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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없이 보는 가족 드라마 '아이가 다섯'
막장 없이 보는 가족 드라마 '아이가 다섯'
  • 송혜란
  • 승인 2016.04.28 1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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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달달한 재혼 로맨스가 또 있을까~
 

중년도 달달할 수 있다?! 밝고 유쾌한 중년의 재혼 로맨스를 그린 KBS 2TV 드라마 <아이가 다섯>이 장안의 화제다. 흥미 위주의 뻔한 막장요소를 모두 걷어낸 드라마가 주말극의 판도까지 바꾸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 오는데…. 방송 초반부터 시청률 30%를 향해 고공행진 중인 이 드라마의 매력을 들여다본다.

취재 송혜란 기자 사진 KBS 제공

아내가 죽고 두 아이와 혼자 남은 이상태와 남편이 바람이 나 떠난 후 세 아이와 억척같이 살아온 안미정. 두 사람 모두 가족에 대한 책임감과 의무감으로 남은 세월을 잘 버텨내면 된다고 생각하며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 ‘사랑’과 ‘로맨스’, ‘연애’와 같은 단어들은 이미 이룰 수 없는 꿈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아이가 다섯>은 이 두 사람이 만나 다시 사랑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동시에 싱글맘과 싱글대디의 재혼 로맨스를 둘러싼 가족들의 삶도 담고 있다.

재혼 로맨스는 자칫 어두워지기 쉬운 소재. 실제로 기존의 재혼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도 다소 무겁게 그려지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었다. 스토리도 다 거기서 거기였다. 이혼한 부부의 가장 큰 갈등이 불륜이거나 집안 사이의 갈등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여주인공에게는 어김없이 전남편보다 외모나 학벌, 재산, 성격 등에서 훨씬 탁월한 재벌이나 백마 탄 왕자 급의 남자가 나타나곤 했다. 바람난 전남편은 잠시 불륜녀와 행복해하다 뒤늦게 전 부인을 향한 애틋한 사랑을 깨닫고 돌아와 빌기 일쑤였다. 또 여주인공은 아이들 생각에 두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고…. 대충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는 작가보다 시청자들이 훨씬 더 잘 풀어내던 때였다. 

그러나 <아이가 다섯>은 예상 외의 행보를 보여주며 주목받고 있다. 힘든 삶 속에서도 늘 웃음을 잃지 않는 안미정이 사별한 전처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는 이상태를 만나 상처를 보듬어주고 새로운 감정을 키워가는 과정이 억지스럽지 않을 뿐더러 적재적소에 코믹한 씬을 배치해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중년의 재혼 로맨스가 이렇게 달달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다.

심장이 두근두근 심쿵 로맨스

최근까지 방영된 회차에서 안미정과 이상태의 로맨스에 시동이 걸렸다. 서로 팀장과 대리 그 이상의 설렘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맛깔 나는 대사들의 향연은 뭇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한강에서 자전거 데이트를 하며 기분전환을 한 두 사람. 안미정이 “웃으니까 좋잖아요”라는 이상태의 말에 “저 좋아하세요?”라고 묻자 그가 놀라 넘어져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이상태가 “내가 왜 안 대리를 좋아합니까”라며 “안미정 씨는 내 스타일이 아닙니다”라고 이야기하지만 다른 자전거와 부딪혀 함께 넘어진 둘은 서로의 심장이 두근거림을 알아차렸다. 
이후 자동차 사고를 해결하기 위해 다시 만난 둘은 블랙박스에 녹음된 안미정의 자아도취 발언과 이상태와의 관계에 대한 진짜 속마음 등이 고스란히 드러나 재미를 더했다. 출생의 비밀이나 이유 모를 폭력 등 막장 요소가 모두 배제된 <아이가 다섯>은 청정 로맨스로 보는 것만으로 훈훈함을 자아낸다는 평이다.

싱글맘의 비애

이 드라마에 또 하나의 인기비결이 있다. 안미정이 일과 육아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 이 시대 싱글맘들의 대변인이 되고 있다는 것! 안미정은 중학교 때부터 제일 친했던 친구에게 남편을 빼앗기고 혼자 아이 셋을 키우며 살아가는 캐릭터다. 집에서는 여느 주부처럼 아이들의 간식을 만드는가 하면 밖에서는 열심히 일하는 직장인으로서의 고된 모습…. 그녀는 싱글맘의 고충을 명확히 표현했다.

의지할 남편 하나 없이 아이 셋을 키우며 직장생활까지 묵묵히 해내는 과정은 가히 슈퍼우먼을 떠올리게 했다. 뿐만 아니라 사랑과 우정을 모두 잃은 정신적 고통은 또 어떠하랴. 아이들의 양육비를 받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씬은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자극적이지 않게 일상과 공감, 로맨스로 풍부하게 채워가고 있는 <아이가 다섯>. 서로를 이해하고 화해하는 과정을 통해 가정과 가족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하고자 한다는 이 드라마가 앞으로 또 어떤 스토리를 풀어내며 시청자들과 소통해갈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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