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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나들이 장소로 딱! 광장시장-청계천 즐기기
가벼운 나들이 장소로 딱! 광장시장-청계천 즐기기
  • 최효빈
  • 승인 2016.05.27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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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기행
 

오피스 라이프에서 벗어나 주말 동안 가볍게 나들이를 떠나고 싶지만 육체적, 정신적 소비가 걱정된다면 여기를 주목해 보자.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활기찬 먹시장과 산책하듯 걸으며 간만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광장시장-청계천 코스를 소개한다.

글 사진 최효빈 기자

한때 좌우명이 ‘시간 날 때 놀자’였던 나는 20대엔 무조건 많이 놀고 많은 것을 경험하며 뭐든 많이 남겨야 한다고 믿었다. 때문에 당장 사 먹어야 하는 점심 값을 아껴서라도 여행 자금을 넉넉하게 준비했으며, 밤을 새우는 한이 있더라도 잠보다 매력 있는 사람, 잠보다 매력적인 곳에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애쓰곤 했다.
그랬던 나에게, 일단 뭐든 경험해 보자던 나에게 일생일대의 위기가 찾아오게 되니, 그의 이름은 바로 ‘취업’.
줄어들기는커녕 해소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고단함’이라는 큰 장벽을 이길 수 없었던 나의 비루한 체력은 입사와 동시에 ‘경험주의’를 포기하게 만들었고, 그렇게 나의 주말은 극세사 이불과 아이패드, 그리고 만 원어치의 군것질에 점령당하곤 했다.
어쩌다 용기 내어 서울 근교로 주말 나들이를 다녀온 뒤면 한 열 배는 더 커져버린 듯한 피곤함과 월요병에 더욱 더 격하게 ‘이불 밖은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곤 했으니, 주말에 집이 위치해 있는 인천을 벗어나는 일은 마치 특별한 행사와 같이 여겨지곤 했다.
아니, 그렇게 여겨지고 굳어지려던 찰나 담당하게 된 ‘서울 기행’이라는 기사. 서울 곳곳에 위치한 다양한 명소를 다녀와 감상을 써야 하는 본 기사는 ‘인천 집순이’, ‘인천 카페순이’를 서울로 이끌었고, 주말에 어쩔 수 없이 이불 밖을 벗어나야 하는 사태를 맞이한 나는 최대한 짧은 이동 경로로 최대의 재미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장소를 고심하기 시작했다.
고민의 고민을 더 한 결과 찾게 된 코스가 바로 ‘광장시장-청계천-DDP 코스’.
비교적 단거리 안에서(걸어갈 수 있다.) 먹거리와 즐길거리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이 코스는 많은 육체적, 정신적 소비를 원하지는 않지만 주말을 알차게 기분 전환하며 보내고 싶은 사람들에게 딱 추천할 만한 코스이다.
자, 이제 그럼 떠나 볼까. 종로5가역 8번 출구 근처에 위치한 육횟집에서 싱싱한 육회 한 접시를 해치우는 것과 동시에 시작되는 광장시장 먹거리 투어는 시장 안에 펼쳐진 마약김밥과 국수, 전, 닭발 그리고 각종 튀김 등을 골라 먹으며 이어 나갈 수 있는데, 다양한 음식들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빈대떡’이다. 어른 손바닥만 한 크기로 두툼하게 부쳐진 빈대떡은 부드러우면서도 바삭바삭한 식감을 자랑한다.
오랜만의 광장시장에 들뜬 나머지 사진은 까맣게 잊은 채 빈대떡 두 장과 막걸리를 쿨하게 시킨 나는 빈대떡을 조그맣게 떼어 입속에 넣고 섞지 않은 막걸리를 맑게 한 잔 들이켰는데…. 아아, 뜨겁고 느끼한 빈대떡과 어우러지는 시원하고 담백한 막걸리의 조화란!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시간 날 때 맛보자’ 정신이 되살아나는 듯한 기분이었다.
사실 술을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많아 봤자 한두 달에 한 번 정도 술을 마시는 나는, 오랜만에 마신 탓이었는지 낮술 탓이었는지, 그것도 아니면 북적북적한 시장 분위기 탓이었는지 그냥 그렇게 쉽게 취해 버리고 말았는데, 의식이 있는 채로 알딸딸해진 기분이 꽤 좋게 느껴졌다.
음식을 다 먹었다면 시장 입구 반대 방향으로 걸어 나와 청계천으로 갈 수 있다. 길게 죽 이어진 청계천을 따라 걷다 보면 DDP가, 혹은 시청이 나오는데, 거리가 그리 멀지 않은데다가 잔뜩 부른 배를, 또는 알딸딸해진 술기운을 깨기에도 안성맞춤이기 때문에 꼭 청계천을 따라 산책하기를 추천한다.
사실 본 기사의 촬영일은 3월 말로, 아직 봄이 채 오기 전의 시기이기 때문에 사진이 다소 빈약해 보일 수 있으나, 지금은 각종 꽃과 나뭇잎들로 더욱 푸르른 상태라고 하니 더운 여름이 오기 전 꼭 한 번 들러 보기를 추천한다.
짧지만 굵었던 광장시장-청계천 여행. 조만간 낮보다 더 화려하다는 청계천의 야경을 구경하러 꼭 한 번 다시 들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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