전경

2013년 단장을 마치고 재개장한 동숭동 마로니에 공원. 

주변 담을 허물고 열린 공간으로 변신한 공원은 다시 한 번 문화예술의 중심지로서 재무장했다. 그리고 공원 뒤쪽 전면에 자리 잡은 붉은 벽돌의 아르코 미술관은 여전히 이곳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미술관의 시작은 종로구 관훈동의 옛 병원 건물. 1974년 당시 종로구 관훈동의 구 덕수병원 건물을 임차하여 운영을 개시한 것이 효시가 되었다. 이후 1979년 5월 국립서울대학교 터에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이 주도한 '미술회관'이라는 이름으로 각종 미술 단체나 개인전을 지원하기 위한 대관 공간과 기획 전시로 활용되었다. 당시 저렴한 대관료로 척박했던 한국 미술계에 중요한 전시공간으로 자리매김했는데 1980년대 후반부터 자체 기획 전시를 시작했고 1990년대 말부터는 공공미술관으로서 전문성을 강화하며 새로운 현대 예술 작품을 주로 전시하는 미술관으로 성격이 바뀌었다. 
아르코미술관을 설계한 김수근은 한국 현대건축의 지평을 연 1세대 건축가로 미국의 대표적 시사 주간지인 타임지는 예술가들을 후원해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를 이끌었던 로렌초 데 메디치(Lorenzo de Medici, 1449~1492: 피렌체의 권력자이며 르네상스의 산파 역할을 한 인물)에 빗대 김수근을 당대 문화예술을 부흥시킨 ‘한국의 로렌초 메디치’로 소개하기도 했다. 
면들을 적적히 분절 중첩해 빛에 의한 각과 그림자를 연출, 2층으로 이어진 경사진 보조 통로, 벽체가 없는 필로티식의 통과 공간, 건축가의 자유의지를 담은 벽돌 부조, 격자형 창문을 규칙적으로 배열해 변화와 통일성 강조한 아르코 미술관은 재료의 본질에 주목한 건축가 김수근의 1970~80년대 벽돌 건물을 대표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의 다른 건축물·공간사옥(1977)과 경동교회(1980)와 불광동 성당(1981) 등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 전통건축에 대한 고민 속에서 가장 인간적인, 가장 한국적인 재료에 대한 해답을 붉은 벽돌 즉, 벽돌을 가장 인간적이고 한국적인 재료로 본 김수근. 그를 빼놓고 한국 건축사를 논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학로 건축의 한 모델이자 국내 미술관 중 가장 오랫동안 한 장소를 지키며 작가들에겐 마음의 고향이 돼주었던 아르코 미술관. ‘건축은 빛과 벽돌이 짓는 시’라고 표현했던 김수근의 얘기처럼 인간과 공간의 소통에 주목한 그의 의지가 담긴 아르코미술관은 대중의 기억 속에 영원히 각인될 것이다.

글·사진 백남우(tbs TV 영상콘텐츠부장) 
tbs TV에서는 서울 일대에 남았거나 변형된 근현대문화유산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제작을 통해 서울의 역사?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고화질 HD영상으로 기록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은 tbs 홈페이지 tbs.seoul.kr나 네이버 TV캐스트(http://tvcast.naver.com/seoultime)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수상 약력 : 2013 미디어어워드 유료방송콘텐츠 다큐멘터리 부문 우수상 수상, 2014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PP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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