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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닉 스토리-양주 초록지기마을의 대표, 박상덕 위원장
오가닉 스토리-양주 초록지기마을의 대표, 박상덕 위원장
  • 송혜란
  • 승인 2016.07.27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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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농촌체험지 성공 사례를 말하다
 

경기도 양주시 북쪽의 감악산 자락에 위치한 초록지기 마을. 예로부터 감악산 아래 푸른 대나무가 무성한 것이 흡사 꽃과 같다 해 ‘황뱅이’라 불린 아름다운 곳이다. 지금은, 친환경 농촌체험의 적격지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이른 아침, 박상덕 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양주 초록지기마을을 찾았다.

취재 송혜란 기자 사진 양우영 기자

서울에서 내리 1시간 반을 달리고서야 도착한 초록지기마을. 소문만큼이나 푸르른 숲이 저수지를 품에 안은 듯 산과 물의 조화가 잘 어우러져 있었다. 아름다운 산천과 더불어 다양한 전통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잊혀 가는 우리 내 생활풍습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것은 이 마을의 묘미다. 삼시세끼 푯말을 받아 하루 종일 동네를 돌아다니며 아무런 작물이나 따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관광 상품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오리와 우렁이 친환경 농법을 이용해 쌀을 재배함으로써 어린아이들의 현장학습 장소로 각광받고 있으며, 이외에도 가족이나 친목단체로 오는 체험객을 위해 두부 만들기, 다식 만들기, 목공예, 짚공예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뿌리 깊은 역사와 아름드리 느티나무로 유명한 천연기념물 ‘남면 황방리 느티나무’, 자연생태공원으로 주말이면 관광객들로 북새통이 이룬다.

산과 들의 푸르름을 지키다

푸르른 녹음을 지나 초록지기마을 체험관으로 발길을 옮기자 아이들과 한창 두부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는 박상덕 위원장을 만날 수 있었다. 마을을 대표하는 위원장으로서 그는 기자를 보자마자 마을 소개에 열의를 보였다. 초록지기의 ‘초록’은 산과 들, ‘지기’는 지키다의 뜻이라고 한다. 즉, 산과 들의 푸르름을 지키는 마을, 초록지기마을이 되었다.
“2005년 농진청에서 하는 시범사업에 공모해 2007년부터 첫 체험객을 받기 시작했어요. 상표를 등록하고 체험을 한 지는 10년이 넘었죠. 마을 주민들 중 실질적으로 농사가 전업인 분이 30%, 40%는 겸업이고요. 나머지 30%는 도시에서 살다 귀촌한 분들이 펜션을 지어 농촌생활을 즐기고 있어요. 다들 좋은 분들이시라 다른 체험마을과 달리 협조가 잘 되어 참 기분이 좋아요.”
인터뷰 내내 싱글벙글 웃음이 가득한 그는 올해 심은 농산물이 수확도 전에 다 판매가 끝났다고 좋아했다. ‘선주문, 후농사’ 시스템인데, 요즘같이 공급량이 늘어도 판매가 안 되어 힘들어하는 농민들에게 큰 귀감이 된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친환경 농사와 체험이라는 장점들 때문이죠. 직접 와서 감자도, 옥수수도 심어본 분들이 이 농산물들이 어떻게 친환경적으로 자라는지 잘 아시니까 올해 작물을 가져가시는 분이 내년도 것까지 예약을 해놔요. 가끔 ‘올해 우리 것 심으셨죠?’ 연락도 하고요. 초록지기마을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농산물은 공판장으로 가지 않고 동네 체험객들에게 다 소비되고 있어요.”
1년간 생산한 모든 농산물이 바로 소비자에게 판매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초록지기마을 농민들의 수입도 꽤 짭짤한 편이다. 가격이 다소 비쌈에도 자신이 먹을 농산물이 어떻게 길러지고 있는지 미리 보고 간 소비자들의 믿음도 꽤 공고하다. 박상덕 위원장의 말처럼 친환경 농사와 체험이라는 장점이 크게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친환경 작물의 고집

소비자들의 신뢰가 두터운 이유도 분명 있다. 바로 친환경 작물을 향한 초록지기마을 사람들의 고집 때문이다.
“한시적으로 우리가 두부만들기 체험을 못 할 때가 있어요. 꼭 우리 마을에서 생산된 콩이어야만 하거든요. 요즘 시장에서 판매되는 콩 중에는 유전자 변형 콩이 너무나 많아요. 전통 콩과 유전자 콩이 무엇이 다른지 구별하기도 어려워 아예 외부에서는 콩 자체를 들여오지 않습니다. 콩 수확률이 꽤 되지만 그만큼 판매량도 많아 저장고에 있는 콩이 떨어지면 두부만들기 체험은 당분간 못하는 거예요. 철저하게 그 원칙을 지키고 있어요.”
산간 지역인 초록지기마을은 친환경농사를 짓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굳이 농약을 뿌리지 않아도 병충해가 농산물을 공격한 틈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초록지기마을의 특산물로 쌀이 가장 유명한데, 이들 작물은 모두 오리농법과 우렁이농법으로 재배된다. 오리농법은 자연과 농사가 공생하는 것으로 농약과 화학비료 대신 오리를 이용해 해충과 풀들을 없애고 유기질 비료를 생산해 지력을 높여 농사를 짓는 방법을 말한다. 우렁이농법은 농사에 있어서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우렁이를 방사해 논에서 잡초와 풀을 방제하는 농법이다. 우렁이 농법에 주로 사용되는 왕우렁이는 토종우렁이와는 형태만 비슷할 뿐 알로서 번식하는 아주 다른 종류다. 왕우렁이는 폐호흡을 통해 물속 밑바닥을 배, 다리로 기어 다니며 생활하지만 먹이를 먹거나 물속의 산소가 부족하게 되면 수면 위로 떠오른다. 먹이 습성은 잡식성으로 채소와 수초, 연한 풀 등을 먹으나, 물 밖 수면위로 올라온 것은 먹지 못한다. 이런 먹이 습성을 이용해 제초용 우렁이로 활용한다.
“다들 마음 편하게 농사짓고 있어요. 논이나 밭에 약 좀 치라고 해도 귀찮다고 안 한답니다. 끝까지 살아남은 작물만 먹자 이거에요.”

만병치료제 ‘아로니아’ 재배지

마을의 면적은 꽤 넓은 편이다. 그곳에서 벼부터 감자, 땅콩, 고구마, 딸기, 케일 등을 심어 가꾼다. 그 중에서도 그는 초록지기마을의 특화작물인 ‘아로니아’에 대해 자랑을 늘어놓았다. 그도 그러한 것이 레드 초크베리, 블랙 초크베리, 퍼플 초크베리라고도 불리는 아로니아는 나무의 열매로 안토시아닌이 풍부해 항산화작용과 노화를 방지할 뿐 아니라 항암효과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생산된 지 약 5년도 채 되지 않은 아로니아는 초록지기마을이 선두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로니아를 테마로 한 축제도 올해 3회째를 맞는다.
“일명 ‘초록지기 아로니아 축제’인데요. 매년 8월 셋째주 토, 일요일에 열리고 있어요. 축제를 열 만큼 아로니아 생산량이 꽤 된다는 의미겠죠. 아로니아도 판매하고, 와인 만들기, 효소 담그기 체험도 진행할 예정이에요. 초록지기 마을의 농산물도 20% 정도 저렴하게 구매할 좋은 기회가 될 겁니다. 기대해 주세요.”
초록지기마을을 한번 찾은 사람들이 다시 한 번 꼭 오고 싶다고 말할 때 위원장으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는 박상덕 위원장. 정보화마을이기도 한 초록지기마을은 웬만한 노인도 스마트 폰으로 모바일 커뮤니티 서비스 ‘밴드’를 가입해 온 동네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있다. 잘나가는 마을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터. 앞으로도 초록지기마을이 양주에서 제일 가는 친환경 체험마을로 성장해갈 수 있도록 힘껏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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