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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별미, 쫀득한 과메기 한 접시
겨울철 별미, 쫀득한 과메기 한 접시
  • 권지혜
  • 승인 2015.12.28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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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재료
▲ 사진=서울신문

 추운 겨울밤, 과메기 한 접시 하실래예~?

몸도 마음도 허한 것 같은 추운 겨울. 잔뜩 움츠린 몸을 쫙 펴줄 겨울철 별미가 있다. 바로 쫀득한 식감을 자랑하는 과메기다. 특히 국민의 술, 소주와 찰떡궁합이다. 과메기를 안주로 먹으면 과메기의 아스파라긴 성분으로 속이 편안하고 갑자기 취하지도 않는다고 하니, 겨울철 안주거리로도 제격. 추운 겨울밤, 과메기 한 접시 하실래예~?

수산시장 건어물 코너에서 주로 볼 수 있는 과메기는 주로 해안가 산지에서 주민들이 꽁치나 청어를 말려 먹던 그들만의 별미였다. 처음 과메기를 맛본 사람들은 특유의 비릿한 맛에 ‘이 비린 걸 왜 먹지?’라는 의문을 갖는다. 하지만 오묘한 풍미에 자꾸만 젓가락이 가게 된다. 씹을수록 고소한 그 맛에 이내 한 접시를 비워 버리고 만다. 한 번 맛본 사람들은 과메기의 쫀득하고 고소한 맛을 잊지 못하고 다시 찾게 된다. 이제는 전국 각지 사람들의 별미가 된 과메기, 지금이 딱 좋다.

얼렸다 녹였다, 정성이 듬뿍 담긴 과메기

대부분 음식은 자연 그대로 먹는 것이 가장 맛이 좋다. 또 그렇게 많이 알고 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본래의 자연 재료 상태보다 발효됐을 때 감칠맛이 나고, 영양소가 훨씬 풍부해지는 식품들이 있다. 꽁치, 청어로 건조된 과메기가 바로 그것이다. 과메기는 숙성 과정을 거치는 동안 생성된 핵산과 오메가-3 등 지방산의 양이 증가하여 피부 노화, 체력 저하를 억제하고, 아스파라긴산이 다량 함유되어 숙취 해소에도 최적이다. 일체의 가공 없이 자연 그대로의 값싼 꽁치로 만들어도 지질 함유량이 생선류 가운데 가장 많이 들어 있는 자연 건강식품이다. 그래서 값싸고 영양가 많은 과메기는 겨울철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대표 식품 중 하나다.
과메기라는 명칭은 청어의 눈을 꼬챙이로 꿰어 말렸다는 관목(貫目)에서 유래한다. ‘목’을 구룡포 방언으로 ‘메기’라고 발음하여, 관목이 ‘관메기’로 변하고 다시 ㄴ이 탈락하면서 ‘과메기’로 굳어졌다. 왜적의 침입이 잦은 어촌에서 어선을 약탈당했을 때 청어를 지붕 위에 던져 숨겨 놓았던 것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발효된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전해진다. 
예전에는 청어를 이용하여 과메기를 만들었으나, 1960년대 이후 청어 생산량이 급격히 줄면서 그 자리를 꽁치가 대신하고 있다. 청어로 만든 과메기는 꽁치 과메기에 비해 기름기가 많아 윤기가 많으며 살이 더 많다. 하지만 꽁치로 만든 과메기 역시 잘 숙성되면 꽁치의 기름내가 맑고, 살코기는 씹을수록 고소하다. 요즘은 주로 꽁치 과메기를 먹지만, 가끔 청어 과메기를 찾는 사람들의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 청어 과메기가 소량 생산되기도 한다.
겨울이 제철인 과메기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기 시작하는 11월 중순부터 말리기 시작한다. 포항에서 많이 생산되며, 바닷바람이 어느 정도 있는 곳에서 많이 생산된다. 
특히 포항 구룡포 과메기는 청정해역 동해에서 갓 잡은 신선한 꽁치를 섭씨 영하 10도의 냉동 상태로 두었다가 12월부터 바깥에 내다 걸어 자연 상태에서 냉동과 해동을 거듭하여, 밤에는 얼고 낮에는 녹으면서 자연 숙성하여 말린다.
구룡포의 겨울은 산에서 바닷바람이 불어오는데, 백두대간을 넘어온 겨울철 북서풍이 영일만을 거치면서 습기를 머금고 다시 한 번 산을 넘어온다. 이런 과정에서 습기를 넘겨주어 바람이 건조해지고 차가워진다고 한다. 이 차갑고 건조한 북서풍이 과메기를 더욱 꼬들꼬들하게 말려 주기 때문에 맛이 최상이다.
과메기를 만드는 데는 두 가지 말리는 법이 있다. 꽁치를 통째로 줄에 엮어서 15일 정도 덕장에 걸어서 말리는 ‘통마리’와 머리와 내장과 뼈를 발라 낸 뒤 3~4일 동안 말리는 ‘배지기’다. 보통은 잔손질이 필요 없는 배지기를 주로 먹는다. 하지만 과메기를 제대로 즐길 줄 아는 사람은 통마리를 구입해 직접 배를 갈라 먹는다고 한다. 
과메기는 10여 년 전만 해도 구룡포와 포항 일대 지역민들의 한철 별미에 불과했다. 그러던 것이 풍미와 함께 건강식품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으로 알려졌고, 이제는 해외로 수출까지 하고 있다고 한다.

맛도 영양도 꽉 잡은 과메기

옛날 궁중의 진상으로 올렸을 만큼 맛이 뛰어난 과메기는 웰빙과 영양 측면으로 봐도 겨울철 일등 별미다.
과메기를 만드는 꽁치나 청어는 등푸른 생선으로, 불포화지방산인 DHA와 EPA가 풍부하여 고혈압, 심근경색, 동맥경화 예방에 매우 좋다. 비타민E가 다량 함유되어 노화 예방에도 효과가 크다.
이런 등푸른 생선의 영양 성분 가운데 어린이 성장과 피부 미용에 좋은 DHA와 오메가-3 지방산의 양이 만드는 과정에서 원재료인 청어나 꽁치보다 증가한다. 또 생산 과정에서 핵산이 더 많이 생성되어 피부 노화, 체력 저하, 뇌 쇠퇴 방지에 효능이 있다. 고단백 식품으로 다이어트 시 단백질 보충 식품으로 좋다. 특히 뇌세포 활성화를 돕는 DHA와 EPA가 많아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
숙취 해소 효과도 있어 소주를 마실 때 과메기를 안주로 먹으면 과메기의 아스파라긴 성분 덕분에 속이 편안하고 갑자기 취하지도 않는다.
과메기를 먹을 때 주로 김이나 미역과 같은 해조류를 곁들여 먹는다. 과메기와 해조류의 조합은 과메기의 오묘한 맛은 물론이고 웰빙 측면으로 봐도 ‘찰떡궁합’이다. 혈액순환에 좋은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과메기에 유해 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물질인 파·양파·마늘 등과, 변비·비만 예방을 돕는 알긴산이 많이 들어 있는 김·미역·다시마 등을 한꺼번에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번 맛보면 잊지 못할 과메기의 맛

과메기를 고를 때는 수분 함량이 25~30% 정도인 것이 좋다. 즉,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탄력이 약간 남아 있는 것을 골라야 최상의 과메기 맛을 볼 수 있다. 과메기를 보관할 때는 신문지에 과메기를 돌돌 말아서 냉동실에 보관한다.
구매한 과메기를 손질하는 방법은 과메기의 머리 부분에서 손톱으로 살짝 껍질을 잡은 상태에서 당겨 벗긴다. 통마리일 경우에는 먼저 배 쪽의 내장 부분에서 머리, 등지느러미 순으로 가위로 자르면 뼈를 쉽게 발라 낼 수 있다.
이렇게 손질한 과메기를 적당하게 썰어서 초고추장에 찍은 뒤 깻잎, 배추, 김, 생미역에 얹고 쪽파, 당근, 마늘, 고추를 넣어 싸먹는 게 일반적인 과메기 먹는 법이다. 초고추장을 만들 때는 고추장에 다진 마늘과 고추 등을 넣은 뒤 매실 액을 첨가하면 과메기의 비린 맛을 잡을 수 있다. 
과메기를 구이로 먹을 때는 그냥 먹는 것과 달리 조금 덜 마르고 살이 오른 것을 골라야 씹히는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비린 맛을 싫어한다면, 과메기를 무쳐서 먹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무침은 잘게 썬 과메기에 생도라지와 풋마늘 등 물이 잘 배지 않는 채소를 넣어 초고추장으로 버무려 먹는다. 요즘에는 과메기를 이용한 튀김, 피자, 부추말이, 완자, 김밥, 마늘구이 등도 볼 수 있어, 남녀노소에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연예인들의 과메기 사랑도 빼놓을 수 없다. 빅뱅의 지드래곤과 슈퍼주니어 강인, 배우 박효주 역시 과메기를 좋아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MBC <신동엽 김구라의 세바퀴>에서 대식가로 소개된 강인은 야식으로 과메기에 배춧국을 먹는다며 “과메기 좋아한다. 1년 내내 먹는다. 냉동실에 얼렸다가 해동 시키지 않고 자연적으로 녹여서 먹는다”고 과메기 사랑을 보였다. 
셀럽들도 반한 과메기의 맛, 올겨울 흠뻑 빠져 보는 것은 어떨까.

참고자료 해양수산부, 농촌진흥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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