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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개발 국가를 돕는 착한 거래 공정무역, 에이피넷 채은아 대표·안민지 간사
저개발 국가를 돕는 착한 거래 공정무역, 에이피넷 채은아 대표·안민지 간사
  • 김이연 기자
  • 승인 2016.06.29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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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닉 피플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공정무역에 대한 관심도 늘었다. 공정무역은 저개발 국가의 생산자에게 정당한 임금을 지불하고 친환경적인 상품을 국내에 소개하는 착한 무역거래다. 이왕이면 건강도 생각하고 좋은 일에도 일조하면 상부상조 아닐까? 우리나라에 최초의 공정무역 유기농 설탕인 ‘마스코바도’를 소개한 공정무역 1세대, 에이피넷 채은아 대표와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안민지 간사를 만나 공정무역 이야기를 나눴다.

취재 김이연 기자|사진 양우영 기자

우리가 매일 마시는 커피에는 원두와 더불어 저개발국가 아동들의 눈물이 담겨 있다. 커피는 노동착취가 가장 심한 생산품이다. 생산자의 3분의 1이 15세 이하의 아동으로 미취학 아동까지 포함되어 있다. 하루 10시간 이상의 고역에 시달리며 노동한 대가는 300원. 세계적으로 천문학적인 양을 소비하는 설탕, 초콜릿, 올리브유, 후추 등도 마찬가지다.
공정무역은 이러한 불합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생겨났다. 공평하고 정당하게 대가를 지불하며, 지속적인 거래로 안정적인 미래를 보장하는 전 세계적인 운동이다. 친환경적인 생산 방식으로 환경을 보호하고 소비자의 건강까지 생각하니 소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우리나라에 처음 공정무역 유기농 설탕을 소개한 에이피넷

2003년에 설립된 에이피넷은 두레생협연합회의 공정무역 담당 자회사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지 않는 유기농 설탕이나 올리브유를 저개발국에서 공정무역의 형태로 수입한다. 공정무역 생산자 파트너들과 다양한 현지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국내 캠페인 사업도 담당한다.
에이피넷은 우리나라에 처음 공정무역 식품인 유기농 설탕 ‘마스코바도’를 들여왔다. ‘마스코바도’를 수입하게 된 것은 조합원(소비자)들의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실생활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조미료 중 하나가 설탕인데,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건강한 설탕을 수입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요구를 수렴한 후 1년간 조합원들과의 토론을 거쳐 필리핀에서 생산하는 전통 설탕인 ‘마스코바도’를 수입하게 되었다. 이후 올리브유와 커피를 점차 수입해, 현재 필리핀, 팔레스타인 등 7개국에서 10가지 품목을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우리가 먹는 공정무역 제품, 어떻게 소비자와 만나나

에이피넷은 국내에서 생산이 안 되거나 자급이 어려운 품목을 취급한다. 국내에서 생산이 되더라도 생산량이 현저히 적거나 공정무역 품목으로서 필요와 요구가 있으면 수입하기도 한다. 또 친환경, 유기농 등 자연친화적인 방식으로 생산된 품목을 우선 취급한다. 생산지는 에이피넷이 직접 개발하거나 기존 생산지 중 국제공정무역인증 기구(FLO, WFTO 등)의 인증을 받은 생산지와 거래한다. 안민지 간사는 기존 생산지의 경우 아시아민중기금이라는 국제 네트워크와 공정무역기구 홈페이지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선정한다고 밝혔다.
“아시아민중기금의 경우 공정무역 제품 수입업체뿐만 아니라 저개발국가의 생산자 단체들도 포함되어 있어요. 또 공정무역 인증을 가지고 있는 농가들도 공정무역기구에서 찾아볼 수 있어요. 그 중 공정무역 생산지를 선정해 답사 후 최종결정을 하게 되죠.”
수익에 대해서는 “일반 시장이 아닌 생협 조합원들에게 공급할 물량만을 수입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해 안정적인 편이다.”라고 말했다. 

공정무역기금이 만들어낸 삶의 변화

공정무역 상품에는 일정 금액의 공정무역 기금이 포함되어 있다. 우리가 상품을 구매하면 기금이 모여 저개발국 생산자들에게 전달되는 것이다. 먼저 에이피넷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네그로스바르크프로젝트’라는 대출 사업이다. 생산자들이 필요한 프로젝트를 제안하면 에이피넷에서 해당 금액을 대출해주고 1년 뒤에 저리로 돌려받는 형식이다.
자체적으로 기금을 전달하기도 한다. 2012년 필리핀에 광범위한 태풍이 덮쳤을 때 피해 복구를 위해 모금을 전달했다. 2014년 팔레스타인 내전 때는 올리브나무를 심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올리브나무는 팔레스타인의 주요 생계 수단으로, 천 년이 넘은 나무들까지 파괴되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일상의 변화가 눈에 띈다. 공정무역을 통해 안정적인 수입이 생기면서 전기 등 여러 가지 시설을 확충하게 되었고, 아이들은 학교에 가게 되었다. 특히 대학교를 마친 아이들은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마을에 적용해 선순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사탕수수 농장에서 저임금을 받고 노동착취를 당하던 사람들은 이제 자신의 땅을 소유해 사탕수수뿐만 아니라 쌀과 채소를 심고 가축을 기르면서 자급할 수 있는 삶을 살게 되었다.
안민지 간사에 따르면, 다니엘 생산자소공동체 의장은 자신이 생산한 설탕을 어떤 사람들이 먹게 되는지 얼굴을 볼 수 있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내가 생산한 사탕수수를 실제로 누가 먹게 되는지 알 수 있고, 공정무역을 통해 정당한 임금을 보장받는 것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점이 이점이라고 하셨어요. 저희도 생산자들에게 도움이 된 만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사업을 계속 진행할 계획이에요.”

알려지지 않은 더 많은 생산자와 교류하고 싶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윈윈인 공정무역상품에 관심을

채은아 대표는 공정무역기구에 가입되지 않은, 그 개념조차 생소한 정말 어려운 생산자들을 찾아 교류하고 싶다며 바람을 말했다.
“더 많은 공정무역 생산자를 지원할 수 있고, 조합원들에게도 안전하고 건강한 상품을 공급할 수 있는 루트를 찾고 싶어요. 지금까지는 체계가 좀 잡힌 생산자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했는데, 앞으로는 삶의 기반이 없는 어려운 곳을 찾아서 첫 단계부터 세워나가면서 함께 꿈을 만들어나가는 파트너십을 맺고 싶어요.”
안민지 간사는 공정무역 상품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는 말을 전했다.
“공정무역상품을 소비할수록 생산자에게 더 큰 도움이 되고, 소비자는 친환경이나 유기농의 고품질 상품을 제공받게 되는데요. 장기간의 지원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설탕이나 커피부터 공정무역 제품으로 하나씩 바꿔보면 어떨까요?”
공정무역은 대표적인 바이콧(Buycott) 운동으로, 구매라는 일상적인 행동을 통해 저개발국가 생산자들을 지원할 수 있다.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일으킬 수 있다는 나비효과처럼, 작은 변화가 세상을 바꾸는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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