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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산삼, 전복
바다의 산삼, 전복
  • 유화미 기자
  • 승인 2016.08.30 1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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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로장생 꿈꾼 진시황제의 음식
 

예로부터 연중 가장 더운 날씨를 초복·중복·말복으로 나누어 ‘삼복더위’라 칭했다. 삼복더위에는 삼계탕, 장어 등의 보양식을 먹으며 기력회복에 힘을 쏟는데 그 중에서도 진시황제가 불로장생을 위해 즐겨먹었다는 전복은 영양소가 단연 으뜸으로 꼽힌다. 찌는 듯한 폭염이 계속 되고 있는 올 여름, 삼복더위를 이기는 방법으로 전복을 식탁 위에 올려보는 것은 어떨까.

글 유화미 기자 │ 사진 양우영 기자│촬영협조 노량진현대화수산시장

임금님께 올리던 제주도의 진상품이었던 전복은 높은 영양소 만큼이나 고가의 해산물이었지만 양식이 보편화된 요즘에는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맛 볼 수 있게 되었다. 전복에는 비타민, 미네랄, 칼슘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고 체내 흡수율 또한 높아 오래 전부터 보양식으로 각광받아 왔다. 이뿐만이 아니라 고단백 저지방 식품으로 다이어트에도 탁월하다고 하니 살찔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일석이조의 식품이다.
전복은 요리뿐만 아니라 진주도 생산해 내는데, 마르코폴로의 <동방견문록>에는 ‘조선이라는 나라에서는 질 좋은 아발론 펄(abalone pearl)이 나온다’라는 구절이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 진주는 유명하다. 또한 광택이 나는 껍데기는 자개, 나전, 세공, 단추 등 공예품의 원료로도 쓰이니 어디하나 버릴 곳이 없는 쓸모가 많은 식재료다.

다 같은 전복이 아니라구요? 우리나라에서 잡히는 전복은 5종류

전복은 전복과에 속하는 조개류의 하나로 수온이 10~23℃의 열대 및 온대의 해안연안에 주로 서식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완도와 제주도의 전복이 유명하다. 얕은 바다의 암초나 작은 바위에 붙어서 기생하고 미역, 다시마 대형 갈조류 등의 해초류를 먹이로 한다. 전 세계적으로 약 100여종이 서식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참전복, 말전복, 오분자기, 시볼트전복, 까막전복 등 5종류가 서식하고 있다.
참전복은 우리나라 남부에 서식하며 7cm가 자라는데 4~5년은 족히 걸리며 다 자라도 13cm미만으로 그리 크게 자라지 않는다. 말전복은 제주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참전복과는 반대로 성장속도가 빠르고 무게가 1kg이나 되는 것도 종종 발견된다. 제주도 방언으로 떡조개라 불리는 오분자기는 전복의 일종이긴 하지만 다 자라도 길이가 7~8cm를 넘지 못하기 때문에 최근에는 전복과 구별 지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껍데기도 전복류보다 매끈한 편이라 쉽게 구별된다. 자웅이체인 전복은 외부 생식기가 발달되지 않아 암수 구별이 쉽지 않다. 참전복의 경우 패각의 안쪽에 있는 생식선이 녹색을 띠는 것이 암컷이며, 황백색을 띠는 것이 수컷이다. 말전복 또한 패각의 색에 따라 암수를 구별하는데 푸른색을 띠는 수컷은 육질이 단단해 횟감으로 먹으면 좋고, 황갈색을 띠는 암컷은 가열 조리용으로 적합하다.
전복은 외부로부터 위협을 느끼면 패각 속으로 더듬이와 눈을 숨긴 채 바닥면에 딱 달라붙어 맨손으로는 떼어내기가 힘들다. 그래서 제주 해녀들은 ‘빗창’ 이라 부르는 쇠붙이를 이용해 전복을 떼어낸다.

비싼 전복, 아무렇게나 고를 수 없죠? 색깔과 모양을 잘 구분하는 것이 중요

산란기인 가을철에는 금어기를 설정하여 어미 전복의 채취를 금하고 있으며 겨울철에 산란하여 다음 봄철 이후 여름까지는 육질이 비만해지기 때문에 여름철이 전복의 제철이다. 양식산 전복의 색깔은 녹색을 띠고 있어 자연산과 쉽게 구분이 가능하다. 그 중에서도 살이 통통하게 오른 것이 좋고, 타원형인 껍데기의 짧은 쪽과 긴 쪽의 비율이 2대 3 정도인 것이 상품이다. 껍데기가 원형인 것은 필리핀 등 위도가 낮은 국가에서 수입해 온 것일 가능성이 높은데 이런 전복은 성장 기간이 짧아 맛과 영양이 떨어진다. 구입 후 바로 먹는 것이 좋지만 여의치 않은 경우에는 보관일은 3일 정도가 적당하다. 전복살과 내장을 적당량만큼 포일 등에 싸서 1~5℃에서 냉동 보관하였다가 사용하는 것이 좋다.

초보자도 손쉽게 해결하는 전복 손질

흔히 해산물은 손질 하는 것이 어려워 초보자라면 선뜻 구입하기가 망설여진다. 그러나 전복은 손질법이 매우 간단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 먼저 주방용 솔이나 수세미 등으로 이물질을 깨끗이 제거해준다. 그 다음엔 타원형인 전복의 둥근 쪽을 바깥으로, 뾰족한 쪽을 안으로 향하게 하여 잡은 다음 숟가락이나 칼 등을 이용해 껍질과 살을 분리한다. 이 때, 내장도 좋은 요리 재료가 되므로 터지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다. 살과 내장은 따로 분리해 보관하는 것이 좋다. 전복의 위쪽에 달린 입은 식감이 좋지 않기 때문에 제거해준다. 입을 가위로 도려내 쭉 당겨주면 손쉽게 제거된다. 전복은 날로 먹으면 오독오독 씹히는 식감이 그만이며 익혀먹으면 감칠맛이 난다. 전복 내장에는 해초 성분이 농축돼있어 맛과 향, 영양이 뛰어나 미식가들이 즐겨 먹는다. 특히 전복죽을 끓일 때 내장이 들어가야 그 맛을 제대로 낼 수 있다. 한 가지 주의할 것은 산란기에는 전복 내장에 독성이 포함 돼 있으므로 익혀 먹는 것을 권한다.

몸에 좋은 각종 성분,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좋은 영양의 보고

조선시대 실학자 다산 정약전의 저서 <자산어보>에는 전복을 복어(鰒魚)라는 이름으로 칭하며 ‘살코기는 맛이 달아서 날로 먹어도 좋고 익혀 먹어도 좋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말려서 포를 만들어 먹는 것이다. 그 내장은 익혀 먹어도 좋고 젓갈을 담가 먹어도 좋으며 종기 치료에 효과가 있다.’ 라고 전하고 있다. 전복은 원기를 회복하는데 도움을 주어 성장기의 어린이나 노약자에게 좋은 식품이다. 또한 몸에 생기를 돌게 하고 신진대사의 촉진을 활발하게 해주어 환자의 신체 회복을 도와준다. 특히 수분함량이 많고 미네랄과 비타민, 칼슘 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젖이 잘 나오지 않는 산모들이 먹으면 젖이 잘 나오도록 해준다. 이 미네랄과 비타민은 피부를 매끄럽고 촉촉하게 해주는 성분이므로 피부미용에도 좋아 여러모로 여성들에게 좋은 식품이라 할 수 있겠다. 또한 100g당 70kcal의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으로 각종 무기질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부족한 영양분까지 보충해주어 다이어트 시에 섭취하면 좋다. 전복 속 아르기닌은 스테미너 증진뿐만 아니라 정자 형성에도 효과가 크다. 아르기닌이 정액 형성에 필요한 주성분이며 혈관확장 및 혈행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는 성분이므로 발기부전 환자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장어 못지않게 정력에 좋은 식품이 전복이라 할 수 있겠다.

<고소한 맛이 일품인 전복죽 만들기>
재료
전복(3마리, 200g), 전복(3마리, 200g), 멥쌀(1과 1/2컵), 참기름(1T), 소금(3/4T)

조리과정
1. 찹쌀을 물에 충분히 불려 놓는다.2. 냄비에 물 12컵을 넣고 전복 껍데기를 넣고 끓이다가 끓어오르면 약한 불로 줄여 육수를 만든다.3. 팬을 가열한 뒤 참기름을 넣고 전복을 30초간 볶는다.4. 불린 찹쌀을 넣고 색이 노르스름해질 때까지 볶아 준다.5. 육수를 넣고 센 불에서 끓이다가 끓어오르면 한쪽 방향으로 저어 주며 끓인다.6. 물이 거의 스며들었을 때 전복 내장을 넣고 1분간 더 끓여 준다.

<삼복더위를 물리쳐 줄 전복삼계탕 만들기>
재료
닭(600g 이하의 영계, 2마리), 전복(2개), 불린 찹쌀(1/2컵), 대추(4개), 황률(4개), 마늘(4개), 대파(1/2개)
밑국물 재료 : 황기(1뿌리), 당귀(1g), 통후추(1T), 생강(15g), 양파(1/4개), 파뿌리(2개), 청양고추(2개), 맛술(2T), 물(15컵)

조리과정
1. 닭은 지방, 피, 꽁지를 제거해 손질한다.2. 닭 1마리당 뱃속에 마늘(2개), 불린 찹쌀(1/4컵), 대추(2개), 황률(2개)을 넣은 뒤 칼집을 내 다리를 X자로 꼬아준다. 3. 전복은 깨끗이 손질해 준비한다.4. 냄비에 찬물(15컵), 황기(1뿌리), 청양고추(2개), 파뿌리(2개), 생강(15g), 양파(1/4개), 당귀(1g), 맛술(2T), 통후추(1T)를 넣어 끓인다.5. 닭은 뜨거운 물을 부어 살짝 데친다. 6. 육수에 데친 닭을 넣어 30분 정도 끓인다.7. 전복을 넣고 15분 정도 더 끓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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