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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단절 여성의 희망 전도사, 전북여성일자리센터 김보금 기관장
경력 단절 여성의 희망 전도사, 전북여성일자리센터 김보금 기관장
  • 송혜란 기자
  • 승인 2016.03.09 0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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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성들 사이에서 들려오는 가장 큰 고충이 경력 단절 여성의 취업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요즈음. 주부들의 한숨 섞인 이야기가 오가는 와중에 유난히 밝고 쾌활한 울림이 빛을 발하고 있어 화제다. 경력 단절 여성 취업률 80%! 1년 만에 4,000명이 넘는 주부들을 취업에 성공시킨 전북여성일자리센터 김보금 기관장이 바로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다. 경력 단절 여성의 희망찬 미래를 설계하는 김보금 기관장을 만났다.

취재 송혜란 기자 | 사진 김보금 제공

김보금 기관장이 사람들을 만나 명함을 건넬 때마다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여성의 일자리가 보금자리가 될 수 있게 노력하라며 부모님이 제 이름을 ‘김보금’이라고 지어 주셨어요.(웃음)” 매사 긍정적인 마인드가 큰 장점으로 통하는 그는, 결혼 전에 중학교 교사로 잠깐 일하다 평소 존경하던 교장선생님의 조언으로 지난 27년 동안 소비자 운동가로 활동했었다. 그때부터 그의 노력을 인정해 주는 이들이 많았던 것일까? 소비자의 날이 국회에서 통과하던 날, 그는 대통령상을 받는 큰 기쁨을 누렸다. 소비자 운동가에서 다시 경력 단절 여성들의 교육과 재취업을 도와주는 전북여성일자리센터의 기관장이 된 데에도 그때의 경험이 큰 밑거름이 되었다.
“우리나라 소비자 운동은 대부분 여성 단체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여성들이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할 기회가 많았죠. 소비자 피해 구제를 위해 기업을 방문할 때도 늘 기혼 여성 직원들의 애로점들이 눈에 들어왔었어요.”
더없이 좋은 기회로 전북여성일자리센터의 기관장까지 된 그는 현재 여러 대학과 기업체, 공무원 연수원 및 각 여성 기관에서 여성 문제에 대한 강의에 열중하고 있다.
“제가 태어난 시절은 참으로 궁핍했어요. 노동 현장에는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듯 온 여성들이 많았어요. 그런데도 여성들은 성차별과 성폭행, 호주제 폐지 등을 위해 숨 가쁘게 지내야 했죠. 그런 시대를 살다 보니 여성 문제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여성의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성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사회적인 보장 제도, 함께 살아가는 이웃과 동료의 힘도 있어야 해요. 제가 요즘 강의에 나가 하는 말도 주로 이런 내용이에요.”

취업 성공 비결? 경력 단절 여성만의 장점을 부각하라!

크게는 여성의 불평등 해소를 위해, 작게는 경력 단절 여성의 취업을 위한 교육을 위해 현장을 누벼가며 끊임없이 달려온 그의 노력은 곧 성과로도 확연히 드러났다. 전북여성일자리센터 기관장으로 일하며 1년에 4,000명이 넘는 주부들을 취업에 성공시킨 것이다. 그들의 대부분이 생산직이 아닌 사무직 직원으로 들어갔다는 이야기에 입을 다물 수가 없다. 그 비결은 무엇인지 궁금해질 찰라, 그는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경력 단절 여성들이 다시 일할 수 있게 2~3개월 정도 전산과 사무, 회계 등 멀티 교육에 주력한 결과예요. 특히 주부들은 동료들과 갈등이 생겼을 때 이를 해결하는 데 미숙함을 보이는 경향이 있어요. 노동의 중요성 인식도 다소 부족하고요. 그래서 전체 교육의 30%는 먼저 취업에 성공한 선배나 전문가를 초청해 갈등 해소법이라든지 노동법, 가계 재무 교육 등에 투자했어요. 어쨌거나 교육이 가장 중요했던 셈이죠.”
주부들만이 가진 장점을 각 기업 인사 담당자에게 강조하려고 애쓴 그의 노고 덕도 빼놓을 수 없다. 주부들은 대부분 친화력이 좋고 일의 효율성이 높으며 지구력이 강하다고.
“속된 말로 아줌마들은 수다로 회사 분위기를 따뜻하게 만드는 탁월한 능력을 지녔어요. 일의 효율성도 월등한데요. 특히 전북 아줌마들은 자존심만 건들지 않으면 생산성이 높다는 여론이 있을 정도입니다. 가정에서 자녀를 키우며 가족 구성원의 만족을 충족시키기 위해 늘 참고 인내하는 생활을 계속 해 왔으니 지구력도 강하다고 할 수 있지요.”
경력 단절 여성이 취업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육아 문제는 어떻게 해결했을까?
“아직 준비 중이긴 하지만 직장에 다니는 엄마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을 만들려고 해요. 가장 먼저 올해 김제순동농공단지에 직장 어린이집이 개소합니다. 워킹맘들이 육아에 대한 걱정을 덜고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도와줄 예정이에요.”

육종암도 막지 못한 그녀들의 눈물겨운 취업 성공기

먼저 취업한 주부들이 좋은 본보기가 된 것일까? 전북여성일자리센터에서 교육받은 경력 단절 여성이 일을 잘한다는 호평이 기업 곳곳에서 들려오며 구인 신청이 폭발하고 있다. 2015년도에는 전북여성일자리센터가 전국 147개 여성일자리센터 중 12개소만 주는 A등급을 받았다고 한다.
이에 힘입어 그는 최근 취업에 성공한 경력 단절 여성들의 각 사연을 담은 책 <엄마 어디가?>를 출간했다. 기관장임에도 사무실에 앉아 결제만 하기보다 늘 현장에서 직접 직원들과 함께 뛰어다닌 그의 소회는 남다르다. 특히 그는 수많은 사연 중 학력보다 경력으로 도전했던 김혜순 씨의 이야기에 애틋한 애정을 드러냈다.
“요즘은 도서관 관장이 되기 위해 대학에서 문헌정보 학사나 심지어 대학원까지 가 석사, 박사학위를 받은 분들이 많은데요. 김혜순 씨는 대학은 못 나왔지만, 꾸준히 동화 구연이나 방과후 자격증 등을 준비해 오로지 자기 계발만으로 도서관 관장으로 취업했어요. 면접을 앞두고 저희 센터에서 5일 동안 받은 집단 상담이 큰 도움이 됐다고 하여 참 보람찼습니다.”
육종암을 이겨 내고 취업에 성공한 권효정 씨의 사연도 절대 잊을 수 없다고 그는 회상했다.
“현재 34살인 권효정 씨는 27살에 어린 딸 둘을 키우던 중 육종암으로 두 번의 수술을 받았어요. 힘든 암 치료를 견뎌 내면서도 딸들에게 환자가 아닌 당당한 엄마가 되고 싶다며 저희 센터에서 전산사무회계 교육을 2개월 동안 받았습니다. 아직 발음이 좋지 않은데도 10여 명과 함께 본 면접에서 당당하게 기술연구소 사무직에 합격했어요. 참 대단한 분이죠.”

다시 사회로 나오려는 여성들에게

무엇보다 경력 단절 여성의 취업 성공 여부는 본인의 의지뿐 아니라 가족의 지원 그리고 동료와 회사 대표들의 생각에 따라 좌지우지된다고 말하는 김보금 기관장. 그는 이제 막 취업 준비에 나서는 경력 단절 여성에게도 희망찬 메시지를 보냈다.     
“직업은 살아가는 본인의 존엄성을 나타내는 수단이라고 봅니다. 고령화에 따라 기대 수명이 90세까지 가고 있잖아요. 정부에서 주는 연금이나 자녀, 남편의 지지만으로 행복할 수 있을까요? 스스로 많은 질문을 던져 보세요. 그러다 밖으로 나와야겠다는 강한 마음이 생기면, 주변에 이미 도움의 손을 뻗고 있는 기관과 단체가 많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해요. 용기를 내세요!”

현재 김보금 기관장은 지난 2015년 12월 임기를 마치고 인생 2모작을 위해 법인체를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기관장 일에 집중하느라 마음껏 하지 못한 강의와 방송은 물론 여성 문제와 생애 주기별 교육, 소비자 문제 해결들을 위해 지금보다 훨씬 더 바쁜 나날을 보낼 계획이다. 
“올해로 제가 60세입니다. 지금 계획으로는 한 10년 정도 더 활발하게 일하다 70세부터는 그 시간을 반으로 줄여 오로지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앞으로 더 화려하게 펼쳐질 그의 인생 제2막을 힘껏 응원해 본다.

<취업에 성공한 경력 단절 여성들의 공통된 특징 다섯 가지>

1. 그녀들은 반드시 취업하겠다는 의지가 있었다.
2. 그녀들은 경력 단절 기간에도 틈틈이 관련 자격증을 따며 취업을 준비했다.
3. 그녀들은 취업하겠다는 마음만 먹은 것이 아니라, 직접 센터를 방문해 상담받는 등 계획을 행동으로 옮기는 적극성이 있었다.
4. 그녀들 주위에는 배려심과 이해심이 깊은 가족, 동료들이 있었다.
5. 그녀들은 고령화에 따른 노후 문제 등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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