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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대표 여배우 임수정, 영화 '시간이탈자'로 화려한 귀환
충무로 대표 여배우 임수정, 영화 '시간이탈자'로 화려한 귀환
  • 송혜란 기자
  • 승인 2016.05.07 1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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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녀린 몸매, 수줍은 미소…. 30대 여배우가 이보다 더 사랑스러울 수 있을까?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충무로 대표 여배우 임수정이 영화 <시간이탈자>로 돌아왔다. 여전히 소녀 같은 모습 그대로다. 매 작품마다 남심을 사로잡는 그녀의 매력은 무엇일까.

취재 송혜란 기자 | 사진 서울신문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올해로 벌써 배우 생활 15년 차인 배우 임수정. 1988년 한 패션지의 표지 모델로 데뷔한 그녀는 시작부터 신세대 스타의 기질을 뽐냈다. 당시 그녀의 나이 18살이었다. 이후 드라마 <좋은 친구들>과 <흑과 백> 등을 통해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드라마 <학교 4>에서였다. 스타 등용문으로 통했던 <학교> 시리즈 시즌4에서 그녀는 여성스럽고 예민한 오혜라 역을 맡았었다. 무엇이든지 자신의 꿈을 방해하는 것은 가차 없이 잘라버리는 독한 여학생의 캐릭터를 제대로 표현한 그녀는 뭇 대중들의 호평을 받아 냈다. 갓 연극영화학과에 입학해 연기 수업을 받을 때였다. 현대무용이 특기인 그녀에게 무용가를 꿈꾸는 오혜라 역은 안성맞춤이기도 했다. 
첫 영화 데뷔작은 <피아노 치는 대통령>. 대통령의 무남독녀 외동딸 역을 맡은 그녀는 대스타 안성기, 최지우와 이름을 나란히 했었다. 이후 <각설탕>을 통해 단독 주연을 훌륭히 소화해 냈으며, 문근영과 함께 <장화, 홍련>에 출연하며 청룡영화상 및 대한민국영화대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누렸다. 공포감이 물씬 풍기는 집안에서 불안감에 떨면서도 동생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수미의 감정을 잘 표현해 낸 것이 주효했다. 아마도 그녀가 그해 한국영화계를 가장 빛낸 배우 중 한 명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다. 그녀 역시 매 인터뷰 때 “<장화, 홍련>은 내게 매우 중요한 시기였고 애착이 큰 작품이어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후유증

그녀가 평생 잊지 못할 작품이 하나 더 있다. 바로 2004년 세기의 화제작이 된 <미안하다, 사랑한다>. 괴팍하고 거친 차무혁 역을 맡은 소지섭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그녀가 연기한 순정파 송은채 역은 당시 대한민국의 숱한 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손으로 툭 건드리면 상큼하고 달콤한 과일즙이라도 묻어나올 것만 같은 송은채 역이 가녀리고 청순한 그녀와도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했다. 통통통 걷는 걸음마저도 사랑스러운 그녀의 매력이 폭발했던 순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못 말리는 정의파에 악다구니 쓰고 시장통 아줌마처럼 싸우는 모습마저도 귀여워 독보적인 남성팬 층을 확보했을 정도다. 그때 그녀가 입었던 무지개색 니트 원피스와 아이보리 어그부츠는 새로운 패션 트렌드가 되어 없어서 못 파는, 짝퉁까지 난무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아직도 그때의 그녀를 보면 심장이 두근두근 거린다는 남자들이 많다.

여배우의 변신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대성공을 거두자 그녀도 함께 대스타의 가도를 달렸다. 송은채 역으로 제대로 된 매력을 발산해서인지 이후 작품도 주로 순수함과 청순미, 귀여움이 물씬 느껴지는 역할이 대부분이었다. 혹은 보호 본능을 자극한다든지, 착하거나 여려 보이기도 하고…. 장르도 멜로, 로맨스, 드라마 위주로 선택했다. 영화 <각설탕>도 그랬고,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행복>도 마찬가지였다. 잠깐 <전우치> 같은 액션, 코미디 영화에도 출연하기도 했지만 말이다.
그러나 거의 1년마다 하나의 작품을 내놓았지만 그다지 흥행작은 없었다. 그녀도 위기의식을 느꼈다. 그래서 그녀가 한 선택은? 이미지 탈피이었다.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으로 기존의 러블리하고 신비스러운 이미지를 뒤엎는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꾀한 것.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사랑스러운 매력을 한껏 발산하다가도 한순간에 돌변하는 입체적인 캐릭터 정인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낸 그녀는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도발적이고 성숙한 모습으로 색다른 매력을 뽐냈다. 예쁘고 사랑스러운 외모, 완벽한 요리 실력, 때론 섹시하기까지…. 이런 아내와의 이혼을 꿈꾸는 영화 속 남편이 이해도 안 될뿐더러 한심해 보이기까지 했다. 자신만의 독창적인 표현력과 감성으로 캐릭터와 일체 된 연기를 펼친 그녀였기에 가능한 반응이었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물론, 충무로 감독들도 그녀에게 모두 환호의 박수를 보냈다. 그해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과 여성영화인축제 올해의 연기상도 모두 그녀에게 돌아갔다.

그녀의 화려한 귀환

▲ 사진=CJ 엔터테인먼트

<내 아내의 모든 것>으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까지 갖추게 된 배우 임수정. 그녀는 이제 자타 공인 연기파 배우가 되었다. 특유의 섬세한 감성과 아우라를 뿜어내어 충무로 명감독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과 지지를 받기도 쉽지 않을 터. 그럼에도 그녀는 충무로를 대표하는 여배우로 성장했다.
그런 그녀가 이번엔 영화 <시간이탈자>로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다수의 작품으로 흥행력과 연기력을 입증한 그녀의 컴백에 벌써부터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거장 곽재용 감독과 이진욱, 조정석 명품 배우들의 환상 호흡으로 만들어진 <시간이탈자>는 결혼을 앞둔 1983년의 남자와 강력계 형사인 2015년의 남자가 우연히 서로의 꿈을 통해 사랑하는 여자의 죽음을 목격하고, 그녀를 구하기 위해 간절한 사투를 벌이는 내용을 담은 감성 추적 스릴러 영화다. 임수정은 다른 시대에 존재하는 윤정과 소은 1인 2역을 맡아 차별화된 연기 열전을 선보인다.
“1983년도 윤정은 현재의 여성들보다 의상이나 헤어가 여성스러워요.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있어 영향을 줄 만한 것들을 많이 고민했습니다. 현재의 소은을 연기할 때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활발한 것에 초점을 두었고요. 요즘 여성들은 감정을 솔직하게 잘 드러내잖아요.”
시나리오의 흡인력에 반해 이번 영화 출연을 결심했다는 그녀는 단 한 줄도 멈추지 않고 읽은 작품이라며 신작에 대한 애정을 전하기도 했다. 그리고 조정석과 이진욱 두 남배우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요즘은 너무 행복하다고.
영화계 베테랑 배우여서일까. 살수차가 얼 정도로 맹추위에 맨발로 뛰어다닌 추격 신을 회상하면서도 그녀는 힘든 내색이 전혀 없었다. 
“힘든 게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 즐거운 현장이었고, 아직까지도 배우들과 호흡이 정말 좋아요.”
그러나 그녀는 촬영 중간 실제로 손을 다치는 바람에 현장에서 응급 처치하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전해졌다. 그럼에도 그녀는 개의치 않고 열연을 펼쳐 완벽한 배우다운 자세를 보여 줬다는 후문이다. 오히려 다친 본인이 웃으며 스태프들을 격려하기까지 했다고.
곽재용 감독은 그녀에 대한 칭찬 일색이었다. 
“임수정이라는 배우는 수많은 감독이 꼭 한 번쯤 작업해 보고 싶은 여배우예요. 이 영화로 그녀와 함께한 것을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정과 소은 1인 2역을 소화할 수 있는 연기력에, 사랑스러운 느낌까지 최고였어요.”
 
스크린을 벗어나 브라운관으로

임수정은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후 이번 <시간이탈자>까지 쭉 스크린에서만 활동해 왔다. 영화만 고집하는 이유라도 있는 것일까?
“제가 영화를 사랑하고, 또 개인적으로는 한국 영화의 일원으로서 저의 능력을 성장시키며 좋은 작품을 많이 보이고 싶어 하는 바람이 컸어요.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후 드라마 작품을 하지 않은 것은 제작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이에 그녀는 좋은 작품만 온다면 당장 안방극장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최근 사전 제작 드라마 등 제작 환경이 많이 좋아졌더라고요. 좋은 드라마로 팬들을 만나 뵙고 싶은 마음이 커요. 자주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배우로서 노력하겠습니다.”
스크린을 넘어 다시 그녀가 브라운관에 복귀할 수 있을까? 좋은 작품이 그녀의 또 다른 발판이 되어 이끌어 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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