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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루텐 프리 ‘오색 찹쌀전병’ 만드는 법
글루텐 프리 ‘오색 찹쌀전병’ 만드는 법
  • 권지혜 기자
  • 승인 2016.02.29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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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닉 식탁
 

한국 궁중 요리 중 구절판(밀전병)이라는 아름다운 요리가 있는데, 나는 그것을 멀뚱멀뚱 바라보기만 하고 있었다. 너무 고급스럽고 예쁘지만, 나에겐 20% 부족한 밀전병이었기 때문이다. 밀가루를 속이 비칠 정도로 얇고 작게 부치는 것이 얼마나 속 터지고 감질나는 일인지 잘 알거니와 ‘밀가루에 뭔 영양가가 있다고 고이고이 싸 먹나’하는 나만의 비판이다. 게다가 요즘 우리 집은 밀가루 자체가 없다.
그런데도 밀전병(구절판)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설날을 맞아 평소에 안 하던 알록달록 색동 요리로 한껏 한국 요리의 참 멋을 뽐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만두도 미리 빚어 냉동실에 재워 두었고, 삼색전도 만들어 두었으니 계획에는 없었지만 “설날 요리 하나 더 추가요!!” 하는 여유를 부려 보기로 하고 아침부터 요리 실험실을 재가동시켰다.

밀전병의 20%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시도해 본
글루텐 프리 오색 천연 컬러 찹쌀전병 만드는 법

밀전병의 20% 부족함을 채우는 일. 우선 영양가 없고 집에도 없는 밀가루를 무엇으로 대체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다. 고민 끝에 쌀가루나 타피오카 가루에 채소의 성분을 넣으면 되겠다는 결론에 이르니 손과 머리가 엄청나게 바빠졌다. 오늘도 나는 실험실(주방)에서 미친 과학자였다.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기 이전에 나 스스로 감동했다. 과학 탐구 정신으로 버틴 나의 인내심 덕에 선명하게 드러난 초록과 블루 컬러를 보는 순간, “아!!”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특히 요리에서 블루 컬러를 내기는 끈질긴 실험 내공이 아니면 어렵다. 역시 요리는 말로만 하는 게 아니고, 따라만 하는 것도 아니며 수많은 실험과 실패의 경험을 겪어야만 하는 것 같다.

어떤 채소를 선택하고 무엇을 섞어야만 하는지 이런저런 실험 끝에 설날 요리로 탄생한 나의 블루 컬러의 비밀과 오색 찹쌀전병이야기가 이제 시작된다.

글루텐 프리 오색 찹쌀전병 만드는 법

 

재료(3인치 밀전병 약 10장 이상):
천연 컬러를 위한 채소(양송이버섯 1개, 케일 1/2컵, 당근 자른 것 1/4컵, 노랑 미니 파프리카 2개, 적양배추 자른 것 1/2컵)
기타; 달걀 5~7개, 소금, 찹쌀가루나 타피오카 가루 각 컬러 당 1/4컵, 올리브유(또는 아보카도 오일)
소스: 땅콩버터 1T, 과일 효소나 배즙 1T, 머스터드 1T, 레몬즙 1T.

채소 준비

버섯과 당근은 너무 많이 쓰면 흐물흐물해져 전 부치기가 어려우므로 다른 채소에 비해 양을 줄여 써야 한다. 남은 채소들은 전병에 싸 먹는 슬라이스로 만들 것이다. 달걀흰자는 각 채소와 블렌딩에 쓰고 노른자는 지단을 부쳐 최종 요리에 사용할 것이다.

 

컬러 블렌딩

각 채소에 달걀흰자를 한 개씩 넣어 블렌더에 곱게 갈아 준다. 남은 노른자는 나중에 지단을 부쳐 싸 먹는 재료로 쓴다. 여기서 블루 컬러에 대한 답이 나온다. 비밀은 달걀흰자이다. 적양배추의 보라는 달걀흰자를 만나면 블루가 나오며 익혀도 신비한 블루 컬러가 지속한다.

각 컬러에 찹쌀가루나 타피오카 가루를 거품기로 잘 섞어 둔다. 각각 소금 한 꼬집씩 간을 한다. 버섯과 당근은 부칠 때 매우 흐물거리므로 흰자를 한 개씩 추가로 더 넣어 줘도 된다.

넌스틱 팬에 기름을 최소로 두르고, 온도는 최저온에 두고, 3T(2인치) 혹은 1/4컵(약 3인치)을 떠서 동그랗게 부친다. 반죽은 물같이 흐르지만, 팬에서는 놀랍게도 얇은 전이 빠르게 만들어진다. 아주 작고 얇으면 뒤집을 필요는 없다. 약간 두꺼우면 가장자리가 마르고 움직여지면 뒤집어도 된다. 맨 마지막에 달걀노른자 지단을 얇게 부친다.

Tips. 색은 보색(반대색)끼리 섞지 않았을 때 순수하고 예쁘다. 귀찮다고 4~5가지를 다 섞으면 처참한 시크므리색이 된다는 것을 알아 두자.
Tips. 바쁠 때는 5색을 내기 매우 분주하니, 어려운 버섯과 당근을 뺀 3색 정도가 적당하다. 모든 재료의 계량은 약간의 오차가 생길 수 있으므로 전병을 부치기 전, 실험적으로 조그맣게 부쳐 보고 달걀흰자나 쌀가루를 섞어 수정 후 나머지도 부치도록 한다.

찹쌀전병에 싸 먹을 채소 준비

채소 컬러에 사용되었던 채소들을 슬라이스로 썰어 칸이 나누어진 접시에 담는다. 달걀지단을 추가하고 식탁에 올릴 때 소스를 만들어 낸다.

오색 천연 컬러 찹쌀전병, 글루텐 프리 요리이다. 따뜻할 때 먹도록 한다. 모든 전병에서는 고유 채소의 향이 나며 매우 달콤하며, 컬러만큼이나 영양가도 빵빵하다. 만약 구절판을 쓴다면 새우, 닭고기, 소고기볶음도 추가하면 좋다.

식었을 때 샐러드로 먹기

 

오색 찹쌀전병이 식으면 약간 굳어진다. 이것을 잡채처럼 채를 썬다. 좋아하는 샐러드 소스를 배치하거나 따로 내서 개인 접시에 각자 덜어 먹도록 한다.

시작은 미미하였으나 천연의 맛 그대로 즐기는 오색 찹쌀전병 실험 이야기는 여기서 끝.
나의 천연 팬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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