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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노후 준비도 여성이 중심이 되어야 할 때
이젠 노후 준비도 여성이 중심이 되어야 할 때
  • 권지혜
  • 승인 2015.12.28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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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설계
▲ 사진=서울신문

“아휴~, 노후 준비까지 할 여력이 어디 있어요? 빠듯한 생활비에 애들 학원비 내고 나면 저축은 꿈도 못 꾸죠~. 그래도 남편 퇴직연금이 있고, 종신보험도 붓고 있으니 괜찮지 않을까요? 정 안되면 자식들한테 용돈 달라고 해야죠. 평생 가족들 챙기느라 바빴으니, 나이 들면 어느 정도 보상을 받겠죠.”

우리나라 여성은 남성보다 평균 6.5년을 더 오래 산다. 남성과 똑같은 수준으로 준비해도 약 7년의 노후 소득 공백기가 생기는 셈. 그런데도 여성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노후 준비를 미룬다. 2013년 통계청 사회 조사에 따르면, 실제로 65세 이상 여성 가구주의 26%만이 ‘노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대답했다. 여전히 대부분 가정에서 남편을 중심으로 노후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노후 준비가 절실한 것은 여성. 은퇴, 건강상의 변화, 배우자와의 사별 등 여성의 삶에 갑자기 들이닥칠 수 있는 노후의 위기들이 무엇인지 살펴봤다.

남성보다 퇴직은 빠르고, 직장은 불안하다. 서울시복지재단(2012)에 따르면, 여성들의 평균 퇴직 나이는 49.7세. 남성 평균 퇴직 나이가 54.6세인 것에 비해 5년 정도 빠르다. 또 남성과 같은 학력을 가졌다고 해도 급여 수준이 낮아 노후 준비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벌이는 적고 퇴직은 빠른 여성들. 게다가 경제 활동이 가장 활발한 청장년기에는 가족을 돌보느라 자신의 노후를 신경 쓰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 시기가 노후 준비를 해야 하는 최적의 시기임을 잊지 말자. 오래 사는 만큼 노후 자금은 더 많이 필요하다 65세 여성이 앞으로 살아갈 기간은 22.4년(2013, 통계청)으로 남성보다 4.4년이 길다. 이는 여성이 그만큼 노후 자금을 더 많이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65세 이후 필요한 1인 생활비가 100만 원이라면, 여성은 남성보다 5,300만 원 정도를 더 준비해야 한다. 65세 이후 지출하는 의료비 또한 여성이 6,841만 원(2013, 한국보건산업진흥원)으로 남성과 비교하면 훨씬 높다.

여성 홀로 보낼 10년, 자식에게 짐이 돼서는 안 된다 
65세 이상 여성 10명 중 7명이 홀로 살아간다. 남성은 자신보다 오래 사는 아내에게 간병을 받을 수 있지만,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아내는 이를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과거에는 성인 자녀가 부모를 부양하는 것을 당연한 의무처럼 여겼지만, 이제는 이러한 의식이 점점 약해지는 추세다.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나서 자식에게 기대고 싶지 않다면 적어도 10년, 홀로 살아가야 할지 모를 시간을 대비하자.

의료비, 간병비로 인한 어려움에 대비해야 한다 
우리나라 여성의 건강 수명은 72.5세인데 반해, 기대 수명은 84세(2011년 기준)를 훌쩍 뛰어넘는다.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10년이 넘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65세 이상의 여성이 앓고 있는 질병의 개수는 2.7개로 남성 1.6개(2013, 서울시)보다 많다. 그런데도 여성들의 의료비, 간병비 준비는 여전히 부족한 수준.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의 은퇴자 대상 조사에 따르면, 여성 응답자의 49.3%가 의료비와 간병비를 미리 준비하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고 대답했다.

→ Solution 
이젠 노후 준비도 여성이 중심이 되어야 할 때다. 더는 남편과 자녀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지 말고, 나의 노후는 스스로 준비해 나가겠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지출을 줄이고 현재 내고 있는 저축액 일부를 모아 자신만을 위한 노후 준비 상품에 서둘러 가입하자.

1. 국민연금에 가입한다 
현재 일정한 소득이 없으므로 국민연금에 임의 가입해 평생토록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적은 금액이라도 가입해(월 8만 9,100원~37만8,900원, 2015년 7월부터) 최소 10년 동안 납부하면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다. 남편 생존 시에는 남편의 국민연금과 아내의 국민연금을 함께 받을 수 있으며, 남편 사후에는 ①유족연금(배우자 노령연금의 60%) 또는 ②아내의 연금+유족연금의 20%를 합한 금액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2. CI보험으로 의료비, 간병비를 준비한다 
2011년 국립암센터 자료에 따르면, 30~40대 여성 암환자가 남성보다 2.3배 많고 병치레도 여성이 더 오래 한다고 한다. CI(CI : Critical Illness, 중대한 질병)보험으로 암과 같은 중증 질병뿐 아니라 실손의료비, 간병비 등을 함께 마련해 보자. 가입 후 CI 보장 기간이 종료되면 연금 전환을 통해 노후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상품도 있어 여러모로 유용하다.

3. 나를 위한 ‘주부 퇴직금’을 마련한다 
직장인은 노동의 대가로 임금 외에도 퇴직금을 받는다. 가사 노동의 가치를 임금으로 환산하기는 어렵지만, 월 20만 원이라도 떼어 주부 퇴직금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30년 뒤면 약 7,200만 원의 본인만의 주부 퇴직금이 생기게 된다.

글 최은아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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