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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채식 한약방의 한약사 이현주, 특별한 채식 이야기
한방 채식 한약방의 한약사 이현주, 특별한 채식 이야기
  • 권지혜
  • 승인 2016.01.29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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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닉 피플
 

인천의 한 여고 앞에 자리 잡은 이현주 한약사의 한약방은 조금 독특하다. 한방 채식을 콘셉트로 특별하게 운영하는 것. 11년째 채식을 하고 있는 그녀에게 한약사가 들려주는 특별한 채식 이야기를 들어 봤다.

이현주 한약사는 국내외 다양한 환경 관련 포럼과 공공기관, 시민단체에서 강연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현재 인천 녹색연합의 녹색 생활위원장을 맡고 있다. 현재 운영하는 한약국은 100% 식물성 한약재만 사용하고 있으며, 유통되고 있는 약재 중에서도 유기농, 무농약, 저농약, GAP(우수농산물품질인증) 농산물로 재배되는 한약재를 사용하고 있다.

한약사의 특별한 채식 요리책

한방 채식을 콘셉트로 하는 그녀의 한약국에서는 식물성으로만 처방한다. 보통 사람들이 보약을 지으러 와서 녹용을 해 달라고 하면 이 한약사는 녹용을 지어 주지 않고 그냥 돌려보낸다. 아니면 설득을 해서 식물성으로도 충분히 건강할 수 있으니까 그냥 식물성으로 하고 대신에 식단을 안내해 주겠다고 얘기를 하면 다들 색다르게 느낀다. 요즘은 거의 한방 채식 콘셉트인 것을 알고 오기 때문에 방문하는 사람들을 대하는 것이 편해졌다, 
하지만 처음에 인식이 자리 잡혀 있지 않았을 때는 설득하는 게 어려웠다. 특히 식단에 관해서 이론적으로만 설명하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이론으로 들으면 그럴듯하다고 생각하는데, 막상 이론대로 먹으려고 하면 “풀떼기만 먹고 어떻게 사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그녀는 그런 어려움을 겪고, 생각했다. ‘내가 건강하게 먹는 것을 보여 주면 되겠다, 사람들에게 내가 쓴 요리책을 보라고 하면 더 쉽겠다.’ 그렇게 해서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책이 나오기까지 4년 정도 걸렸다. 책 속의 레시피들은 자신이 한 요리 사진을 찍어서 페이스북에 올린 것들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 그냥 글로만 “채식하세요”라고 할 때는 댓글이 몇 개 안 달렸는데, 요리 사진을 하나 올리니까 사람들이 관심을 굉장히 많이 두기 시작하더라는 것이다. 그러다가 채식 레시피 칼럼도 쓰게 됐고, 출판사 사장님으로부터 요리책을 내 보자는 권유를 받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하나씩 모아 두었던 레시피를 합쳐서 책에 담게 되었다.

오색 약념, 약초 오일

그녀의 책 속에는 한약사답게 한방 관련 지식이 담겨 있다. 다른 요리책과는 차별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것은 오색 약념과 약초 오일. 양념도 아니고 ‘약념’이라는 용어가 생소하다. 약념(藥念)은 약이 되는 것을 염두에 두고 먹는다는 의미로, 우리 전통 음식 문화 속에서 사용된 말이라고 한다. 
그녀가 오색 약념을 만들게 된 계기는 바쁘기 때문이었다. “저는 책임감을 느끼고 건강하게 먹어야 하는 사람인 거예요. 제가 이렇게 채식에 대해서 알리는 입장이 아니었으면 안 했을 것 같은데, 일단 내가 증명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런 생각으로 그녀는 기왕이면 바쁜 사람도 간단히 할 수 있는 것을 만들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생각해 낸 것이 ‘오색 약념’이었다. 요리에 사용하는 기본적인 조미료는 다 똑같은데 어떻게 하면 손쉽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을지 생각하다가 양념에 약성이 있는 재료들을 섞어서 약이 될 만한 조미료를 만들면 요리하기도 쉽고 건강에도 좋겠다는 결론으로 만들게 되었다. 
그녀의 한약국에서는 동물성 약재를 사용하지 않는다. 한방 채식이라는 것은 그런 의미로 이름을 지은 것도 있다. ‘채식’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약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음식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처음에 한약국을 열었을 때는 그런 개념이 안 잡혔는데, 계속 공부를 하다 보니까 우리가 먹는 밥상이 정말 다 약이더라고요. 알게 모르게 우리가 음식 재료로 사용하는 것도 약재들이 많아요. 아까 사진 찍을 때도 그 안에 있었던 게 강황이에요. 카레의 재료죠. 그게 약재로도 쓰이거든요.” 
그녀는 약과 음식이 분리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내린 ‘한방 채식’의 정의는 약재 중에서도 식물성으로 처방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우리가 먹는 음식에 약성을 부각해서 건강하게 먹자는 의미이기도 하다.

채식을 하게 된 계기

그녀는 채식을 2003년부터 시작했다. 시작했던 당시가 정신적으로 갈등이 많았던 시기였다. 한약국을 운영하기 전이었는데, ‘어떻게 먹고 살까’ 하는 그냥 정말 평범한 고민이었다. 그녀는 성격적으로 사람들한테 장사하는 마케팅적인 사람이 될 수 없었다. 한약국을 운영하려면 유지비도 들고 빚도 내야 했다. 그랬기에 ‘어떻게 운영을 해야 할까’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던 차에 선배가 채식을 한 번 해 보라고 권유했다. 채식하면서 금강경을 매일 쓰면서 생각을 정리해 보라는 거였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때는 그냥 그 얘기가 쏙 들어오더라는 것이다. 그녀가 채식을 시작한 계기는 아주 단순한 이유였다. 갑자기 채식인이 돼야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당분간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서 채식을 하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그녀는 그 말을 들은 날부터 채식을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까 채식이 자신과 잘 맞는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다가 100일 정도가 지나니까 갑자기 ‘한방 채식으로 한약국을 하자’는 콘셉트가 떠올랐다. 채식이라는 콘셉트로 한약국을 운영하면 독특하기도 하고 자신과 잘 맞겠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가족에게는 강요하지 않는 편이다. 가족들은 집에서만 채식한다. 그녀가 어느 날 가족에게 선언했다. “이제부터 채식하겠다. 가능하면 집에서 고기를 안 먹었으면 좋겠다”라고. 다행히 그 부분은 가족들이 합의를 해 줘서 집에서는 채식으로만 상을 차리지만, 바깥에서 사회생활을 할 때는 자율적으로 먹는다. “저는 제가 선택을 한 거잖아요. 근데 그게 다른 가족에게 강요하면 폭력이 될 수 있겠더라고요.” 아이가 중학생일 때부터 했는데, 당시에는 조금 반항이 있었다. 그런데 반항기를 지나니 지금은 오히려 그를 많이 도와준다고 한다.

그는 국내외 다양한 환경 관련 포럼과 공공기관, 시민단체에서 강연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현재 인천 녹색연합의 녹색 생활위원장을 맡고 있다. 활동한 지는 벌써 10년 정도. 밖에서 활동하는 일이 많았다. 그런데 이번에 4년 정도 요리책 출간을 준비하면서 자신이 의외로 바깥으로 활동하는 것보다 혼자서 소꿉장난하듯이 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바깥의 일은 보람은 있는데, 약간의 공허함을 느끼게 했다. 그랬기에 그는 이제 하는 활동에 대해서 약간의 방향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약초에 대한 공부를 더 깊게 해 약초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 연구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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