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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신포 국제시장엔 정이 넘친다
인천 신포 국제시장엔 정이 넘친다
  • 권지혜 기자
  • 승인 2016.02.29 1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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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항의 역사와 함께한 100여 년 전통시장
▲ 사진=신포국제시장 지원센터 제공

개항과 함께 형성된 100여 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인천 최초의 상설시장. 다른 번화가에 비해 조용한 느낌을 주는 동인천에 자리한 신포 국제시장은 여전히 정이 넘치고, 활기차다. 입구에 들어서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향긋한 음식 냄새 덕에 배꼽시계는 예정보다 더 빨리 울린다.

인천 중구에 있는 신포 국제시장은 동인천역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만날 수 있다. 역사, 전통, 문화가 공존하는 인천의 대표 시장으로 인천 최초의 상설시장이다. 인천의 명동으로 불렸을 만큼 번화했던 이 지역은 과거만큼 명성을 떨치진 못하지만, 신포 국제시장은 여전히 그 명성이 건재하다.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지방보다 덜 알려졌지만, 신포 국제시장을 중심으로 볼만한 관광지가 많이 있다. 그 속으로 들어가 보자.

전통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이국적인 풍물

▲ 신포국제시장 풍경

19세기 말 신포동에 있던 푸성귀전이 신포시장의 전신이다. 푸성귀전 안에는 20여 개의 채소가게가 있었는데, 그곳의 주인은 모두 중국인 화농(華農)이었고 고객은 주로 일본인이었다고 한다. 화농들은 배추, 무, 양파, 토마토, 피망, 당근, 우엉, 마, 연근 등을 거래했고, 산둥 성 연대에서 채소 씨앗을 가져와 현재 인천시 남구 도화동과 숭의동 일대에서 농사를 지어 시장에 내다 팔았다. 인천은 물론 우리나라를 놓고 봤을 때도 이것이 화농의 시초라 할 수 있다.
지금은 시장 내 쉼터에 조성된 조형물에서 예전 푸성귀전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지만, 어시장과 닭전으로 불리던 한때를 느낄 수 있는 선어 판매업소나 횟집, 닭집 등은 아직도 적지 않다. 어린 시절 어머니 손을 붙잡고 거닐던 신포시장은 추억과 정이 느껴지는 곳으로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이 밖에도 신포시장에선 방앗간, 수예점, 양화점, 잡화점, 공갈빵집, 과일집 등 다양한 점포가 들어서 있어 구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구할 수 있다. 또한, 시장에는 외국인들을 상대로 한 가게도 많아 이국적인 풍물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신포 아치를 지나 신포문화의 거리에 들어서면 길 양쪽으로 즐비하게 들어선 패션매장들과 마주하게 된다. 격식을 갖춰야 할 자리에서 입을 남·여 정장부터 캐주얼 및 스포츠 매장뿐만 아니라 보석과 안경에 이르기까지. 신포 패션거리는 그야말로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패션의 천국이다. 특히 최근에는 인천항을 드나드는 외국인들의 발길이 신포 문화의 거리까지 이어져, 그들을 상대로 하는 전문매장이 속속 들어서면서 이국적인 풍물을 보여주며 퓨전식 관광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신포 국제시장의 명물, 닭강정

 

시장하면 먹거리! 먹거리를 빼놓고는 시장을 다녀왔다고 할 수 없다. 지역마다 시장마다 각기 특색있는 먹거리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데, 신포 국제시장은 ‘닭강정’이 가장 유명하다. ‘신포 닭강정’은 인천 사람들에게 고유명사로 통한다. 그 근방에서 학교에 다녔던 사람들이라면 학창시절 친구들과 신포시장에 들러 닭강정 한 접시 먹어본 기억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신포 닭강정을 모르면 인천 사람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라니 그 유명세는 말 다했다.
‘닭강정’은 1930년대 신포시장을 ‘닭전’이라 부른 데서 유래된 음식이다. 다소 한산할 시간에도 닭강정 가게 앞만은 늘 북적인다. 다른 지역에서도 유명세를 타고 닭강정을 맛보러 오기도 한다. 아무리 줄이 길어도 닭강정의 향긋한 냄새를 맡고 있노라면 절대 발을 돌릴 수가 없다. 신포 닭강정은 특히 맵기로 유명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저 맵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달콤함도 함께 어우러져 매워서 씩씩 대면서도 자꾸만 찾게 되는 중독성 강한 맛이다.
신포 국제시장에는 닭강정 이외에도 먹을 것이 풍부하다. 특히, 신포국제시장은 쫄면의 시초이자 고향이며, 오색 만두, 순대, 공갈빵으로 유명하다. 또한, 찐빵, 떡볶이, 어묵 등 각종 분식이 즐비하다. 어디를 들어가든 웬만하면 맛이 좋고 인심도 넉넉해서 적은 돈으로도 배불리 먹을 수 있다.

우리나라 자장면의 역사가 시작된 곳, 인천

하루에 700만 그릇이 팔린다는 ‘국민음식’ 자장면은 개항기 인천에서 처음 태동했다. 1883년 인천 개항과 더불어 중국 산둥에서 건너온 화교들이 삶은 국수에 된장과 채소를 얹어 비벼 먹는 고향의 음식 ‘자장면(炸醬麵)’을 소개하면서부터 우리나라 자장면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자장면은 조리법이 간단해 된장 문화에 익숙한 한국인에게도 점차 인기를 끌게 되었고, 중화요리가 번성하던 일제강점기에는 중국음식점의 여러 메뉴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1945년 해방 후 산둥식 자장면은 캐러멜이 첨가되어 달콤하고 검은빛이 나는 춘장(춘장)의 보급과 더불어 한국식 ‘짜장면’으로 발전하였다. 여기에 1960~70년대 쌀 부족에 따른 한국 정부의 혼·분식 장려 정책과 값싼 밀가루 가격 덕분에 자장면은 더욱 인기 있는 외식 메뉴가 되었다.
이 시기에 자장면은 산업 현장의 근로자들에게 빠르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음식이 되었고, 뜻깊은 날 가족들이 함께 즐기는 중요한 외식 메뉴가 되었다. 특히 졸업식이나 이삿날 자장면을 먹는 것은 지금까지도 행해지는 전통이다.
우리나라 자장면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니만큼 인천에는 짜장면 박물관이 있다. 자장면 박물관은 한국식 자장면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조명하기 위해 건립된 박물관이다. 자장면 박물관은 상설전시실(7개 실), 기획전시실(우희광기념홀), 유물수장고, 학예실, 아카이브(자료실) 등 박물관의 기능과 관람객 편의를 위한 공간을 두루 갖추고 있다.
자장면 박물관에 들러 우리나라 짜장면의 역사를 훑어본 후, 자장면을 맛본다면 더욱 꿀맛일 것이다.

신포 국제시장과 함께하는 인천 중구 여행

자유공원은 한국 최초 근대식 공원으로 봄이 되면 공원에는 벚꽃 눈 내려 장관을 이룬다. 개항 직후 외국인들에 의해 최초의 서양식 공원으로 응봉산 일대에 조성되었고, 1957년 인천 상륙작전을 성공하여 자유를 되찾았다는 뜻에서 자유공원(自由公園)으로 개칭되었다. 지금은 시가지 일부와 항만시설 그리고 서해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곳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자유공원에선 매년 4월이면 벚꽃이 만개하여 만국 공원축제가 열린다.
한중문화관은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의 한중문화관은 직접 중국을 방문하지 않고도 다양한 중국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공간이다. 중국 우호 교류 도시의 토속물이나 특산물의 상시 전시와 한·중 예술단의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진다.
누구나 언제든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생활 속의 문화 쉼터인 한중문화관은 흥미로운 지식·체험·교육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뾰족 돔 얹힌 아름다운 외관의 답동성당은 프랑스 파리 외방 선교회 소속 빌렘신부가 초대 본당 신부로 부임하면서 답동 언덕에 설립되었다.
현재 모양은 1933년에 옛 성당건물을 보존하면서 외벽을 벽돌로 쌓아올려 1937년에 완공한 성전으로 로마네스크양식을 띄고 있다. 중앙의 탑 상부와 양측의 소탑의 상부에 뾰족 돔을 얹어 아름다운 외관을 형성하여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 근대 역사의 흐름과 함께 파란만장한 삶을 보낸 중구문화원은 인천에 거주하던 미국, 독일, 러시아, 일본인들의 사교장인 제물포구락부로 이어졌다.
1931년 정방각(情芳閣), 해방 후 미군 장교클럽, 휴전 후 우리나라 최초의 공립박물관으로 변신을 거듭했고, 1990년부터 2006년까지 인천문화원으로 사용되다 2007년 제물포구락부로 재탄생하였다.
‘무지개처럼 생긴 문’이라는 뜻의 홍예문은 일제강점기에 일제가 중앙동, 관동 등에 일본 거류민들이 급격히 늘자 만석동 방면으로 자신들의 영역을 넓히기 위해 뚫은 돌문이다. 1905년에 공사를 시작했는데 예기치 못한 거대한 암석들이 나타나 3년여 걸려 완성했다고 한다. 인천항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시원한 골바람이 불어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개항 후 인천항의 물류운송 업무가 증가하자 갯벌을 메워 이를 보관할 수 있는 창고건물들을 세웠다. 특히, 인천 아트플랫폼이 위치한 해안동 일대는 1899년 매립지 지역으로 현재 이러한 산업문화유산을 활용하여 지역예술인의 창작활동을 도모하고 다양한 문화행사를 체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하였다.

사진=신포국제시장 지원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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