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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난 언어 천재 조승연, 꿈을 향한 소모되지 않는 에너지
별난 언어 천재 조승연, 꿈을 향한 소모되지 않는 에너지
  • 권지혜
  • 승인 2016.01.29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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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길을 간다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 스타>에서 화려한 입담으로 많은 이에게 자신을 각인시킨 ‘언어 천재’ 조승연. 끊임없이 새로운 공부를 하고, 거기에서 즐거움을 찾는 그에게서는 절대 끊이지 않을 에너지가 보인다. 그의 에너지는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몇 년 전, 새로운 공부법으로 50만 독자의 감탄을 자아냈던 조승연. 어마어마한 스펙을 자랑하는 그는 ‘언어 천재’라 불린다. 그저 재미있고 좋아하는 것을 따라 여기까지 왔다. 7개 국어를 하고, 여전히 새로운 언어에 대한 갈망을 가진 그. 그리고 그에게는 원대한 꿈이 있다. ‘내가 나로서 존재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

다른 집과는 다른 어머니의 교육철학 “하기 싫은 것은 하지 마라”

조승연은 고2 때 미국학교 문예지에 영시를 게재하고, 뉴욕대, 줄리아드 음대, 소르본 대학까지 다녔다. 배움에 대한 에너지가 대단한 그에게는 ‘공부가 가장 재미있었어요’가 딱 적합한 말이 아닐까 싶다. 그의 공부에 대한 열의에는 어머니의 교육철학이 있었다. ‘하기 싫은 것은 하지 말라’는 어머니의 교육 철학이 깔렸었는데, “될 놈은 따로 있고, 사람은 할 수 있는 게 있고 없는 게 있다”는 것. 
“누구나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는 열심히 하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 어머니들이 대체로 어떤 아이가 국어를 잘하고 수학을 못 하면 수학공부를 시켜요. 그러니까 애들이 ‘공부가 재미없고 힘들다 이렇게 되면서 학업에 대한 의지가 꺾이는 거죠.” 
하지만 그의 어머니는 글을 잘 쓰면 국어 선생님을 붙여줬다. 덕분에 그는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는 과목만 할 수 있었고, 좋아하는 것을 했기 때문에 공부가 재미없을 수가 없었다. 
좋아하는 것이기 때문에 해온 공부가 축적되어, 이제 와 돌이켜보니 우리나라에서 흔히 말하는 ‘스펙’이 되어 있었다. 스펙을 위한 명문대를 가려고 공부를 한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책을 읽고, 거기에 빠져 공부를 하다 보니 그런 스펙들이 이미 만들어져 있었다.

언어에 관심을 가진 계기는 ‘이성 교제’

그는 처음 외국에 나갔을 때 이성 교제에 어려움을 겪었다. 서양 여성들은 예쁘다는 말도 가지가지 비유법을 써서 하는 현란한 말솜씨에 익숙해 있었다. 그리고 여성들은 ‘언어를 잘하는 사람이 섹시하다’고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어떻게 극복할까’ 연구를 하다가, 몸섹남이 될 수 없으면 뇌섹남이 되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것이 언어에 관심을 두는 계기가 되었고, 공부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게다가 동양인들이 말이 어눌하고 발음이 좋지 않기 때문에 외국 사람들이 느끼는 인종차별은 사실 언어차별인 부분이 많았다. 그는 동양인이 선천적으로 언어를 못한다는 선입견을 깨야겠다고 생각했다. 
‘언어를 잘하는 사람이 매력적’이라는 여학생들의 말과 ‘동양인은 영어를 못한다’는 선입견. 이 두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라틴어부터 시작해서 언어공부에 매진했다. 동양인이 라틴어를 배운다고 하니 비웃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는 2년 동안 공부해서 라틴어 전국경시대회에서 2등을 따낸다. 그때부터 자신감이 붙어 프랑스어와 이탈리아 어도 시작했다. 그리고 새로운 언어를 공부하는 것이 즐거웠던 그는 영어, 일본어, 불어, 이탈리아 어, 독일어, 라틴어까지 몰입, 지금의 ‘언어 천재 조승연’이 되었다.

“나에게 매력적이지 않은 언어는 공부하지 마세요”

7개 국어를 하는 그도 언어를 배우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언어를 배우는 것은 자신과 그 언어의 궁합이 중요하다고 한다. 대부분 한국 사람들은 프랑스어보다 독일어가 훨씬 쉽다고 하지만 그에게는 프랑스어가 쉽고 독일어가 어려웠다. 아무리 언어를 잘하는 사람도 배우지 못하는 언어가 있다고 한다. 언어도 결혼과 똑같아 자기하고 맞는 파트너를 찾아야 잘 배울 수 있다는 것. 
그는 “자기한테 매력적이지 않은 언어는 공부하지 말라”고 한다. 언어 안에는 그 나라 사람들의 삶이 녹아 있기 때문에 그 사람들이 사는 삶의 방식에 매력을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사람들이 먹는 음식, 인사법, 친구 관계를 영유하는 방법, 읽는 책, 보는 드라마와 영화. 이런 것들에 관심을 느끼고 그것을 함께 공유하기 위해서 언어를 공부해야 성공적으로 배울 수 있다고 조언한다. 
“단순히 커뮤니케이션 도구로서 내가 단지 내 스펙을 올리기 위해서 언어를 쟁취하겠다고 생각하면 절대로 언어공부에 따른 시간 투자와 고통을 견뎌낼 수가 없어요. 그걸 견뎌내게 하는 원동력은 그 언어를 쓰고 있는 사람에 대한 박애, 형제애 같은 거예요. ‘나는 한국보다는 모로코 쪽인 것 같아. 나는 이 사람들 스타일 너무 괜찮아’ 이럴 때 모로코어를 배운다는 거죠.” 
그는 아랍어를 조금 배우다 말았는데, 시간이 나면 다시 공부하고 싶다고 했다. 그에게 아랍어가 굉장히 깊은 매력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사막 민족의 애환이라든지 물 없는 사막에서 피어난 생명력이 담겨 있는 언어여서 굉장히 재미있는 것 같다고.

“한·중·일이 다 공감할 수 있는 책을 쓰고 싶어요”

그가 작가로서 하고 싶은 도전은 아시아의 문화권을 형성할 수 있는 책을 쓰는 것이다. 한·중·일 각 나라의 사람들을 만나면   지역 소통의 문제가 굉장히 심해, 할 얘기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중·일이 다 공감할 수 있는 책을 쓸 계획을 세웠다. 이같은 그의 계획과 같은 목적을 가진 한·중·일 후배작가들을 키우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다. 
크리스마스캐럴이라는 영화를 보면 1차 대전 때 독일이랑 프랑스랑 영국이랑 서로 힘을 겨루고 있는데, 그 안에서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지니까 다 같이 영어로, 프랑스어로, 독일어로 크리스마스 캐럴을 부르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까 사람들이 하나씩 참모에서 나와서 서로 포옹을 하는 감동적인 장면이 있다고 한다. 옛날의 유럽은 기독교 문화라는 공통점이 있었기 때문에 그럴 수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문화권이라는 것은 각 나라가 공유하고 있는 작품이 있어야 형성되는 것인데, 현재 한·중·일은 그런 작품이 없기 때문에 문화권일 수가 없다고 한다. 문화권을 형성하기 위해 그는 한·중·일을 어우르는 책을 쓰려고 한다.

조승연이 꿈꾸는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

그는 보통 아이들과는 다른, 튀는 아이였다. 튀는 아이였기 때문에 왕따를 많이 당했다고 한다. 왕따 문제 때문에 자살일기도 쓰고 그랬었는데, 부모님이 잘 이끌어주어 지금의 조승연이 될 수 있었다. 
사실 우리 사회에서 조금 ‘다른’ 아이는 외면 받는 경우가 많다. 그 역시 그런 케이스였던 것이다. 비슷한 경험을 가졌기 때문에 그는 “별난 아이들에게 별난 것이 나쁜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 궁극적인 꿈이다. 
“제가 라디오스타에 나가서 까불까불 한 이유가 뭐냐면, 우리나라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부모님 말씀, 선생님 말씀 잘 듣고 하루에 10시간 앉아 있는 애들만 공부를 잘하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나처럼 까불까불 하고 잘난 척 많이 하고 김구라 씨 같은 유명인사에게 박박 대드는 사람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 그러니까 성공을 위해서 너를 바꿀 필요가 없다는 걸 몸으로 보여주자. 앞으로 계속 그 일을 할 거예요.”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중점은 꼭 사회가 원하는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사회가 a를 요구해도 자신이 b라고 생각하면 b가 되어야 한다는 것. 다른 이들과 다르다고 해서 자신을 바꿀 필요는 없다, 그저 그대로의 자신을 지켜 가면 된다는 것.
‘다양성이 존중되어야 하는 사회’를 이루어야 한다는 그의 꿈은 한국에 국한되지 않는다.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까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의 숫자를 늘려 자신의 철학을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전파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사진 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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