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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주얼 다이닝을 말하다, 김대천 톡톡 오너 셰프
캐주얼 다이닝을 말하다, 김대천 톡톡 오너 셰프
  • 김이연 기자
  • 승인 2016.03.29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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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셰프
 

김대천 셰프는 국내 최초로 ‘캐주얼 다이닝’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고급 레스토랑을 뜻하는 ‘파인 다이닝’의 변형인데, 격식에 힘을 뺀 편안한 분위기속에서 합리적인 가격대로 즐기는 다이닝을 지향한다. 패션으로 말하자면, 세미정장 같은 것. 정장 속에 티를 입거나 운동화만 신어도 분위기는 전혀 달라진다. 그는 장르도 허물었다. 프렌치, 이태리, 일식, 중식 등 특정 장르의 요리에 머물지 않는다. 일명 다국적 요리다. 다만 신선하고 품질 좋은 식재료를 중요하게 여겨, 제철 식재료에 따라 메뉴를 정한다.

드러머였던 사나이, 요리를 시작하다

김대천 셰프는 어릴 때부터 요리에 관심이 많았다. 부모님이 바빠서 스스로 요리를 해 먹다 보니 그게 익숙해졌고 자연스럽게 관심도 생겼다. 냉장고에는 늘 식재료가 두둑했으며 이것저것, 심지어 베이킹까지 접수하며 요리 실력을 키웠다. 그 탓인지, 일반적인 식사량으로는 감당이 안 될 정도로 많이 먹었다며 손사래를 젓기도 했다.
사실 그는 요리를 하기 전 드러머였다. 그것도 10년이나. 그가 음악계에서 요리로 전향한 이유는 ‘음악으로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현실적인 고민 때문이었다. “음악 대신 할 수 있는 것이 요리였어요. 원래 음식에 관심이 많았고, 음악 잡지보다 요리 잡지를 더 많이 봤었거든요. 음악을 했지만 자연스럽게 이 준비를 계속했던 것 같아요.”
김대천 셰프가 본격적으로 요리를 시작한 것은 24살 무렵이었다. 대학을 그만두고 일본으로 건너가 동경조리학교를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일본은 아르바이트를 경력으로 인정하는 시스템이다. 그만큼 군기가 확실했다고. 그렇게 학교와 일을 병행하며 일식, 프렌치, 한식 레스토랑 등에서 경험을 쌓았고, 4년의 시간을 보냈다. 한국에 돌아와서 대기업의 관리직을 맡기도 했으나 요리에 갈증을 느껴 다양한 레스토랑에서 셰프로 근무했다. 특히 디저트 전문점에서 근무하며 라이브 디저트로 유명세를 탔다.
“당시 국내에는 라이브 디저트의 개념이 생소했어요. 일반적으로 ‘디저트’라고 하면 제과점에서 나오는 완제품을 생각했죠. 라이브 디저트는 즉석에서 디저트를 플레이팅하거든요. 그것을 처음 시도해서 이슈가 크게 됐었고, 제 데뷔였다고 할 수 있죠. 그때를 기억하는 손님들이 지금은 단골이 되었고요.”

어깨에 힘을 빼고 미식을 즐기자

파인 다이닝 수준의 요리를 좀 더 편한 공간에서 즐길 수 없을까? 여기서 출발한 것이 ‘톡톡(Toc Toc)’이었다. ‘톡톡’은 국내 첫 캐주얼 다이닝 레스토랑으로, 격식과 장르를 허문 수준급 요리를 선보이는 곳으로 주목받고 있다.
‘캐주얼 다이닝’이라는 용어에 착안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묵직한 분위기나 격식, 어깨에 힘을 빼고 미식을 즐기자는 의미였다고 한다.
“30~40대 아저씨들이 반바지에 셔츠, 슬리퍼 차림으로 편하게 와서 다소의 고급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을 만들자, 그러면 난 성공이다 생각했죠. 무거운 느낌의 식재료를 대중성 있게 풀어내고자 노력했고, 그게 손님들에게 어필했던 것 같아요.”
식재료에 대한 남다른 고집과 열정은 최상급 재료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여러 레스토랑을 경험했지만, 결국은 식재료 싸움이에요. 가장 중요하죠. 기본이구요.”
그는 전국 각지의 연계된 농장에서 식재료를 수급받는다. 물론 자연 농법으로 기른 유기농 채소이고, 새벽에 할머니들이 하나씩 정성스럽게 딴 재료들이다. 나아가 이보다 더욱 획기적인 시스템도 구상하고 있었지만, 논의 단계라며 말을 아꼈다.

내가 먹고 싶은 요리를 한다

김대천 셰프는 가끔 실수하는 후배에게 말한다. 내가 먹고 싶은 요리를 하라고 말이다. 내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다른 사람도 만족스럽지 않다는 뜻이다.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생각하라는 말일 터다. 김대천 셰프는 비린 음식을 잘 못 먹기 때문에 최상인, 손질이 잘 된 생선을 신경 써서 쓴다고 한다. 그가 먹고 싶어야 다른 사람도 먹고 싶을 테니 말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후배 양성이다. 2013년 오픈 때부터 함께해 온 후배들을 위해 레스토랑을 하나씩 만들어 주는 것이 작은 소망이라고. 이미 내년 계획은 어느 정도 구체화된 상태다. 때론 가족보다 더 가까이에서, 함께 보낸 시간이 많은 후배들을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 고민 끝에 얻은 산실이다.
“가족들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아는 것처럼, 후배들이 어떤 요리를 잘 하는지 알잖아요. 어떤 레스토랑을 열면 잘 되겠다 싶은. 남자 후배들 장가도 보내야죠.”
음악에 미련은 없느냐고 살짝 물었다. 물론 하고 싶지만 도저히 시간이 안 난다며, 정말 아쉬운 표정이었다.
“오픈해서 3년 동안 제대로 쉬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래도 그때 했던 음악의 감각적 요소들이 큰 도움이 돼요. 지금 마시는 차 한 잔이 영감이 될 수도 있죠. 영감은 모든 곳에서 온다고 생각해요. 음악이 좋은 영향을 줬어요.”

사진 맹석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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