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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결혼계약'에 등장하는 ‘위장결혼’의 법률적 효력은?
드라마 '결혼계약'에 등장하는 ‘위장결혼’의 법률적 효력은?
  • 송혜란
  • 승인 2016.04.28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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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법률

‘위장결혼’이라는 신선한 소재로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주말드라마 <결혼계약>. 이번 달엔 위장결혼이 법률적으로 어떠한 효력을 가지는지, 그리고 그 효력을 다투는 방법 등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글 강신범 변호사(법무법인 청람)

간 질환으로 투병 중인 어머니 오미란을 살려야 하는 한지훈과 돈이 필요한 강혜수. 둘은  이해관계에 따라 진정한 혼인 의사 없이 위장결혼에 이른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오미란은 자식까지 팔아서 살고 싶진 않다며 극구 반대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물론 이 드라마는 한지훈과 강혜수가 위장결혼으로 시작했음에도 곧 서로의 진면목을 알아보고 사랑에 빠지는 스토리로 진행될 것이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한지훈과 강혜수가 위장결혼을 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위장결혼은 법률적으로 어떠한 효력을 가질까? 그 효력을 다투는 방법은 존재할까?

위장결혼의 법적 효력

민법 제815조 제1호에서는 ‘당사자 간에 혼인의 합의가 없는 때’에는 그 혼인은 무효라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당사자 간에 혼인의 합의가 없는 때’의 의미에 대해 “혼인의 의사란 단순히 형식적으로 혼인신고를 할 의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동거, 부양 등 혼인생활을 실질적으로 영위하고자 하는 의사를 의미한다”라는 취지로 판시해 ‘실질설’을 취하고 있다. 즉, 진정으로 부부로서의 공동체를 이룰 의사 없이 다른 목적을 가지고 혼인신고를 한 위장결혼의 경우에는 법률적으로 무효이다. 따라서 한지훈과 강혜수의 결혼은 동거, 부양을 기반으로 하는 혼인생활의 의사 없이 각자 다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루어진 것으로 무효로 귀결된다.

위장결혼의 효력을 다투는 방법

위장결혼의 효력을 다투기 위해서는 가정법원에 혼인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하면 된다. 무효인 혼인의 당사자인 한지훈과 강혜수가 각각 원고가 되어 이를 제기할 수 있음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한지훈과 강혜수의 위장결혼을 반대하는 오미란은 어떨까? 민법은 혼인무효청구권자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지 않지만, 혼인취소청구권자를 4촌 이내의 혈족으로 폭넓게 규정하고 있다. 한지훈의 친모인 오미란은 혼인의 무효를 구할 확인의 이익이 있는 자로서 혼인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즉, 오미란은 자신이 적극적으로 원한다면 단순히 반대의 의사를 표시하는 수준을 넘어 한지훈과 강혜수의 위장결혼의 무효를 재판을 통해 결정지을 수 있는 것이다. 오미란이 혼인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해 승소판결을 받은 다음 판결문을 구청에 제출하면, 한지훈과 강혜수 사이의 혼인관계증명서 기타 공부상 혼인기록을 삭제할 수 있다.

위장이혼의 경우는?

위장결혼보다 훨씬 더 많이 행해지는 위장이혼. 배우자 중 한 명이 다액의 채무를 지고 있는 경우 빚 독촉을 피하기 위해 또는 재산을 은닉하기 위해 위장이혼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법적으로는 이혼을 해놓고 여전히 동거하며 부부공동체를 유지하는 경우에도 위장결혼처럼 무효인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대법원은 이혼의 의사에 대해 “이혼서류를 작성해 접수하기 위한 의사”라고 해석해 ‘형식설’을 취하고 있다. 위장결혼의 경우와는 상반되게 실제로는 이혼을 할 의사가 없을지라도 이혼서류를 접수할 의사만 있으면 적법하게 이혼이 성립된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어찌 보면 위장이혼이라는 용어 자체도 적절치 않다. 법이라는 게 이럴 때 재미있게 느껴지기도 한다. 유사해 보이는 문제에 대해 전혀 다른 결론이나 해석이 도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혼서류를 접수할 의사조차 없었는데 배우자 일방이 독단적으로 이혼서류를 접수한 경우라면 무효로 처리된다.

 

 

 

 

 

 

 

글 강신범 변호사

2004년 제46회 사법시험에 합격. 2005년 2월 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 대한법률구조공단, 서울북부지방법원 소속 국선전담변호사 등을 거치면서 1천500건 이상의 소송을 수행하였고, 현재는 법무법인 청람에서 구성원변호사로 재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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