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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들텃밭 최초 기획자 조기진
노들텃밭 최초 기획자 조기진
  • 송혜란
  • 승인 2016.06.29 1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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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무농법, 유기농업의 즐거움
 

서울 용산과 동작을 잇는 한강대교의 중심에 위치한 노들섬. 섬의 언저리에는 도시농부를 자처한 시민들이 모여 가꾼 노들텃밭이 자리해 있다. 인간에게 해로운 6가지를 사용하지 않는 자연순환 유기농업의 실천지이기도 한 노들텃밭의 최초 기획자 조기진 씨를 만났다.

취재 송혜란 기자 사진 양우영 기자

2007년 본래 민간 소유지였던 노들섬에 오페라하우스를 짓겠다던 서울시가 약 270억원을 주고 구입한 땅이 여러 반대 여론에 부딪혀 한동안 공터로 남아 있었다. 그냥 두기는 아까운 땅이었기에 한시적으로나마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던 중 서울시의 한 공무원이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지금 노들텃밭의 시초가 되었다.
‘텃밭 어때요?’
‘일단 한번 해봅시다!’
언제든지 다른 좋은 기획이 나오면 그때 또 새로운 것을 하기로 의견이 모이자 2011년 늦겨울부터 노들텃밭의 구체적인 기획이 시작되었다. 당시 귀농텃밭보급소에서 근무하던 조기진 씨는 한 직원을 추천을 받아 잠시 파견직으로 첫 기획에 참여했다. 5개월간 촘촘한 기획 끝에 개장한 노들텃밭은 곧 도시농업공원으로 탄생되었다. 최초 기획의도는 단연 자연순환 유기농업이었다.
“일단 6무농법이라고 해서 농약부터 화학비료, 제초제, 밑거름, 비닐, 경운까지 일체 사용이 금지되어 있어요. 더 세세하게는 텃밭 안에 자가용 진입도 안 되고, 취사는 물론이거니와 저희는 심지어 쓰레기통도 두지 않습니다.”
유기농업이 환경에도 좋을 뿐더러 유기농 작물이 사람의 건강에도 유익하다는 그의 신념이 한몫했다.
“유기농으로 키운 작물은 일반 관행농으로 재배한 채소, 과일보다 맛적인 측면에서도 훨씬 우수합니다. 신선도도 오래 가고요. 냉장고에 두 작물을 함께 넣어두면 그 차이를 바로 알 수 있을 거예요. 화학비료를 쓴 야채는 금방 시들지만, 유기농 제품은 설사 숨이 죽었다 하더라도 물만 닿으면 금방 파릇파릇해집니다.”

도시농업공원의 농촌문화 체험 행사

노들텃밭에서 그가 하는 역할은 굉장히 광범위하다. 그가 속한 소속의 정식적인 명칭이 노들텃밭지원센터인 만큼 텃밭 운영부터 시민들이 농촌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 진행하고 있다.
“노들텃밭도 도시농업공원이잖아요. 텃밭을 분양받아 직접 경작하는 사람 외에도 일반 시민들이 언제든지 찾아와 농촌문화를 체험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감자를 키우기 위해 씨앗을 심고 가꾸며 수확까지 모든 프로세스를 시민들과 함께합니다. 수확한 작물로 같이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요. 꼭 농사와 관련된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간혹 음악회나 영화제를 열기도 해요.”
가끔 야채가 많이 남아돌 때는 조금씩 모아 주변의 아동복지센터에 기부하는 일에도 보람을 느끼고 있다는 조기진 씨. 그는 오는 5월 27일에 진행될 예정인 모내기축제 홍보에도 열의를 보였다.
“노들텃밭에 3대 축제가 있는데요. 모내기축제와 벼베기축제, 김장축제입니다. 5월 말에 강원도 홍천에서 소 두 마리가 와 서리질을 하며 모내기 행사를 할 거예요. 당연히 저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다 함께 참여하지요. 모내기를 끝낸 후에는 논두렁에 둘러앉아 먹걸리도 한잔 기울이고…. 재미있는 행사니까 많은 분들이 놀러 왔으면 좋겠어요. 마침 그때 텃밭 장터도 열리거든요.(웃음)”
 
농사의 즐거움

자신이 관리하던 논을 손보다가 잠시 인터뷰에 참여한 그는 포도송이처럼 굵은 땀을 흘리면서도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농사를 통해 느끼는 즐거움이 가득하기 때문일 터. 도시농부가 되기 전 13년간 도서관에서 근무했다는 그는 사실 그때부터 귀농에 대한 꿈을 키웠다고 한다. 어릴 적 부모님이 농업에 종사하며 농사와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가정환경에서 자란 그에게는 늘 농사에 대한 향수가 있었다. 젊었을 때 조금씩 준비하려던 차 들어온 노들텃밭 기획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인 이유도 그 때문이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농사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작은 텃밭을 경작하는 것밖에 없잖아요. 자연스럽게 도시농부에 눈을 돌리다 적극적으로 활동하게 되면서 귀농텃밭보급소로 이직했고, 노들텃밭을 기획하면서는 아예 서울시의 정식 직원이 되었죠. 농사가 참 미래의 답이 없는 분야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더라고요. 여건상 시골에 땅도 좀 있으니 때가 되면 꼭 귀농할 겁니다.”
 
텃밭이 주는 치유 효과

그가 이렇게까지 귀농에 확신을 갖게 된 데에는 노들텃밭을 통해 변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가장 가까기에서 지켜본 경험도 큰 보탬이 되었다. 노들텃밭에서 텃밭을 가꾸는 사람들은 나이 든 연령층부터 가족 단위로 함께 오는 초·중·고등학생, 20~30대의 대학생들 등 다양하다. 대학 동아리 친구들이 한데 모여 텃밭을 경작하기도 하고, 대안학교 학생들도 단체로 와 텃밭 가꾸기에 한껏 열을 올리고 있다.
“대안학교 학생들의 경우 5년째 계속하고 있는데요. 그들에겐 텃밭가꾸기가 하나의 교육이 되고 있습니다. 교실에 갇혀 수업 받는 것보다 이렇게 밖으로 나와 직접 밭에 거름이나 물을 주고 자신이 심은 작물이 커 가는 것을 보며 엄청난 성취감을 느끼고 있어요. 도시에서 경험하기 힘든 새로운 체험을 하면서 성격도 훨씬 생기 있어졌어요. 우울증이 있던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금세 회복하고요. 텃밭이 주는 치유 효과는 탁월하죠.”
간혹 경쟁률이 치열한 텃밭 분양에 떨어져 사정사정하며 밭을 좀 내어달라는 우울증 환자가 찾아올 때면 선뜻 자신의 밭까지 양보해주고 싶다는 조기진 씨. 그가 앞으로 노들텃밭을 넘어 오랫동안 품어온 귀농의 꿈을 곧 실현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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