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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공부와 가짜 공부의 차이는?
진짜 공부와 가짜 공부의 차이는?
  • 송혜란 기자
  • 승인 2016.03.09 0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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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대 송인섭 교수의 자기주도학습법
 

무슨 일을 하든 늘 자신감이 없는 아이부터 아무런 목표도 없이 그저 학교, 학원만 왔다 갔다 하는 아이, 욕심은 많은데 노력은 전혀 하지 않는 아이까지…. 아직도 자신의 자녀가 스스로 공부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볼멘소리를 늘어놓는 학부모들이 많다. 큰마음 먹고 혼을 내도, 잘나가는 과외 선생님을 붙여 줘도 전혀 변할 줄 모르는 아이의 학습 태도.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자기주도학습법의 최고 권위자로 알려진 숙명여대 송인섭 교수를 만나 그 답에 대해 들어 보았다.

취재 송혜란 기자 | 사진 양우영 기자 | 참고도서 <공부하는 척하지 마라>(창림출판)

송인섭 교수는 주입식 교육이 일반적이었던 국내에 최초로 자기주도학습의 개념을 도입한 장본인이다. 실제로 EBS와 함께 진행한 <교육 실험 프로젝트-스스로 공부하는 아이 만들기>, <공부의 왕도>를 통해 자기주도학습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송 교수의 자기주도학습은 아이가 직접 공부의 목표를 세우고, 공부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는가 하며 그 학습을 위한 전략을 세워 얻은 실행 결과에 대해서도 스스로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아이의 학습이 타인에 의해 통제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학습의 모든 과정을 해결하고 통제하는 학습 방법이 바로 자기주도학습이다. 그가 이러한 자기주도학습을 국내에 도입한 이유는, 한국의 교육 방식이 창조적인 인재를 높이 평가하는 미래에 들어서면 분명히 도태되고 말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었다.
“한국의 교육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타인 지향적 교육이라고 할 수 있어요. 누군가가 무엇을 시키면 학생은 그것을 그대로 접수하는 식이지요. 이는 창의력, 자생력 교육을 중요시하는 21세기와 맞지 않아요. 국가 교육이 경쟁력이 없으면 개인도 함께 경쟁력을 잃게 되잖아요.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타인에 의해서가 아니라 아이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하는 자기주도학습이었어요.”
그가 설파한 자기주도학습은 한국 사회에 강한 열풍을 일으켰다. 지금은 한국 교육 패러다임에 큰 뿌리를 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교육 현장에 적용되고 있으며, 그 효과에 대해서도 충분히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이제 새로운 문제점에 봉착했다고 말하는 송 교수. 자기주도학습법대로 스스로 책상 앞에 앉아 열심히 공부한 아이들이 자신이 투자한 시간만큼 결과가 좋지 않다며 힘들어하고 있다고 한다. 이유가 무엇이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그는 곧 그 답이 진짜 공부와 가짜 공부의 차이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가짜 공부를 하는 아이들은 자신의 문제점을 모른 채 매일매일 ‘공부하는 척’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자기주도학습법대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목표를 정한 후 전략을 짜고, 언제 일어날지 모를 여러 가지 변수에 대처할 전술까지 익히며 열심히 달렸다. 아이들의 목표는 대부분 비슷하다. 공부법에 해당하는 전술도 별반 차이가 없다. 같은 곳을 바라보며 같은 차를 타고 달렸음이 틀림없다. 그런데 결과는 모두 제각각이었다.
“그게 바로 아이마다 성격과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지금까지 해온 공부법이 나에게 맞는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아이들이 공부한다고 온종일 책상 앞에 앉아 있는데 진짜 공부를 하는 걸까요? 아이 스스로 공부하는 이유와 가치를 모른다면 공부를 해도 진짜 공부를 했다고 할 수 없어요. 공부란, 공부해야 하는 이유와 그 가치를 제대로 알아야 진정 참된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패를 극복하기 위한 자기주도학습 프로그램

참된 공부를 하지 않은 아이들은 필연적으로 실패를 겪게 되고, 이따금 상처를 받는다. 이는 아이들이 자기에게 맞는 공부법만 찾는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그 해결 방안을 몰라 고민 중이라면 송인섭 교수가 제안하는 ‘실패 상황을 극복하는 자기주도학습 프로그램’을 참고해 보자.

 

이는 송 교수가 수십만 건의 실제 학습 실패 상황을 수집하고 연구해 개발한 3단계 맞춤 학습 프로그램이다. 학생 개개인이 자신의 상황에 맞춰 제대로 공부하는 방법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크게 기본, 발전, 심화 단계로 나누어져 있다. 기본 프로그램에서는 학습의 동기와 중요성을 깨닫게 하고, 발전 프로그램에서는 아이들이 부족한 부분을 보강하기 위한 목표를 세우게 하며 이를 실천하도록 돕는다. 마지막 심화 프로그램에서는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IQ와 EQ, SQ를 고루 갖춘 리더가 되기 위한 사고력과 표현력, 정서 이해 및 조절, 관계 기술을 향상해 준다.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표입니다. 목표가 있어야 나중에 방향도 잘 잡을 수 있겠지요. 무엇을 하든 목표가 없으면 어디를 갈지 몰라 헤매고 말아요.”

꿈이 없는 아이여~ 자기소개서를 쓰고, MBIT 검사를 받아라

그러나 간혹 꿈이 없는 아이들은 목표를 세울 때 크나큰 심적 고통을 받는다. 이때 부모가 옆에서 잘 이끌어 줄 방법은 없을까?
“꿈이 없는 아이에게는 꿈을 만들어 주세요. 가장 먼저 자신의 성격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야겠지요. 흥미에 맞는 진로 선택이야말로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니까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면 사물을 이용해 자신을 표현해 보기도 하고, 자기소개서를 한 번 써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자기소개서를 쓰는 활동은 자신을 스스로 표현해 봄으로써 자기가 자신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에 대해 알 수 있게 해준다. 자신에 대해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의 목표를 더욱 구체적으로 적어 텍스트화 해둔다는 데도 의미가 있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에는 틀에 맞춰 억지로 작성하기보다는 간단하더라도 자유롭게 작성하도록 하자. 또한 가능하다면 다른 아이의 자기소개서를 보고 자신과의 차이점과 공통점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다.
목표를 구체화하는 방법으로는 MBIT 검사를 받아 보는 것도 있다. MBIT 검사는 개개인이 정보를 받아들이는 방법과 그 정보를 바탕으로 행동을 결정하는 데 있어 선호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것을 전제로 구성된 프로그램이다. 자신의 성격이 내성적인지 외향적인지부터 공부를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좋아하는지 아닌지는 물론 자신에게 맞는 미래직업까지 쭉 결과표로 나온다.
“자신에게 딱 맞는 미래 직업을 찾으면 이를 위해 아이들이 공부를 더욱 열심히 할 수 있다는 데서 MBIT 검사는 꽤 유용합니다. 미래에 자신이 원하는 청사진까지 그려 볼 수 있어 일거양득이지요. 요즘은 집에서도 인터넷을 통해 간단하게 MBIT 검사를 받을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핵심을 파악하려면 ‘개념 지도’를 그려라

이렇게 해서 자신만의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면 이제는 종착지를 향해 나아갈 자신만의 공부법이 필요하다. 다양한 공부법이 있지만, 그중 누구에게나 널리 쓰일 수 있는 ‘개념 지도’ 그리기를 소개한다. 개념 지도 그리기는 핵심을 파악하는 일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에게 특히 활용도가 높은 공부법이다.
“어떠한 공부를 할 때 자신 있게 핵심을 다 이해했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누군가에게도 자신의 언어로 그 개념을 설명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 중에 있는 것이 개념 지도 그리기예요. 개념 지도 그리기는 자기가 이해한 개념에 대해 자기 나름대로 요약, 정리해 노트를 만드는 것과 같지요. 어려운 내용도 핵심을 정리하고 요약해 다른 사람 앞에서 이야기하다 보면 개념이 머릿속에 쏙쏙 들어옵니다.”
이 외의 공부법으로 집중력을 향상하는 잔상 훈련이나 빙고 게임 등이 있다. 특히 기억력을 높이려면 빙고 게임을 즐겨 보자. 빙고 게임은 하나의 속성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고 분류하는 과정을 통해 기억력을 향상해 준다.

감정을 조절할 줄 아는 아이가 훌륭한 리더로 클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심화 단계다. 심화 단계에서는 IQ와 EQ, SQ를 고루 갖춘 리더를 기르기 위한 사고력과 표현력, 정서 이해 및 조절, 관계 기술을 다룬다.
“21세기는 창조적 지식을 생산하는 인재가 세상을 지배하는 글로벌 지식 기반 사회입니다. 지적 능력뿐 아니라 자신의 감성을 조절하고, 배려와 소통으로 관계를 이끌어 갈 줄 아는 능력이 중요해졌어요. 즉, 지성과 감성, 사회성을 모두 갖춘 인재가 될 필요가 있지요. 마지막 단계에서 강조하는 각각의 능력들을 잘 배워 터득해 봅시다.”
IQ와 EQ, SQ 세 가지 능력을 잘 갖춘 인재가 훌륭한 인재라는 말은 이제 귀가 닳도록 들었다. 그중 현대 사회에서 더욱 강조되고 있는 능력은 관계 맺기 능력이다.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잘 맺기 위해서는 자신의 감정을 잘 조절해야 한다. 무엇보다 분노 조절력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요즘. 아이들에게 일찍이 분노 조절법을 가르쳐 줄 수는 없을까?
이에 송 교수는 분노를 조절하고 긍정적인 정서를 촉진하기 위한 EQ 프로그램을 추천했다. EQ 프로그램은 자신의 정서를 적절하게 인식하고 분노와 같은 정서를 통제, 조절하는 것을 말한다. 화가 날 때 나타나는 일련의 행동들을 적어 나가며 자신의 분노 수준을 점검하는 것이 그 첫 번째 단계. 이후 왜 그러한 반응을 보였는지에 대한 원인을 파악하고, 본인의 말과 행동을 반성하는 계기의 시간을 가진다. 반성 후에는 마음과 생각을 다스려 분노를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고 이를 습관화하면 된다.
“아이가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리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화의 발생지에서 멀리 떨어지게 하세요. 심호흡을 통해 마음을 진정시키고 숫자를 거꾸로 세는 활동으로 화나는 감정을 떨쳐내게 해야 합니다. 그런 후 스스로 ‘괜찮다’를 반복해서 말하게 하는 거지요. 이렇게 어느 정도 마음이 진정되면 마지막으로 명상하며 평정심을 갖게 하면 됩니다.”
EQ 프로그램은 긍정적인 정서를 강화해 주며, 시험이나 발표 상황에서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자신감을 느끼고 더 잘 수행할 수 있게도 해준다.
“자기주도학습 프로그램을 다 익히고 나면 아이들은 비로소 자신에게 맞는 학습법을 터득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자신의 특성에 맞는 적절한 인지 전략을 사용해 학습에 방해되는 요인들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면서 목표에 도달하게 되지요. 물론 교육 환경도 매우 중요합니다. 부모들은 아이가 스스로 공부하는 것이 습관화될 때까지 옆에서 지켜보며 도와줘야 해요. 아이들이 잘하고 있을 때는 칭찬을 해주고, 다소 부족하더라도 격려로 지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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