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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하고 고소하게 즐긴다
풍성하고 고소하게 즐긴다
  • 최효빈
  • 승인 2015.11.30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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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닉 기름
 

음식의 맛을 풍성하고 고소하게 살려 주는 양념이자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인 기름. 저온에서 원료를 그대로 눌러 짜는 저온 압착 방식으로 몸에 유익한 항산화 영양소 등을 살린 친환경 기름을 소개한다.

진행 최효빈 기자│사진 양우영 기자│자료제공 아이쿱생협

꼭 먹어야 할 ‘필수’ 지방, 피해야 할 ‘트랜스’ 지방

기름은 음식의 맛을 풍성하고 고소하게 살려 주는 양념에만 그치지 않고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이다.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 되기에 그 이름도 ‘필수’ 지방산인 영양소를 공급해 주고 지용성비타민의 체내 흡수를 도와준다. 음식을 통해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필수지방산은 동물성보다는 식물성 기름에 풍부하게 들어 있으며, 분자구조에 따라 오메라-3, 오메가-6지방산으로 구분된다. 참기름, 들기름, 올리브유, 포도씨유, 해바라기씨유 등에는 오메가-6지방산이 많다. 오메가-3와 오메가-6지방산은 균형 있게 먹는 것이 중요한데, 현대인들은 오메가-6지방을 지나치게 많이 먹는 경향이 있다. 오메가-3:오메가-6가 1:1이거나 1:4를 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물성 기름이라는 가면을 쓴 ‘트랜스’ 기름은 피해야 한다. 식물성 기름에 수소를 첨가해 고체화한 가공 지방인 트랜스 기름은 혈관 건강을 위협하는 해로운 콜레스테롤(LDL)을 증가시킨다. 대표적으로 마가린, 쇼트닝 등이 있는데,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과자, 도넛, 케이크, 팝콘 등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더불어 튀김용 식용유를 오래 여러 번 반복해 사용하면 트랜스 지방이 증가하므로 한 번 사용한 기름은 과감히 버리는 것이 좋다.

Non-GMO 원료인가? 저온 압착유인가?

콩, 옥수수, 포도씨, 해바라기씨 등 국내 식용유 원료의 대부분은 수입산이다. 간혹 소비자들은 수입산 원재료를 가지고 국내에서 만들었다는 애매한 문구 때문에 국내산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이들 수입산 원료는 유전자 변형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작물들이기 때문에 식품 안전성을 생각해 Non-GMO 원료의 기름을 선택해야 한다.

올리브유는 구약성서에 기록되어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에 기름을 생산해 먹은 기록이 남아 있다. 이처럼 기름의 역사는 깊은데, 처음 곡물이나 과일의 씨앗에서 기름을 추출하는 방식은 맷돌로 눌러 짜는 압착 방식이었다. 이는 요즘도 시골 방앗간에서 볼 수 있는 생산방식으로, 식물성 식용유가 지닌 본래의 항산화성분과 필수지방산을 풍부하게 섭취할 수 있는 생산방식이지만 손이 많이 가는데 비해 생산량이 적고 유통기간이 짧아 비교적 값이 비싸다.

이에 비해 보다 빠르고 많은 양의 기름을 얻기 위해 만들어진 생산방식이 있으니 바로 화학적 정제 방식이다. 우리가 식용유라고 부르는 것은 대부분 정제 식용유로, 헥산이라는 화학적 용매로 원재료 속의 지방을 모두 녹여 만든 기름이다. 재료들을 잘게 부수고 여기에 헥산을 부어 재료 속 지방 성분을 전부 녹여 낸 뒤 남은 찌꺼기를 걸러 낸 다음 고온으로 가열한 것이다. 그렇게 하면 콩의 지방 성분을 거의 100% 가까이 추출할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얻어진 정제유들은 불순물이 없어 눈에 보기에 맑고 깨끗하지만, 가공 과정에서 몸에 유익한 항산화 영양소 등은 모두 제거되어 좋은 기름이라고 할 수 없다. 지방 변성이 쉬 일어나는 고온보다는 저온에서 원료를 그대로 눌러 짜는 저온 압착 방식의 식용유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발연점을 따져야 하는 까닭

발연점이란 말 그대로 기름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하는 온도를 말한다. 발연점 이상으로 가열한 기름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르다가 금세 불이 붙을 우려가 있다. 발연점이 지났을 때 발생하는 연기는 인체에 해로운 아크롤레인이라는 성분을 갖고 있으며, 기름도 변하여 발암 물질을 생성한다. 튀김 요리를 할 때처럼 기름을 고열로 가열해야 할 때는 발연점이 높은 기름을 선택해야 한다. 보통 튀김 요리는 180℃에서 이뤄지므로 발연점이 210℃ 이상인 제품을 고르도록 한다. 유채유, 포도씨유, 퓨어등급 올리브유 등의 발연점이 높다. 일반적으로 참기름, 들기름, 압착식 올리브유(엑스트라 버진)는 발연점이 낮아 가열하는 요리에 사용하기 적합하지 않으며, 음식을 마무리하는 양념으로 쓴다. 발연점이 높은 기름이라고 해도 오래 가열하면 좋지 않다. 변성과 산패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명절 때처럼 오랫동안 전을 만들어야 할 때는 자주 팬을 닦으며 요리하도록 한다. 또한 기름을 듬뿍 부었다가 사용한 뒤 식혀두고 다시 가열하는 것은 기름을 가장 빨리 산패 시키는 이유라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빛을 차단하고 저온 보관해야

식물성 기름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데, 이는 빛, 공기, 열에 의한 산패가 빨리 일어나므로 사용과 보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한 번에 큰 용량을 사지 말고 작은 병으로 자주 사서 빨리 소비하는 것이 좋다. 또한 빛이 들지 않는 서늘한 장소에서 보관하도록 한다. 용기는 플라스틱 페트병이 아닌 빛을 차단하는 짙은 색의 유리병이 좋다. 특히 들기름은 쉽게 산패하는 단점이 있으므로 반드시 색이 짙은 병에 담아 냉장 보관하거나 비교적 항산화성이 강한 참기름과 반씩 섞어 보관한다.

 

나물, 고기 요리의 대미를 장식하는 참기름

한 방울만 넣어도 그 고소한 맛과 향으로 음식의 격을 살려주는 참기름. 참깨를 볶은 후 압착해 짜낸 참기름은 필수지방산인 오메가-6지방산을 비롯해 천연 항산화제인 세사몰, 세사몰린 등도 풍부하다. 또한 체내에서 비타민A로 변하는 카로틴도 많으며 다른 식품 중의 비타민A가 잘 소화 흡수되도록 도와준다. 우리 조상들이 각종 나물 요리의 마지막을 몇 방울의 참기름으로 장식한 것은 비타민A를 가장 효과적으로 섭취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참기름은 고기 요리에도 궁합이 맞다. 쇠고기 요리에 참기름장을 곁들이는 등 참기름을 이용하면 참기름의 필수지방산이 고기의 콜레스테롤 분해를 돕는다.

옛날 사대부댁의 참기름은 잘 여문 참깨를 살짝 볶아 꼭 한 번 눌러 짜는 데 맛의 비법이 있었다고 한다. 기름을 많이 내려고 오래 볶거나 두 번씩 짜지 않았다고 하는데, 기름이 많은 참깨는 분쇄하면 공기와의 접촉면이 많아져 쉽게 산화하고 맛과 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참기름을 고를 때는 국내산 참깨를 압착하여 짠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해물 요리와 특히 어우러지는 들기름

들깨를 짜서 만든 들기름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알려진 오메가-3지방산이 60% 정도 들어 있다. 특유의 깊이 있는 구수한 맛과 향을 내는 들기름은 생채나물에 어울리는 참기름과 달리, 마른 나물 요리에 잘 어울린다. 가을볕에 잘 말려 둔 버섯, 가지, 무말랭이, 호박 등을 볶을 때는 잘 불린 뒤 물이나 채소 우린 물을 조금 부어 볶다가 양념하고, 재료가 거의 다 익으면 마지막에 들기름을 조금 넣어 마무리한다. 들기름은 특히 해물 요리에 잘 맞는다. 낙지, 오징어, 장어 같은 해물 요리의 풍미를 살려 주고 비린내와 잡내를 잡아 준다.

 

토마토와 바늘과 실의 관계를 가지는 올리브유

건강식으로 알려진 지중해 식단에서 빠지지 않는 올리브유는 올리브 열매에서 얻은 기름으로 비타민E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다. 올리브오일은 크게 버진 등급과 그렇지 않은 등급으로 나뉜다. 올리브 열매를 눌러서 맨 처음 짜낸 건 ‘엑스트라 버진’, 두 번째 짜낸 건 ‘버진’이며, 짜내고 남은 올리브를 다시 압착하거나 정제한 올리브유에 엑스트라버진을 섞은 것이 ‘퓨어’이다. 올리브유는 신선하고 가공이 덜 된, 등급이 높은 올리브유일수록 산도와 발연점이 낮고 특유의 풍미와 향, 색이 짙다. 최고급인 엑스트라 버진은 올리브 열매에서 처음 짜낸 것으로 향이 가장 강하다. 발연점이 60℃ 정도로 낮아 튀김이나 볶음 요리에는 적합하지 않다. 스파게티, 수프 등에 뿌려먹는 등 참기름처럼 음식의 마무리용으로 사용하거나 샐러드드레싱으로 쓰는 것이 적당하다. 우리 음식 중에선 비빔밥, 비빔냉면, 나물무침 등과는 잘 어울리는 편이다. 다음 단계인 버진은 가열해도 맛이 크게 변하지 않으므로 모든 요리에 두루 사용할 수 있다. 고기를 재울 때 사용하면 육질이 부드러워진다. 그 아래 등급인 퓨어는 맛과 향이 약하므로 일반 식용유처럼 부침, 볶음, 구이, 튀김 요리에 쓰면 된다. 버진과 퓨어 올리브유의 발연점은 180~200℃이다.

올리브는 특히 토마토와 찰떡궁합을 이룬다. 둘은 맛도 어울릴 뿐만 아니라 올리브유로 토마토를 가열 조리하며 다른 기름으로 요리할 때보다 토마토의 항산화 물질인 리포펜 성분이 더욱 활성화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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