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자연을 생각하는 도시 농사꾼, 안종수
자연을 생각하는 도시 농사꾼, 안종수
  • 권지혜
  • 승인 2015.11.27 10: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가닉 피플
▲ 사진=안종수

‘無 농약’, ‘無 비닐’, ‘無 경운’, ‘無 비료’, ‘無 제초제’, ‘無 밑거름’.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6무 농사’를 통해 자연 순환 유기농업을 실천하는 농사 입문서 <6무 농사꾼의 유쾌한 반란>의 저자 안종수. 현재 도시 농사꾼으로 항공대 뒤편 현천동 2,200평의 땅에서 ‘자연 순환 6무 농장’을 만들어 6무 농사를 실천하고 있는 그의 오가닉 라이프를 엿본다.

그는 40대에 흑산도로 내려가 미역 양식업으로 처음 농ㆍ어업을 시작했다. 2007년에는 경기도 용인 처인구 남사면에 있는 3,000평의 남사초등학교 분교 폐교를 ‘생명ㆍ생태 학교’로 만들어 본격적인 생태 농업을 실천했으며, 2013년과 2014년, 도시농업운동본부 & OFICA에서 사무국장을 역임하면서 전국의 6무 농사를 실천하는 사람들과 만남을 지속하고 있다. 6무 농사란 무엇인가. 한번 들어 보자.

‘6無 농사’란 무엇인가

자연 순환 유기농업은 흔히 ‘6無 농사’라 말할 수 있다. 無 농약, 無 비닐, 無 경운, 無 비료, 無 제초제, 無 밑거름. 하지만 이 ‘6무’를 지킨다고 해서 다 자연 순환 유기농업이라고 할 수는 없다. 6무 농사가 나온 밑바탕에는 삶의 본질적인 요소들이 있으며, 기존 농법과 농업들이 이것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먼저 본질적인 것부터 살펴보아야 한다. 
기존 관행 농업의 대안으로 나온 다른 농법조차 순환하는 자연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맡기기보다는 인간의 관점에서 거대하고 복잡한 자연을 기계처럼 조작하고 제어할 수 있다고 믿었다고 한다. 인간은 생태계의 중요한 순환 고리들을 끊임없이 제거해 왔다. 
자연 순환 유기농업의 철학은 ‘삶을 전체적인 관점에서 하나로 보고, 하나로 살고자 하는 것’이다. 자연의 메커니즘과 균형을 따르는 것이다. 자연의 순리에 거스르지 않는 것이다. 자연이 할 일을 대신하려 하지 않고, 농부는 그저 자생력과 균형을 최대한 지원한다. 
그동안 대부분의 농법은 비정상적인 규모와 생산량 증대를 당연하게 생각해 왔다. 비정상적인 규모와 생산량을 지키려다 보니 현재와 같은 악순환을 겪고 있다. 자연 순환 유기농업은 자연이 허용하는 정직한 범위 내에서 정상적인 규모와 생산량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그 안에서 6무 농사는 건강하고 즐거운 농사를 만들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안전한 먹거리는 물론, 유기물로 멀칭(농작물을 재배할 때 경지 토양의 표면을 덮어 주는 일)한 아름다운 정원식 틀 밭과 다양한 동식물들이 살아 숨 쉬는 생태 텃밭은 각종 농약과 화학 비료로 생명이 죽어 있는 농지와는 다르게 무수한 잠재적 활용 가치가 있다.
그는 “농부가 농사일이 힘들어서 병이 나면 안 된다”고 말한다. 자신의 일터인 농장이나 텃밭을 바라보는 눈은 언제나 새로움과 즐거움의 연속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농부의 철학이 안전한 먹거리, 슬로우 라이프를 지향하고, 나만이 아닌 모두가 함께 사는 세상, 함께하는 사람들끼리 협력하는 공동체와 경제 영역을 만든다면 내가 짓는 한 평의 텃밭이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자연과 토양을 살리는 ‘6無 농사’

현재 보급된 농사 기술 중 반드시 해결해야 할 첫 번째 문제는 토양의 20cm 윗부분만 활용하는 농사 방법이다. 이는 밑거름과 전면 밭갈이로 토양 20cm 안팎 겉흙에만 작물 뿌리가 자라게 하는 최악의 농사 방법으로, 토양을 망치고 있다. 
‘6무’의 핵심 중 하나는 무 경운 농사다. 밭갈이하면 경반층이 생겨 농작물 뿌리가 뻗어 나갈 수 없는 토양 환경을 만든다. 밭갈이를 하면 반드시 밑거름을 넣어야 하고, 더불어 농사 기간 내내 병충해 방제를 위해 과도한 농약을 사용하게 되고 비료, 비닐 사용량을 늘리는 농사가 반복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토양에는 병충해가 자주 발생하고 잡초가 늘어난다. 또한 토양의 자생력을 고갈시킨다. 비가 내릴 때마다 빗물에 토양 속의 유기물이 쓸려 내려가면서 비료나 농약을 쓰지 않으면 농사짓기가 어렵게 된다. 이 토양 유기물에 포함된 농약, 제초제 성분이 주변 생태계를 파괴하고, 하천, 강, 바다 등에 녹조, 적조 등 환경오염까지 일으키는 원인이 되며, 토양이 빗물을 머금지 못해 지하수까지 부족하게 만드는 것이다. 
6무 농사의 또 다른 핵심은 밑거름과 비료 없이 농사짓는 것이다. 화학비료 또는 발효 퇴비를 밑거름으로 넣은 후 전면 밭갈이하여 키운 채소와 반대로 밑거름과 전면 밭갈이 없이 키운 채소는 맛과 향이 첫 수확 때부터 뚜렷하게 차이 난다. 
6무 농사의 시작은 농작물이 건강하게 자라는 것이다. 작물의 뿌리와 토양을 살리고 농약으로부터 해방되는 첫걸음은 ‘밑거름 없애기’부터다. 작물이 풍성하고 긴 뿌리를 갖추기 위해서는 무 경운이 선행되어야 한다. 6무 농사는 자연 유기물을 흙으로 멀칭하여 미생물과 수많은 토양 생명에 의하여 양분이 공급되는 환경을 만들거나, 전통 농업과 같이 풀이나 낙엽, 농가 부산물, 가축 분뇨 등을 이용하여 발열 퇴비를 만들어 유기물 멀칭과 같이 사용하고 있다.

‘왜’ 6無 농사법을 선택했나

명칭은 다르지만, 국내에 들어온 자연 농업의 여러 파트는 농사를 짓는 법이 비슷비슷하다. 그가 그 가운데 특별히 6무 농사, 6무 농법으로 일반화시키고 책까지 출간하게 된 배경에는 ‘사람들이 농사를 너무 어렵게 바라보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안타까운 마음에서 누구나 쉽게, 가족들과 함께하는 6무 텃밭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농사법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있다. 
처음 농사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농사가 힘든 이유는 땅을 가는 일인 경운부터 시작하여 잡초와의 싸움, 물 대기, 병충해 문제 등이 있다. 또한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도 있다. 하지만 6무 농사는 이러한 이유에서 벗어나 농사 자체를 즐겁고 재미있는 일로 인식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초보자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또한 6무 농법은 자연 생태계를 유기적 시스템에서 바라보며 자연의 메커니즘과 균형을 따른다. 오로지 생산하는 것이나 기르는 작물에 초점을 맞추어 하는 농사가 아니다. 땅에서 나고 자란 것, 인간의 삶 속에서 버려지는 모든 것들을 순환시켜 다시 유기물로 돌려주는 농법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주기적으로 할 수 있는 생활 운동임과 동시에 환경을 생각하면서 건강한 우리의 미래를 준비하고 책임질 수 있는 먹거리 운동이다. 
그가 6무 농법을 널리 전파하려고 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자연을 살릴 수 있다는 점도 있지만, 이 농법이 기존의 농사 방법보다 하기에 더 쉽고,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농법이기 때문이다. 
그가 6무 농사를 알게 된 계기는 농사를 통해 많은 실패를 경험하면서다. 자신의 개인적인 삶을 생태적인 삶으로 살고자 방향을 잡으면서 생태학교에서 농사를 지었고, 이어진 세계 여행을 통해 그가 만난 농부들에게 받은 가르침은 바로 땅을 살리는 농사였다.

자연을 생각하는 건강한 농사를 위해

그는 자연을 생각하는 농사를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농부의 철학과 신념이 있어야 합니다”라고 조언한다. 일반적으로 작물을 키우는 방법은 시중에 다 나와 있으므로 농사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쉽게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작물을 위한 농사가 아닌 땅을 살리는 농부가 되려면 많은 공부와 지식이 필요하다. 그는 “농사가 총체적 자기 공부 완성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자기 공부를 완성하려면 우선 한 평의 텃밭이라도 농사를 지어 보라고 한다. 한 평의 텃밭이 세상을 바꾸고 미래를 책임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어 그는 “기존의 농사 방법이 아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6무 농사를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고 했다. 농사를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즐거운 자기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인다면 자연은 많은 것들을 우리에게 선물해 줄 것이라고. 
농부는 건강한 작물을 생산하기 위해 많은 땀을 흘리고 시간과 노력을 쏟는다. 그는 농부가 본인이 생산한 제품, 생산물의 가치를 자신 있게 판단해 소비자들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현재 농업의 유통 시스템은 농부가 설 자리가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농부 자신의 철학을 반영한 가치가 잘 정립되고, 농부가 설 자리가 탄탄해지기 위해서는 소비자들 역시 생산물의 가치를 인정하는 소비자로서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다. 텃밭에서 농사를 경험한 도시농부들은 그 가치를 알고 있으며, 어떤 작물이 건강하게 식탁에 오를 수 있는지 알고 있다.
그가 지금까지 알고 있는 농부 중에서는 신념과 철학이 뚜렷하고 그를 투철하게 일궈 가는 이들이 많다. 그들이 생산하는 건강한 작물의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이 더욱 많아지고 그런 사람들의 세상이 더 넓어졌으면 하는 것, 더불어 6무 농사에 입문하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하는 것이 현재 그의 바람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