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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인성 길러주는 스즈키 음악교육
창의성·인성 길러주는 스즈키 음악교육
  • 권지혜
  • 승인 2016.03.28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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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즈키협회 황경익회장에게 듣는다
 

스즈키 음악교육은 일본의 음악 교육가인 스즈키 신이치가 탄생시킨 음악 교육법이다. 스즈키 음악 교육은 아이들이 모국어를 배우는 것처럼 악기를 통해 음악적 감각을 길러주는 것뿐만 아니라 기억력, 창의성, 인내심을 길러주는 것이다. 한국에 스즈키 음악 교육을 전파하고 있는 한국 스즈키협회 황경익 회장에게 스즈키 음악 교육에 대해 들어봤다.

우리나라에 필요한 ‘스즈키 음악 교육’

스즈키 음악 교육이 한국에 처음 들어온 것은 1970년 김휘모 박사에 의해서였다. 일본의 교육법을 들여오는 것에 대해 국내에는 부정적인 분위기가 흘렀지만, 이후 꾸준한 노력 끝에 한국에 스즈키 음악 교육이 자리 잡게 되었다.
하지만 한국에 스즈키 협회가 만들어지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황경익 회장은 한국에 스즈키 협회를 설립하기 위해 스즈키 교육자가 되기 위한 시험을 봤고, 아시아에서 유일한 스즈키 교육자가 되었다. 그는 1994년 1년 간 선생님들을 가르쳤고, 62명의 교육자를 배출해냈다. 23년 만에 한국에 스즈키 협회가 설립된 것이다. 지금은 아시아 전체에 그가 가르친 사람들이 책임자가 되어 교사를 양성하고 있다.
황회장이 이렇듯 스즈키 음악 교육을 한국에 정착시키고 알리기 위해 갖은 노력을 했던 이유는 우리나라에 꼭 필요한 교육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바이올린을 배우려 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교육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 실제로 바이올린 레슨비는 비싼 편이고, 요즘은 악기가 많이 저렴해졌지만 가난한 사람은 바이올린이나 첼로를 가까이할 수 없다는 점이 황회장에게는 안타까웠다. 하지만 스즈키 음악 교육은 달랐다. 레슨비가 싸고, 교육 시스템도 체계적이다. 더욱 좋은 점은 스즈키 음악의 바이올린이라는 교구를 이용해서 훌륭한 사람을 만든다는 것. 황 회장은 스즈키 음악 교육이 능력 있는 사람으로 기르되 나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을 만들 수 있는 교육법이라고 말한다.

엄마가 함께하는 음악교육

스즈키 음악교육은 보통 아이가 만 3살이 되었을 무렵 처음 시작하는데, 그 전에 엄마들을 먼저 교육한다. 황 회장은 이를 두고 “맹자의 엄마를 기르는 것”이라고 말한다.
처음에 8주 동안 엄마 교육이 시작된다. 아이들에게는 음악을 들려주고 엄마가 받는 교육에 참여만 하게 한다. 엄마가 무엇으로 어떻게 배우는지 알아야 아이의 교육도 잘 이루어진다는 교육 철학이다. 아이가 이해하기 쉬운 교육 용어라든지 보조 교구의 사용방법 등을 엄마에게 교육해주고, 집에서는 엄마가 함께, 학원에서는 선생님이 가르치는 방식으로 배우게 된다.
만 3세부터 시작하는 이유는 아이가 만 3살이 넘어야 소근육이 발달해서 악기를 짚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피아노 같은 경우에는 손가락에 힘이 없어 섬세하게 치는 경우가 드물지만, 바이올린의 현은 누를 수 있다고 한다. 작은 바이올린부터 큰 바이올린까지 크기 별로 나오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 전에는 엄마와 함께 음악을 많이 듣고, 음악에 대해 인식한 다음 아이에게 악기를 쥐어주는 것이다.
황 회장은 엄마가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이가 무엇을 배우는지 엄마가 모른다면 아이가 발전할 수 없기에.  그렇기에 스즈키 음악 교육에서는 아이 수업에 엄마도 함께한다. 이렇게 시작해서 음악 분야로 성공한 사람들도 많지만, 음악교육의 성공이 스즈키 음악교육의 목표는 아니다. 스즈키 음악 교육이 몸에 배어 있는 아이들이 다른 학습에서도 월등한 면면을 보인다.

참된 인성과 창의성 길러주는 음악 교육

스즈키 음악 교육을 배운 엄마는 절대 야단치지 않고 아이의 장점을 찾아서 격려해주는 식으로 아이들을 키우게 된다. 그러므로 아이의 인성은 물론이고 기억력이나 집중력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좋아진다고 한다. 특히 집중력 중에서도 적극적인 집중력을 기르는 것인데, 내가 직접 무언가를 만든다든지 직접 연주하는 적극적인 집중력을 통해 아이의 창의성이 길러진다.
예를 들어 악보가 하나 있으면, 일반 학원에서는 그 악보만 그대로 가르치고 넘어가지만, 스즈키 음악 교육은 그것을 여러 가지 형태의 교육법으로 아이를 가르친다. 조성을 바꾼다든지 리듬을 바꾼다든지 포지션이나 표정을 바꾸는 것이다. 악보를 연주하는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데 해결책이 여러 가지가 나오는 것이다. 이게 스즈키 교육법의 특징이다.
또한, 보통 음악교육은 일대일로 레슨만 하지만, 스즈키 음악 교육은 매주 5~10명씩 모여서 다 같이 연주를 한다. 그렇게 하면 잘하는 사람의 영향도 받고 함께 화음도 이루고 정리정돈도 하면서 사회성이나 음악교육의 정점을 맛보게 된다. 이런 그룹레슨에서 잘하는 아이들이 앙상블도 잘하고 사람과의 협력도 잘하는 경향을 보인다. 스즈키 교육법의 핵심은 나 혼자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다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사회성과 인품을 기르는 것이다.
음악을 통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화합이 가능해진다. 스즈키 음악교육은 함께 연주하는 동안 서로 존중할 수 있게 되며, 음악을 통해 화합을 이루고 그것에서 파생되는 교육의 효과를 노린 교육법이다. 스즈키 음악교육에서 악기는 훌륭한 인품을 가진 인재를 기르기 위한 하나의 교구일 뿐이다. 악기를 연주함으로써 다른 사람이 내는 소리를 들으면서 남을 존중하고 함께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사람을 만드는 것이 스즈키 음악교육의 최종 목표다. 이렇게 자란 아이들은 나중에 커서 수학을 하든 과학을 하든 농업을 하든 그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한다.

아이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음악교육

요즘 학교에서 방과 후 활동으로 음악을 배우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대부분의 교육은 아이들의 성장 발달이나 교육학을 외면한 채 기관이나 교사 위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교육학 이론을 모르는 음대 나온 사람이 짧은 시간에 많은 아이를 가르치다가 끝난다. 그러니 아무리 학교에서 오래 해도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가 없다. 반면 스즈키 음악교육은 학생 안에 잠재된 음악적 소질을 표현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악기를 통해 아이의 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질 높은 교육을 아이들에게 제공하기 위해서 스즈키의 선생님들은 교육학, 교육심리학, 악기 지도법, 그룹 레슨법, 아이들 칭찬하는 법까지 배운다.
황 회장은 스즈키 음악교육의 가치를 훌륭한 사람으로 키우는 교육으로 본다. 스즈키 교습법의 교육 원리를 악기뿐만 아니라 다른 쪽에서도 적용하면, 아이는 무엇을 하더라도 집중력이 뛰어나고 참을성 있고 창의적인 사람으로 자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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