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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흑돈으로 생햄 제조, 전북 남원 솔마당
지리산 흑돈으로 생햄 제조, 전북 남원 솔마당
  • 김도형 기자
  • 승인 2016.04.28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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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 산업화 성공한 농촌 축산농가 탐방
 

전북 남원의 농업회사법인 ‘솔마당’은 지리산 흑돈 뒷다리로 고소득 육가공품인 생햄을 만들어 판매해 관심을 모은다. 1, 2, 3차 산업을 결합하여 큰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창조경제형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6차산업의 현장인 전북 남원의 솔마당을 찾았다.

취재 사진 김도형 기자

우리나라에도 이런 음식이 있었나? 수많은 돼지 뒷다리가 줄지어 건조되고 있는 건조실은 흡사 유럽의 어느 농가에 와있는 듯한 착각을 들게 만들었다. 입에 집어넣은 잘 건조 숙성된 생햄 한 조각은 어느 고기에서도 맛보지 못했던 환상적이고 중독적인 맛의 세계로 안내했다.
전북 남원 지리산 둘레길 근처의 농업회사법인 솔마당(대표 오인숙, www.solmadang.com)은 지리산생햄으로 유명하다. 지리산생햄은 돼지의 뒷다리를 천일염에 절여서 지리산 청정지역인 해발 500m에서 건조 및 발효한 식품으로 철분, 비타민 B1 및 B2, 단백질, 인산, 칼슘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숙성 중 효소작용으로 근섬유를 분해하여 소화가 쉬운 단백질 발효식품으로 소화가 잘 되는 것은 물론 지방산의 균형이 잘 어우러져 있어 혈액속의 콜레스테롤을 억제한다. 건조 및 발효기간이 무려 1년 반에서 2년여로 대표적인 슬로푸드로 떠오르고 있는 웰빙 육제품인 것이다.
솔마당의 지리산생햄은 서울 강남의 고급 호텔이나 홍대의 와인바 그리고 인터넷 직거래 등을 통해 널리 팔려 나간다. 하몽(돼지 뒷다리) 만들기, 소시지 만들기 등 체험프로그램도 인기 있어 매년 700~800명이 솔마당을 찾는다. 소비자에게 비교적 인기가 덜한 흑돈 뒷다리를 고소득 육가공식품인 생햄으로 재탄생시킨 발상의 전환으로 솔마당은 30~40배의 부가가치를 올려 지난 2014년 7천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인기 없는 돼지 부위 발효 육가공으로 부가가치 높여
 

 

“풍부한 먹거리 속에서도 안전이 걱정 되고 첨가물로 인한 인체의 피해를 걱정하게 되었습니다. 지리산생햄은 지리산속 해발 500고지에서 긴 시간을 통해 숙성하고 발효하면서 깊은 맛과 향을 내며 무엇보다도 우리 식탁에 안전한 먹거리와 건강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정성껏 만들었습니다.”
솔마당 오인숙 대표는 지리산생햄이 무엇보다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지리산생햄은 스페인의 하몽을 벤치마킹 했지만 그보다도 품질이 더 뛰어나다. 명품 생햄을 만들기 위해서는 세 가지 필수조건이 있어야 되는데 최상급 원재료와 천혜의 기후조건, 그리고 오랜 시간의 정성이 그것이라 한다.
지리산생햄이 지금의 성공에 이르게 된 데에는 미국에서 버크쇼 순종을 들여와 한국사람 입맛에 맞게 사육한 오 대표의 남편 박화춘 박사의 역할이 컸다. 그는 국립축산과학원 출신으로 농협중앙회 종돈사업소에 6년이나 근무한 육종 전문가이다.
생햄의 원료인 버크셔 돼지는 살의 조직이 치밀하고 기름은 탄력이 있고 맑으며 누린내가 없으며, 잘 크고 육질이 좋다. 담백한 맛, 단맛, 쓴맛 등 다양한 맛을 지녔고 씹는 식감이 부드럽고 고소하다.
솔마당은 2008년 12월 농촌진흥청 축산과학원, 다산육종과 함께한 돼지 뒷다리를 이용한 발효생햄 만들기 연구과제를 시작, 2009년 12월부터 생햄 만들기에 본격 나섰다. 생햄을 건조 발효하는 데는 온도와 습도를 맞추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해발 500미터 지리산산간지역은 겨울이 길고 환경조건이 좋아 생햄의 건조와 발효에 유리했다. 축산과학원, 전북농업기술원에서의 기술지원과 컨설팅도 큰 도움이 되었다.
현재 솔마당에서 건조 숙성되고 있는 생햄은 600족 정도. 한 족에 250만 원을 호가하기도 하고 평균 100만 원 정도에 판매된다. 솔마당은 지리산생햄의 인기에 힘입어 서울 서초동에 매장인 ‘버크셔케이(K)’를 오픈하기도 했다.
솔마당이 있는 동편제마을은 전북 남원의 관광거점마을로 체험객들이 더 늘어날 예정이다. 고려말 이성계가 왜구를 무찌른 전적지로 남원황산대첩비지가 있으며 지리산 등산 외에 활쏘기, 국악 소리 듣기 등을 할 수 있다. 오 대표는 체험마을 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솔마당에서의 체험프로그램을 빼놓을 수 없는데 돼지 하몽(돼지 뒷다리) 만들기를 통해 훨씬 싼 값에 생햄을 구할 수 있다. 체험비는 인당 하몽 만들기 30만원, 소시지 만들기 7만원이다

 

축산을 활용한 6차산업화로 고부가가치 향상 
전라북도농업기술원 현장지원국장 곽동옥

요즘 트렌드가 웰빙이라고는 하지만 육류 소비를 제외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서구식 식습관의 보편화로 육류 소비는 계속 증가하고 있어,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우유와 돼지고기를 자연치즈, 발효 육제품으로 만들면 축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농가의 소득을 월등히 높일 수 있다.
FTA 등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농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친환경적으로 원료 농산물과 축산물을 생산하면서 이를 가공산업과 연계하고, 농촌의 공간을 활용하여 소득화의 시너지 효과를 거두는 것이 6차산업화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전북은 축산업을 통한 6차산업화로 잘 알려진 임실 치즈마을이 있다. 임실 치즈마을은 마을주민 주도로 낙농, 유가공, 체험관광을 상품화 했고, 남원 영농법인 솔마당을 비롯 축산을 활용한 가공사업장 및 농촌교육농장 등 14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임실 대한목장은 철저한 젖소 사양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1:1 젖소 분양 프로그램, 수제 치즈·요구르트 등 다양한 목장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연간 평균 6천명이 다녀가고 있으며, 도내 100곳 이상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요구르트가 납품되고 있다. 또 부안 뽕의도리 사업장은 지역특화 전략작목인 뽕을 이용해 뽕잎 수제 소시지, 뽕잎 편육, 뽕잎 베이컨을 개발하고, 체험사업을 도입 6차산업화 전환이후 사업규모와 매출액을 3배 이상 늘리기도 하였다.
이제 전북 축산업도 원료 생산 뿐 아니라 2차, 3차 산업화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여가는 전략이 필요하며, 대규모 축산가공업체와 차별화된 믿고 먹을 수 있는 유·육류 제품을 가공·체험 상품화하여 농가의 안정적 소득원 마련과 농촌 활력화를 촉진하는 6차산업 확대에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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