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박선홍씨의 자연을 요리하는 맛있는 삶
박선홍씨의 자연을 요리하는 맛있는 삶
  • 유화미 기자
  • 승인 2016.08.30 14: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말농장 6년째 베테랑 도시농부
 

올 해로 벌써 6년 째 주말농장에서 텃밭을 키우고 있다는 박선홍 씨는 직접 키운 효모로 천연발효빵을 만들고 채식 베이킹으로 디저트를 만드는 요리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자연과 함께 있을 때 삶의 충만함을 느낀다는 그녀를 만나보았다.

진행 유화미 기자│사진 양우영 기자

웰빙에 대한 관심 높아지면서 귀농 등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꿈꾸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현실의 장벽에 부딪혀 귀농은커녕 제대로 하늘 한번 보고 살아가기도 힘든 바쁜 일상을 보내는 현대인들이 대부분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내 손으로 직접 가꾸는 작은 텃밭은 각박한 현실의 돌파구 같은 존재일 터.
비를 가득 머금은 하늘을 위에 두고도 잠시도 쉬지 않고 옥수수 수확에 열을 올리고 있던 박선홍 씨는 올해로 벌써 6년째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다양한 채소를 키우고 있는 베테랑 도시 농부다. 잘 다니던 직장에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나와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그녀에게선 맛있는 빵 냄새가 끊이지 않는다.

연구원에서 도시 농부가 되기까지

처음부터 농사를 짓고 요리를 했던 것은 아니다. 식품영양학을 전공했고 전공을 살려 연구소에 입사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몇 년 정도 직장을 다니다 결혼해서 아이를 키우는 그런 평범한 삶을 살고 있을 줄만 알았다. 박선홍 씨의 인생의 달라진 건 푸드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을 꿈꾸게 되면서부터였다고 한다. 연구원이라는 안정적인 직장을 과감하게 그만두고 어시스트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푸드 스타일리스가 되어 갔다.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창의적인 일을 좋아하는 그녀에겐 더없이 안성맞춤인 직업이었다. 요리를 직업으로 삼고 배워가면서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다양한 세계 요리를 배우고 익혔다.
그러면서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생겨나 자연스럽게 손수 키운 채소로 요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연히 백화점에서 작은 텃밭을 신청해 조그만 땅에 채소를 키우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시작이었다. 2년째부터는 현재 농사를 지고 있는 주말농장에서 벌써 6년째 농사를 짓고 있다.
많은 요리 중에서도 ‘우리 가족이 먹을 수 있는 건강한 빵을 만들고 싶다’라는 소박한 꿈이 생겼고 다양한 채소와 허브를 이용한 베이킹을 시작하게 했다. 제철에 수확한 싱싱한 채소와 허브, 직접 키워낸 천연효모, 노버터, 노계란, 노우유 등이 박선홍 씨가 만드는 빵의 특징이다. 햇적양파가 들어간 양파 포카치아, 햇감자가 들어간 포테이토 브레드, 생바질이 들어간 캄빠뉴 등 자연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빵이 특히 맛이 좋다고. "계절에 맞추어 채소를 수확하고 또 그것들을 이용해 요리를 하는 자체가 굉장히 즐겁고 행복해요. 크게 어렵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어요. 저처럼 빵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누구라도 직접 키운 채소로 베이킹을 할 수 있답니다."

“잡초와의 싸움이 가장 힘들었어요”

처음부터 모든 것이 순탄했던 것은 결코 아니었다. 전문적으로 농사를 짓는 사람이 아니었기에 처음 해보는 농사일이 낯설게만 느껴지던 때도 있었다. 특히 눈 깜짝할 새에 자라 있는 잡초와의 만남이 가장 힘든 기억이다. "장마철에 일주일 내지 이주일 정도 비가 이어지면 농장에 갈 타이밍을 놓치게 되는데요. 한번은 2~3주 만에 방문했다가 땅속에 깊고 단단하게 뿌리 내린 잡초가 제 허리 높이만큼 자라 혼자서 힘겹게 뽑다가 울 뻔한 적도 있다니까요."
텃밭 가꾸기를 갓 시작한 초기에는 잡초는 불필요한 풀이라는 판단으로 무조건 다 뽑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잡초가 텃밭에 주는 이로움을 잘 알기 때문에 뿌리째 뽑아내지 않고 더디게 자라도록 생장점을 기준으로 잘라내 준다. 기억하기도 싫은 힘든 기억이지만 그 덕분에 지금은 제법 풀과도 친숙해져 한결 농사일이 수월해졌다.

현실에서의 일탈을 꿈꾸는 초보 도시농부에게

박선홍 씨는 부담 없이 자주 오갈 수 있는 거리에 주말농장이 있었던 것이 오랫동안 텃밭을 가꿀 수 있었던 일등 공신이라고 얘기한다.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한 텃밭은 자주 살펴볼 수 없고 오고 가는 시간이 길어져 길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 빨리 지치기가 쉽다. 또한 처음부터 너무 큰 욕심을 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누구나 처음 시작한 일에는 시행착오가 있기 마련이다. 작게 시작해서 키우는 재미를 알아가며 점차 규모를 늘려가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너무 큰 땅에 많은 작물을 재배하다 보면 힘에 부쳐 기쁨보다는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처음 농사를 시작하는 초보 도시농부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작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큰 기술 없이도 잘 자라는 상추, 치커리 같은 쌈 채소와 초여름쯤 수확할 수 있는 열무가 제격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장마철이 되면 상추 값이 그야말로 천정부지로 상승하기도 하지만 바로바로 따서 쌈밥을 먹으면 밥 한 그릇은 게 눈 감추듯 사라진다. 또한 수확한 열무를 이용해 담근 열무김치로 열무국수나 열무비빔밥을 해먹으면 입맛 없는 더운 여름에 그만한 별미가 없다.  
그리고 한해 텃밭 가꾸기의 하이라이트는 무엇보다 김장배추와 김장 무를 수확해 온 가족이 함께 김장을 담그는 순간이다. 적은 양이라도 가족과 함께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자체에서 오는 행복과 즐거움, 뿌듯함이 매우 크다.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꼭 시도해보라고 권하고 싶다고. 아이에게 함께 하는 협동력과 땀 흘려 일하는 노동의 기쁨을 가르쳐 줄 좋은 기회로, 수확한 채소의 크기가 들쭉날쭉하고 벌레로 인해 여기저기 병들고 구멍이 나더라도 스트레스를 받지 말고 농사 그 자체를 배우고 즐긴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한다.
"내 손으로 채소를 키워나가는 과정과 수확의 기쁨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기에 꾸준히 텃밭을 가꾸어 올 수 있었어요."
단지 채소를 키우고 요리해서 건강하고 맛있는 요리를 먹는 것에만 농사의 장점이 그치지 않는다. 팍팍하고 메마른 현대생활 속에서 마음과 정신의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 주기도 한다. 박선홍 씨는 평소 생각이 많은 편인데 채소 하나하나에 말을 걸어주며 정성을 쏟다보면 그 속에 빠져들어 무념무상의 시간이 된다.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할 곳이 없어 고민이었던 현대인이라면 자연으로의 일탈을 꿈꿔보라고 얘기해주고 싶다고. 특히 서로 바쁜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소홀해 지기 쉬운 가족에게 공통의 관심사를 제공, 끊임없는 대화와 함께할 시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인생은 끝없는 도전의 연속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좀 더 전문적인 지식을 쌓고 싶어 현재 일본 국제식학협회의 과정을 그대로 들여온 마크로비오틱 식생활지도사 과정을 공부중이라는 박선홍씨. 마크로비오틱( Macrobiotique)은 ‘maro = 크다, bio = 생명 , tique = 기술’ 이란 단어들의 합성어인데 이를 직역하면 큰 생명을 위한 기술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즉 마크로비오틱이란 단순히 건강한 식사법에 국한되지 않고 건강하고 풍요로운 인생을 보내기 위한 라이프스타일을 의미한다. 현재 공부하고 있는 마크로비오틱 식생활지도사 과정을 잘 마무리 지어 천연발효빵과 마크로비오틱을 접목해서 좀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게 그녀의 바람이다.
또한 10월에는 그동안 텃밭을 가꾸며 살아온 경험과 생각을 담아 채소와 요리, 인생 이야기를 묶어 낸 책을 발간할 계획인 그녀는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도전하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전원주택을 지어 집 앞마당에서 텃밭을 가꾸고 수확한 채소를 그 자리에서 요리로 만들어 가족들과 함께 만들어 먹는 자연 속에 녹아드는 삶을 꿈꾸고 있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고추장과 된장, 식초, 간장 등을 직접 담가 지금보다 더 자연의 맛이 살아 있는 건강한 요리를 만들고 싶어요. 화덕을 지어서 빵 굽는 냄새를 온 집안 가득 풍기며 천연발효빵을 굽고 싶기도 해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