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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마약 성분 함유 다이어트 약
사회 이슈-마약 성분 함유 다이어트 약
  • 송혜란
  • 승인 2016.09.30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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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욕억제제’ 규제 완화 논란
 

식욕을 억제해 주는 효능 때문에 여성들의 다이어트 약으로 불리는 식욕억제제. 시중에 다양한 식욕억제제가 판매되고 있지만, 특히 펜디메트라진, 펜터민 등 마약 성분이 함유된 식욕억제제는 오남용 우려가 커 신규 복제약 허가가 제한됐다. 그런데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내년 말부터 이 제한 조치를 풀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 건강보다 제약 업계의 이익을 먼저 고려한 조치가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다.

취재 송혜란 기자 | 사진 서울신문

비만은 치료가 어렵고 재발하기 쉬운 만성질환 중 하나다. 이 질환을 극복하기 위한 치료제로 미국에서 먼저 각광받았던 펜디메트라진과 펜터민. 이들 약품은 뇌의 시상하부에 있는 식욕 중추에서 노르에피네프린 등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증가시켜 식욕을 떨어뜨리는 효능이 있다. 다이어트에 효과적이지만, 갈수록 내성이 강해져 효력은 점차 줄어든다. 초기의 강력한 효과를 기억하는 환자들은 더 많은 용량의 강도 높은 약을 찾게 돼 장기 복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향정신성의약품이기 때문인데, 장기 복용 시 필로폰과 유사한 내성과 의존성, 남용 가능성이 커 마약류로 지정돼 있다. 폐동맥 고혈압, 심장판막 질환 등 심각한 심장 질환이나 불안감, 우울증, 불면증 등 중추신경계 이상 반응을 일으키고, 치명적인 중독 때는 사망에 이르기도 해 식약처는 그간 국민 건강을 위해 이러한 다이어트 약이 새로운 시장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규제해 왔다.

누굴 위한 규제 완화인가?

문제는 앞으로다. 지난 7월 12일 식약처는 2014년부터 더는 신규 허가를 내주지 않던 향정신성의약품 성분 펜디메트라진과 펜터민에 대해 허가 제한 조치를 2017년 말부터 해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근 몇 년간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던 향정 비만 치료제 시장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관련 업계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았을 때, 항간에서는 국민 건강보다 제약 업계의 이익을 먼저 고려한 조치가 아니냐는 비난이 들끓고 있다.
식약처는 제약사들이 이러한 성분의 복제약을 신규로 만들어 팔 수 있게 한 이유로 크게 두 가지를 들었다. 우선 현재 의료 기관과 약국 등을 대상으로 구축 중인 ‘마약류 통합관리 시스템’을 통해 이들 성분은 물론 모든 향정신성의약품의 처방과 조제 실태를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게 돼 의약품 안전 당국이 충분히 사용량을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식약처 관계자는 “내년 말 설치가 끝나는 마약류 통합관리 시스템은 마약류의 제조부터 소비단계까지 바코드 또는 RFID를 이용해 생산, 유통, 소비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식약처는 신규 진입 금지 조치로 기존에 이들 성분 식욕억제제를 제조해 파는 제약사들의 과점 이익을 보호해 주는 결과를 빚는 등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해명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해당 성분은 현재 의사의 처방에 의해서만 구입이 가능하고 생산 추이도 감소하고 있으며, 비마약성 식욕억제제 등 의존성이 낮은 의약품이 허가·판매되고 있어 이번 결정이 해당 성분 의약품의 실제 사용량 증가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다이어트 열풍으로 향정신성 식욕억제제 성분 약들이 비만 클리닉을 중심으로 다량 처방되며 오남용으로 심각한 이상 반응 보고가 잇따른 바 있다. 실제로 1995년 한 아이의 엄마가 중국에서 들어온 마약류 식욕억제제를 자가 복용했다가 아기를 목 졸라 죽인 사건이 발생해 세상이 떠들썩했다. 이에 의약 선진국에서는 이들 성분 약이 부작용 이 클 뿐 아니라 다른 대체 치료제가 있으므로 안전성 논란을 무릅쓰고 사용할 실익이 적다며 판매하지 않는다. 이번 식약처의 결정에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남용 우려 커” vs “시스템 구축해 엄격히 관리할 것”

이에 식약처는 향정신성 식욕억제제를 3개월 이상 장기 복용하면 피로와 우울증, 불면증, 조현병 등 각종 정신적인 부작용과 약물중독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며 반드시 복용 지침을 지킬 것을 강조했다.
식약처가 식욕억제제 판매를 허가하며 제시하는 복용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체질량지수가 30 이상이거나 27~30이면서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다른 위험 인자가 있는 사람은 의사의 처방에 따라 복용해야 한다. 4주간 단기 치료를 원칙으로 하되 필요에 따라 연장하더라도 3개월을 넘지 않도록 한다. 또한 정신과 부작용 가능성이 있으므로 한 가지 식욕억제제만 사용하고 항우울제나 중추신경 흥분제와 함께 쓰지 않는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수인 체질량지수가 30 이상이면 ‘비만’으로, 25 이상 30 미만을 ‘과체중’으로 분류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체질량지수 25 이상을 비만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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