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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려한 야생화로 물든 청와대 사랑채를 거닐다
수려한 야생화로 물든 청와대 사랑채를 거닐다
  • 송혜란
  • 승인 2016.06.29 1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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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 문화산책 <우리 꽃, 우리 옷에 스미다>
 

서촌의 가장 큰 매력은 고즈넉함에 있다. 관광객으로 북새통을 이루는 주말을 제외하면 더욱 그렇다. 매일 살다시피 하는 동네이지만 아직도 기자는 그 운치에 매료되어 있다. 발길 닿는 곳곳마다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갤러리가 즐비해 있는 것도 백미다. 따뜻한 햇볕이 온몸을 감싸듯 안기던 따사로운 그 날엔 청와대 사랑채를 거닐어 보았다.

취재 송혜란 기자 사진 양우영 기자

청와대 사랑채에 수려한 야생화가 물들었다는 소식이 있었다. 한옥 샛길을 산책 삼아 걷다 내친김에 그곳까지 가보자 싶었다. 마침 야생화 특별 전시회 <우리 꽃, 우리 옷에 스미다>가 열리는 날이었다. 10분도 채 되지 않아 도착한 사랑채에는 우리네 전통문화를 엿볼 수 있는 다양한 볼거리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가장 돋보인 것은 단연 야생화를 테마로 한 전시물들이다.
한국의 문화적 원천은 자연의 질서에 있다고 했다. 우리 선조들 역시 일찍이 인간의 생활은 자연의 일부임을 깨닫고 이를 거스르려 하지 않았다. 옛 생활의 흔적을 보면 일부러 꾸미려고 애쓰지도 않았을뿐더러 외려 자연의 문양을 가구에 접목하려는 노력이 도드라진다. 그중 꽃문양은 자연과의 조화와 미적 감각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사료가 된다. 서울시무형문화재 11호이자 침선장 이수자인 참여 작가 조경숙은 <우리 꽃, 우리 옷에 스미다>를 기획하며 꽃문양이 유독 자주 나타나는 여러 유물을 집대성해 놓았다.

우리 공간에 들어온 우리 꽃

청와대 사랑채의 기획전시실 안에 들어서면 일단 봄의 전령 매화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매화는 익히 우리의 전통복식인 한복 저고리의 문양으로 수없이 수놓아진 꽃이라 익숙할 법도 하지만, 거대한 벽면 한곳에 드리우진 매화는 조금 색다르게 다가온다. 아름다움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거기에 고풍스러운 붉은 컬러에 우리 꽃이 참 수려하게도 그려진 애기장부터 온화한 색을 내뿜는 연꽃등, 들꽃무늬 등 전통생활 공간에 자리 잡은 꽃문양은 시선을 압도하기 충분하다. 가까이에서 보아야 더욱 아름답다고 했던가. 멀리서 보았을 때 그저 그라데이션 된 소품으로만 보였던 들꽃무늬등은 수많은 들꽃이 점점이 자리 잡고 있어 그 작품성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우리 꽃은 가구뿐 아니라 자수가 가능한 생활용품에도 다양하게 사용되었다. 이는 부귀영화와 다복, 장수 등의 의미를 지니기 때문일 터. 형형색색 아기자기하고 전통의 빛깔을 우아하게 표현한 수저집부터 버선본집, 진주낭, 타래버선, 조각보자기는 아담해 귀염성까지 엿보인다. 우리 꽃을 자수나 금박으로 화려하게 표현한 어린이 한복에는 건강과 미래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과 염원이 담겨 있었다. 특히 자수저고리는 앞뒤길에 모란과 매화, 나라꽃 등을 수놓는가 하면, 색색으로 매듭을 달아 더욱 화려해 보였다.
우연히 들린 전시회에서 점점 사라져 가는 우리 전통복식과 꽃문양이 깃든 한국적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유익한 시간. <우리 꽃, 우리 옷에 스미다> 전은 특히 삼국시대부터 통일신라기, 고려시대, 조선시대까지 이어지는 역사 속 꽃문양의 특성까지 두루 살펴볼 수 있어 꽤 뜻깊은 경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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