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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과 PB가 만났을 때
로봇과 PB가 만났을 때
  • 송혜란
  • 승인 2016.05.27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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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재테크

인간의 지적 능력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실현한 기술, 인공지능. 자산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로보어드바이저’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과 자산관리 고문을 뜻하는 어드바이저가 만나 탄생한 로보어드바이저가 과연 자산관리에 있어 만능이 될 수 있을까?

최성호(우리은행 수석 애널리스트)

자산관리 알파고, 로보어드바이저

지난 몇 년간 세계 바둑계의 최고수로 활약했던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의 바둑 대결이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다. 수만 가지 묘수와 창의적인 움직임이 생명인 바둑에서는 결코 로봇이 인간의 영역에 도전할 수 없으리라는 세간의 예상을 깨고 알파고가 이세돌을 4대 1로 꺾으면서 바둑계의 탄식과 IT업계의 환호가 엇갈렸다. 인공지능을 향한 관심이 쏟아질수록 미래에 대한 인류의 기대와 두려움도 함께 커졌다.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은 인간의 지적 능력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실현한 기술이다. 자산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과 자산관리 고문을 뜻하는 어드바이저가 결합해 금융권 PB들의 막강한 경쟁자가 탄생한 것이다.
로보어드바이저는 고객의 투자 성향, 감내할 수 있는 손실 정도, 목표수익률 등에 따라 투자자를 위한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은행 또는 증권사 PB가 직접 고객의 자산 현황과 금융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추천 상품을 제시하는 자산관리 서비스의 기존 틀이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금융 데이터, 상품 데이터 등을 분석해 자동으로 포트폴리오와 추천 상품을 제시하고, 사후관리까지 해준다. 또한, PB 고객의 전유물이었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저렴한 비용으로 일반 고객에게도 제공할 수 있어 자산관리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만능일까?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금융권에서도 관련 상품의 출시가 늘고 있다. 다만 해당 상품에 투자할 때 기대치는 좀 낮춰야 할 것 같다. 알파고는 전 세계에서 출시된 바둑 관련 프로그램 중 최고의 기술 수준을 갖추었다. 그러나 국내에서 판매된 로보어드바이저 관련 상품은 아직 그 능력을 충분히 검증받지 못한 상태다. 과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의 성향을 반영한 포트폴리오를 제공해 손실 확률을 줄여 줄 수 있지만, 고수익이 보장된 상품은 아니라는 의미이다.
장기 투자할 경우 시중 금리 이상의 양호한 성과를 보일 가능성이 크지만, 단기간에 탁월한 성과를 안겨주지는 않는다. 알파고는 주어진 판세에서 이길 가능성이 가장 큰 위치를 찾아다닌다. 로보어드바이저도 현재 시장 환경에서 큰 위험 없이 성과를 안겨 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고객에게 추천한다. 누구도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지만, 확률적으로 좋은 수익이 기대되는 투자처에 반복적으로 투자한다면 평균 이상의 초과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환경 변화에 심리가 흔들릴 수 있는 인간과 달리 로보어드바이저는 어떤 상황에서도 동요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알파고의 승리 원인은 뛰어난 연산력에도 있지만, 불리한 환경에서도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는 점이 작용하였다. 정말 앞으로 워렌 버핏을 능가하는 로봇 PB가 나올지도 모르겠다.

 

 

 

 

 

 

최성호는...
현 우리은행 WM사업단 수석 애널리스트
전 한국은행 외화자금국 과장.
대우경제연구소와 국민연금기금 운용본부를 거쳤으며,
연기금과 외환보유고 등 국부자산 관리를 9년 동안 담당한 자산운용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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