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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1학년 ‘책 읽기’가 중요한 이유
초등 1학년 ‘책 읽기’가 중요한 이유
  • 송혜란 기자
  • 승인 2016.02.27 0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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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환 선생의 공부습관 특강
 

내 아이 나이 8살. 이제 막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했다. 그러던 어느 날 처음으로 본 받아쓰기 시험에서 50점을 받아왔다면? 분명 아이는 나 몰라라~ 천하태평일 텐데. 조바심을 내는 건 엄마들뿐이다. 우리 아이 이대로 괜찮은 걸까? 오늘도 불안감에 엄습한 엄마들을 위해 서울 동산초등학교 송재환 선생이 나섰다.

취재 송혜란 기자 사진 이용관

송재환 선생은 초등학교 교사인 동시에, 작가와 강연가로서 학생 및 학부모들에게 강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교육전문가다. EBS <부모>, KBS 라디오 <교육을 말합시다> 등 다수의 TV와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올바른 교육, 효과적인 공부법에 대해 이야기해 왔다.  그런 그가 이번엔 저서 <초등 1학년 공부, 책 읽기가 전부다>를 통해 “초등학교 1학년 때는 책만 제대로 읽으면 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제 막 초등학교에 들어간 아이들 때문에 조바심이 난 엄마들에게 던지는 훈계다.
송 선생이 말하는 초등학교 1학년 공부법, 즉 ‘책 읽기’의 구체적인 방법론은 무엇일까? 그 이야기에 귀 기울여본다.

Q 초등학교 1학년 공부법으로 ‘책읽기’가 전부라고 하셨는데, 정말 책만 읽히면 될까요?

당연하죠. 책 읽기는 매우 중요합니다. 여기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그 중 몇 가지만 꼽으면 ‘어휘력’과 ‘이해력’ 때문입니다. 단연 어휘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어휘력이 낮은 아이는 수업을 따라갈 수 없지요. 실제 그런 아이들 때문에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어휘를 잘 모르기 때문에 계속 질문을 하거든요.
예를 들면 ‘선생님, 풀이과정이 뭐예요?’ 같은 질문 같은 것. 그런 아이들이 시험을 잘 볼 수 있을까요? 교과서는 이해할 수 있을까요? 더 큰 문제는 선생님이 하는 설명조차도 알아듣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귀를 쫑긋 세우고 선생님의 말을 더 집중해서 들으려고 하느냐. 그것도 아닙니다. 이해가 안 되니 바로 다른 짓을 합니다.
어휘력과 이해력은 그 궤를 같이합니다. 수능시험과 같이 초등학교 국어시험 때도 마찬가지로 긴 지문을 하나 주고 이에 대한 문제 1~2개를 내 해당 지문을 제대로 이해했는지를 평가합니다. 국어만 그럴까요? 수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 수학은 단답형이던 예전과 달리 모두 서술형으로 나옵니다. 그럼 먼저 그 긴 글을 읽고 문제부터 이해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게 어려우니 식을 세우고 답을 내는 것은 꿈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그럼 어휘력과 이해력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수준 높은 대화를 한다? 어린아이들이 그럴 수 있을까요? 현실적으로 책 읽는 방법밖에 없다는 겁니다. 책 읽기 과정을 통해 어휘력을 확장시켜야 이해력도 높아지고 나중에 중학교에 가서는 사고력까지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어휘력이 폭발하는 시기

Q 초등학교 1학년 때의 책읽기가 가장 중요한 이유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초등학교 1학년은 자아정체성이 형성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자아정체성이라 함은 다름이 아니라 아이들이 공부를 하는 데 있어 ‘나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인가, 아닌가’ 하는 것을 인식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어떠한 매커니즘을 통해 이를 인식하게 될까요? 바로 학교생활을 통해서입니다. 선생님의 칭찬을 많이 받는 아이는 자신이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라고 인식하게 될 테고, 그렇지 않은 아이는 그 후자가 되겠죠.
선자가 되려면 우선 기본적으로 선생님이 하는 말을 잘 알아들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즉 열 마디 중에 한두 마디밖에 이해를 못 하면 아이들은 다른 생각을 하게 되고 선생님은 그런 아이를 지적하겠죠. 그게 반복되면 그 아이는 문제아로 찍히게 됩니다. 그렇게 형성된 자아정체감은 상급학년으로 갈수록 더욱 굳어집니다. 그래서 1학년 때가 매우 중요한 거죠.
또 하나, 초등학교 1학년은 어휘력이 폭발하는 시기입니다. 그 시기를 놓치면 평생 어휘 빈곤자로 살아가게 됩니다. 보통 아이들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5,000개의 어휘를 알고 들어옵니다. 그리고 6학년 때까지 4만5,000개에서 5만개까지 습득한 후 졸업하게 되죠. 이는 우리가 평생 습득하는 어휘의 80% 정도로 그 비중이 매우 높습니다.
그렇다면 1년에 5,000개, 하루에 20개의 단어를 습득해야 한다는 말이 되는데요, 앞서 말했듯 그러기 위해서는 독서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독서 습관을 만들기에도 초등학교 1학년이 매우 적절한 시기이기도 하고요.

Q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책 읽기에 관심을 갖도록 할 수 있을까요?

딱 세 가지만 실천하면 분명 그 아이는 책 읽는 아이가 될 겁니다.
첫째는 TV를 없애야 합니다. TV를 놓고도 아이를 제어할 수 있다면 상관없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없애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면 절반은 성공입니다.
둘째는 부모가 책을 읽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1, 2학년 때까지 책을 잘 읽습니다. 근데 어디서 필터링이 될까요? 2, 3학년 때. 4, 5학년 때까지도 책 읽는 아이들은 모두 엄마가 책을 읽는 아이들이에요. 1, 2학년 때까지는 엄마가 하는 말을 잘 듣지만 이후 아이가 크면 ‘엄마도 책 안 읽잖아’하며 바로 책을 놓아버립니다.
셋째는 가족 독서시간을 갖는 겁니다. 가족 독서시간이 뭐냐고요? 가족들이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모여 다 같이 책을 읽는 것을 말합니다. 일주일에 딱 한번 30분 정도면 충분해요. 엄마는 엄마 책을, 아빠는 아빠 책을, 아이는 아이 책을 다 읽은 후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해 간단히 공유해보는 겁니다. 이는 아이들이 말하는 연습도 하며 사고력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위 세 가지만 한번 지켜보세요. 모든 자녀가 책 읽는 아이로 자랄 겁니다.

 

좋은 책 읽기와 나쁜 책 읽기

Q 책 종류 구별 없이 무작위로 책을 읽게 해도 될까요? 만화책이나 판타지만 좋아해 한 분야의 책만 읽는 아이들은 어떻게 하나요?

아이들이 만화책이나 판타지를 좋아하긴 하죠. 근데 제가 보기엔 중독성이 있는 것은 늘 좋지 않습니다. 좋은 건 중독이 안 됩니다. 부지런함, 정직함-이런 건 중독 안 되죠. 게으름, 거짓말-그런 것들은 금세 중독되잖아요. 책 읽기에도 좋은 책 읽기와 나쁜 책 읽기가 있어요. 만화책이나 판타지만 읽는 책 읽기는 나쁜 책 읽기에 속합니다. 그것들은 중독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만화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만화책만 보고, 판타지를 좋아하는 아이는 판타지만 읽습니다. 이는 경계해야 할 부분입니다.
좋은 책 읽기는 ‘전신’ 읽기입니다. 저는 책을 눈으로만 보지 말고 입으로도 읽고 귀로도 읽고 손으로도 읽는 ‘전신’ 읽기를 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눈으로 보는 건 정독 효과가 떨어집니다. 그런데 입으로 읽으면 정독 효과는 물론 기억도 오래 남아서 학습효과가 매우 뛰어나죠. 의미 단위로 끊어 읽기도 잘하고 목소리까지 트여 발표력이 좋아지는 긍정적인 부분도 따라옵니다. 조선시대 사대부들의 한문 실력이 좋았던 이유도 매일 ‘하늘천 따지’를 입에 달고 살았기 때문이지요.
귀로 읽는 것도 어려운 게 아닙니다. 본인이 책을 소리 내어 읽을 때 녹음해두었다가 나중에 다시 들어보는 방법도 좋습니다. 엄마가 책을 읽어주는 것도 아이들에게 귀로 읽는 책 읽기가 됩니다.
손으로 읽기요? 이것은 책을 읽을 때 밑줄과 동그라미를 치며 읽는 것을 말합니다. 그것만 잘해도 공부 잘하는 아이가 되죠. 아이가 책을 읽을 때 모르는 어휘에 동그라미를 치면 바로 어른들이 설명해줄 수 있습니다. 또 중요하거나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에는 밑줄을 치고 이유를 써보는 연습도 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한번이라도 더 생각하게 돼 사고력이 향상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Q 깊이 있는 아이로 자라기 위해 필요한 ‘독후활동’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독후활동은 생각하기 나름이에요. 앞서 말한 밑줄 치기도 엄청난 독후활동이고, 1분 토크도 좋습니다. 나는 오늘 무슨 책을 읽었고 그게 어떤 내용이었으며 주인공은 어땠는지, 이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해보는 거죠. 독후활동하면 독후감만 생각하는데, 이는 시기상 초등학교 1학년에게는 바람직한 방법이 아닙니다. 쓰기는 아주 고난위도 작업입니다. 그걸 초등학교 1학년에게 하라는 것은 엄청난 고역입니다. 그 대신 저는 한줄 소감을 쓰라고 시킵니다. 어릴 때부터 읽은 책은 최소한 기록이라도 남겨야 한다고 보거든요. 그 기록은 책제목, 읽은 날짜, 한줄 소감 정도면 충분합니다.

<깊이 있는 아이로 만드는 독후활동5>
01. 입으로 하는 독후활동-북 토크, 질문하기, 끝말잇기
02. 손으로 하는 독후활동-독서기록장, 편지쓰기, 동시쓰기, 그림으로 표현하기, 책 광고하기, 마인드맵
03. 눈으로 하는 독후활동-영화 감상하기, 뮤지컬 관람하기
04. 귀로하는 독후활동-다섯 고개 놀이, 녹음해서 듣기, 판소리 듣기
05. 몸으로 하는 독후활동-책과 실생활 연결하기, 몸짓으로 표현하기, 미니 북 만들기, 등장인물 캐릭터 만들기

Q 고전 읽기의 중요성과 초등학교 1학년이 읽으면 좋은 책을 소개해 주세요.

고전하면 사람들은 종이가 너덜너덜할 정도로 오래된 책을 가장 먼저 떠올립니다. 혹은 <논어>나 <맹자>와 같이 아주 어려운 책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고전은 별것이 아닙니다. 20~30년 전에 나왔는데 아직도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책. 스테디셀러. 그게 고전입니다. <흥부와 놀부>, <콩쥐 팥쥐>와 같은 전래동화가 가장 대표적인 고전이고요. <소학>, <명심보감> 같은 동양 인문서들도 당연히 고전입니다.
그러면 그런 책들이 왜 중요할까요? 요즘 책 수명이 길지 않습니다. 출간하자마자 바로 파쇄기로 들어가는 책도 있고 잠깐 잘 팔렸다가 잊히는 책이 부지기수죠. 10년 이상 살아남기도 힘든데, 30년 이상 된 책이라면 매우 대단한 겁니다. 그렇게 잘 나가는 책은 그만한 이유가 다 있습니다. 최신간은 과학서적 말고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베스트셀러도 마찬가지죠. 스테디셀러를 권해 주세요. 이것이 진정 검증된 책들입니다.
그러한 책은 아이들의 울타리가 되어 줍니다.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아이들에게 울타리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 시절엔 선생님의 말 한마디, 부모들의 말 한마디가 모두 울타리가 되지요. 이런 아이들에겐 꼭 무엇이 옳고 그른지 구체적으로 가르쳐줘야 합니다.
고전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마땅히 행할 바를 배운 아이는 마음의 안정감을 누리면서 바른 사회인으로 자라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고전읽기가 중요한 이유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아이들의 사고력과 상상력을 키워주기도 하고 안목도 높여줍니다. 성적이 오르는 것은 물론 생각 또한 깊어지며 인성도 좋아지죠.

<교육전문가 송재환 선생이 추천하는 고전 5>

<아낌없이 주는 나무>-쉘 실버스타인-인생의 참된 가치가 무엇인지 일러주는 작품
<꿈을 찍는 사진관>-강소천-꿈을 모티프로 전쟁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환상동화
<어린이 사자소학>-엄기원-삶의 지혜를 담고 있는 책
<틀려도 괜찮아>-마키타 신지-초등학생 신입들에게 교실은 틀려도 괜찮은 곳, 틀리며서 정답을 찾아가는 곳이라고 일러주는 책
<강아지똥>-권정생-“언젠가 너도 귀하게 쓰일 날이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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