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21:25 (토)
 실시간뉴스
서촌문화산책, 경복궁 서촌 한옥마을을 거닐다
서촌문화산책, 경복궁 서촌 한옥마을을 거닐다
  • 송혜란
  • 승인 2016.09.30 11: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옛 골목길 정겨움이 고스란히
 

경복궁 서쪽에 있다 하여 이름 붙여진 서촌. 이곳은 늘 북촌과 비교되어 소개되곤 한다. 한옥마을 또한 북촌보다 고풍스럽진 않지만, 어릴 적 노닐던 옛 골목길의 향수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거미줄처럼 뒤엉킨 서촌 한옥마을을 거닐어 보았다.

취재, 사진 송혜란 기자

서촌은 여느 관광명소와 달리 그리 친절하지 않다. 처음 이곳을 찾은 이라면 다소 난감해할 수 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서촌인지 도무지 가늠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북촌과 달리 한옥이 한데 옹기종기 모여 있지도 않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이정표도 없어 수시로 지도 어플을 체크하는 것은 필수다. 무슨 일이든 빨리빨리를 외치는 현대인에게 어쩌면 서촌 산책은 곤혹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가끔은 길을 잃어도 다시 돌아갈 줄 아는 마음의 여유가 꼭 필요하다. 천천히, 그리고 사뿐사뿐 걸으며 골목골목을 휘젓다 보면 어느새 한옥 사이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인왕산이 품은 한옥

서촌 한옥마을의 정수는 경복궁 영추문 맞은편에서 맛볼 수 있다. 곳곳에 자리한 화랑, 갤러리와 어깨를 나란히 한 한옥들을 보기만 해도 우리네 문화적 감수성이 극대화된다. 근대 건물과 한옥 사이에서 반전미가 풍기지만, 또 이내 두 건물이 어우러져 새로운 골목문화를 형성하는 듯싶다. 주위에는 한옥을 개조해 전통 음식이나 차를 판매하는 카페들이 즐비해 있어 늦더위를 피해 잠시 쉬어가도 좋을 일이다.
영추문을 등지고 큰길까지 쭉 나오면 인왕산과 좀 더 맞닿은 한옥마을이 나온다. 조선시대 궁녀와 의관, 중인들의 생활공간이었던 곳이다. 세종대왕 생가와 권율, 이항복의 집터가 남아 있어 다양한 계층의 주거 문화가 엿보인다. 권문세가들이 별장을 지어 풍류를 즐기던 인왕산 수성동 계곡을 가리키는 푯말을 따라 더 올라가 보자.
여기서 앞만 보고 가지 말고 주위 골목길을 끊임없이 둘러봐야 한다. 어느 한 골목만 눈에 띄어도 망설임 없이 발길을 옮겨야 한다. 그곳에 진정 어릴 적 뛰어놀던 옛 골목길의 정겨움이 서려 있다. 운이 좋아 아이들의 하교 시간이 맞물려 귀가하는 아이들의 왁자지껄 웃음소리까지 들으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든다. 근대에는 이중섭과 윤동주, 노천명, 이상 등이 거주하며 문화예술의 맥을 이은 곳이라고 하니 문화 산책을 나서기엔 서촌 한옥마을이 제격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