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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 덕에 작가 데뷔한 엄마 소유진
두 아이 덕에 작가 데뷔한 엄마 소유진
  • 권지혜 기자
  • 승인 2016.05.18 0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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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도움 없이 이유식 책 썼어요~”
 

두 아이의 엄마, 요리연구가 백 선생의 아내 그리고 배우, 소유진이 이유식 레시피를 담은 책을 출간했다. 남편의 도움 없이 오롯이 혼자의 힘으로 만든 이유식 레시피와 함께 첫 아이와의 소소한 일상과 추억을 책에 담았다. 아이들이 너무 사랑스럽고 예뻐 죽겠다는 그녀의 얼굴엔 행복이 가득했다.

취재 권지혜 기자 | 사진 양우영 기자 | 자료사진 길벗출판사 제공

“남편 도움 없이 낸 이유식 책, 자신 있어요”

그녀의 남편은 우리가 잘 아는 요리연구가 백 선생, 백종원이다. 요리책을 내면서 남편의 도움을 받을 법도 한데,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남편의 도움을 안 받으려고 노력했다. 남편이 요리연구가이기 때문에 일부러 혼자서 더 열심히 하려고 했다.
처음부터 이유식 책을 내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다. 남편이 육아는 정말 많이 도와주지만, 이유식은 오롯이 그녀의 몫이었다. 아이가 이유식을 하는 시간에는 남편이 출근하고 없기 때문이었다. 문득 혼자서 만들다가 ‘어머, 이유식은 너무 나 혼자 한다’고 생각할 때도 있었다. 그런데 남편의 도움 없이 혼자서 이유식을 만들다 보니 욕심이 생겼다. 정말 남편의 도움 하나 없이 혼자서 레시피를 연구하고 만들었으니 책을 내는 것에 대해 당당할 수 있었던 것.
직접 연구하고 고민해서 아이에게 만들어 준 실제 레시피이기 때문인지 그녀에게서 책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그래도 첫 책인지라 막판에 좀 긴장이 돼서 남편의 도움을 받아 어른 레시피를 추가했다. 그녀가 추가한 어른 레시피는 조금 특별하다. 아이의 이유식을 만들고 남은 재료를 이용해서 만들 수 있는 어른 반찬이었다.
“렌틸콩 같은 건 평소 때는 잘 안 쓰는데, 아이들 먹이는 건 안 아끼니까 한 번 샀다가 몇 번 쓰고 나면 많이 남아요. 저도 똑같은 경험을 했거든요. 그래서 그렇게 남은 것을 가지고 어른 반찬으로 활용하고 싶다고 생각해서 제가 아는 대로 레시피를 짜고 남편에게 자문했죠.”
남편의 도움을 받은 것은 어른 레시피뿐. 이유식은 오로지 그녀의 손에서 탄생했다. 그녀는 “사람들이 제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고, 1등도 하고 싶죠”라며 솔직하게 얘기했다. 자신만의 매력을 듬뿍 담았고, 열심히 만들었기 때문에 자신 있게 권하고 싶다고. 그녀는 재차 “자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구석구석 엄마의 손길을 담다

그녀는 요리를 안 해 봤거나 요리를 해도 이유식은 처음인 엄마들, 워킹맘이지만 내 아이의 이유식만큼은 직접 하고 싶어 하는 엄마들을 위해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히 챙겼다. 재료를 고르는 것부터 손질법, 영양 정보까지 그녀의 손길이 안 닿은 곳이 없다. 전문적인 영양 정보도 직접 공부해서 조언을 받고, 문장 하나 단어 하나 모두 그녀의 손에서 탄생했다. 실제로 이유식을 만들면서 어려웠던 경험을 바탕으로 쌓은 노하우도 접목했다.
“이유식 레시피를 보면 한 끼 분량 위주더라고요. 저는 세끼 분량 정도를 한 번에 만들었는데, 레시피를 보면서 계속 곱하기 3을 해서 만들었거든요. 그게 어려웠어요. 그래서 내 책에는 그냥 그대로 따라 하게끔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처음부터 아예 세 번 먹을 레시피를 넣었어요. 세 개씩 나눠서 보관해 2~3일 정도는 냉장 보관해도 되니까 편하더라고요.”
지금 워킹맘이 된 그녀는 심지어 자신의 책을 보고 둘째 아이의 이유식을 만든다고 한다. 그녀는 자신의 책을 보고 둘째의 이유식을 만든다는 게 웃긴다며 이야기했다.
“솔직히 말하면 첫째 때만큼 열심히 만들진 않아요. 그게 제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촬영 때문에…. 첫째 때는 워킹맘을 위해서 썼는데, 제가 지금 워킹맘이 되니까 진짜 제 책을 보고 만들고 있는 거예요.”
그녀가 책에 더 정성을 쏟고 완벽을 기한 것은 어쩌면 요리연구가 백종원의 아내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그런 부분이 그녀에게 부담으로 다가왔다.
“책을 쓰고 싶은 마음이 항상 있었지만, 실천으로 옮기지는 않았어요. 근데 첫 책이 이유식 책이니까 괜히 ‘결혼해서 남편 도움 받아서 쓰는 거 아니냐’ 이런 말을 들을까 봐 진짜 제대로 하고 싶었어요.”
그녀는 책 중간 중간에 에세이를 넣으면서도 고민을 많이 했다. 어떤 이야기를 넣을까, 지금까지 써 온 일기에서 어떤 부분을 골라서 쓸까 하는 고민이었다. 지금껏 공개하지 않았던 아들의 사진을 책 속에 넣은 것도 ‘이왕 하는 거 내 책이니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직접 찍었던 사진들을 골라 넣으면서 “책을 낼 줄 알았으면 나랑도 많이 찍을 걸…. 저는 거의 작가 역할이라 제 사진이 너무 없어서…” 하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가정적인 남편, 사랑스러운 두 아이, 행복한 엄마 소유진

 

이유식은 그녀 혼자 다 했지만, 남편은 언제나 그녀를 잘 도와준다. 방송에서도 그녀를 위해 요리를 해 준다는 말을 한 적이 있기도 하다. 지금도 함께 먹을 음식이나 첫째 아들이 먹을 유아식은 남편이 많이 해 준다고 한다. 아이가 생선을 먹고 싶어 하면 바로 나가서 장을 볼 정도라고. 아이와도 잘 놀아 주는 일등 남편이다.
“남편은 장 진짜 잘 봐요. 장 보는 게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대요. 그래서 저는 정말 육아가 즐거워요. 뭐만 먹고 싶다고 하면 “어, 없네?” 하면서 장 보러 나가고, 그냥 있는 거 먹겠다고 해도 굳이 나가서 사오더라고요.”
요리연구가 아빠에 요리를 잘하는 엄마를 둔 덕분인지 아들 용희의 식성은 고급지다. 음식을 잘 해 주고 잘 먹긴 하는데 약간 까다로운 편이라고 한다. 그런 걸 남편은 좋아하고 재미있어한다고. 그녀는 아이가 음식을 안 먹는다고 하면 ‘좀 먹어 줬으면’ 하고 생각하는데, 남편은 “아~, 이 자식이 까다로워~” 하면서 다른 걸 해 주는 걸 재미있어 한다. 이런 소소한 일상 하나하나가 그녀에겐 더없이 행복한 느낌이다.
아이를 키우면 보통 육아 스트레스가 있기 마련인데, 그녀는 육아 스트레스를 거의 느끼지 않고 있다. 뭐가 있을까 곰곰이 생각하다가 떠올린 건 촬영이 늦게 끝나 집에 들어갔는데 자지 않고 있으면 조금 힘들다는 정도다. 간신히 힘든 점을 떠올릴 정도로 지금 그녀의 일상은 아이와 남편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하다.
“이유식을 아이가 안 먹으려고 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어서 답답했죠. 근데 그냥 주문을 외웠어요. 얘가 살면서 얼마나 나를 힘들게 할 건데, 이유식 안 먹는 거로 상처받지 말자. 이렇게. 벌써 아무것도 아니더라고요. 이유식 안 먹는 건 아주 사랑스러운 말썽이죠. 사랑스러워요. 지금은 너무 예쁠 때라, 뭘 해도 예뻐요. 귀여워 죽어요. 엄마가 되니까 너무 좋아요.”

일과 육아, 두 마리 토끼 모두 잡다

그녀는 최근 드라마 <아이가 다섯>으로 성공적인 복귀를 했다. 모든 워킹맘의 바람인 일과 육아, 두 마리 토끼 잡은 셈이다. 그녀의 비결은 집중이다. 현장에서는 드라마에 집중하고, 집에서는 오로지 아이에만 집중한다. 심지어 집에는 대본을 들고 가지 않을 정도. 그녀는 이런 철칙을 가지고 촬영 현장에서 쉬는 시간에도 다른 날 촬영할 대본을 외운다고 한다.
이런 철칙을 잘 유지하기 위해 그녀가 노력하는 것은 ‘진짜 나를 찾는 것’이다. 그것은 엄마가 되면서 더 잘 이루어졌다.
“엄마가 되니까 여유로움이 생기는 것 같아요. 잡생각이 많았었는데, 그런 게 없어졌어요. 나에 대한 자잘한 생각들 말고도 아이들이고 남편이고 생각할 게 너무 많으니까. 나에 대해서는 중요한 것만 생각하면 되니까 단순해지는 것 같아요.”
그녀는 엄마가 되어 진짜 중요한 것만 잡고 생각할 수 있는 관록이 생겼다. 진짜 중요한 걸 찾게 되고, 일까지 시작해 하루하루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지금이 정말 좋다. 둘째 아이를 낳고 시작한 드라마도 호평을 받고 있어 더없이 행복하다. 첫째 아이와의 추억이 담긴 이유식 책을 출간하면서 둘째 아이와의 추억을 담은 유아식에 대한 욕심도 보인 그녀. 사랑스러운 이 가족의 일상을 또 한 번 들여다볼 수 있기를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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