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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맞아 풍성하게 영글었네 토실토실 알밤
제철 맞아 풍성하게 영글었네 토실토실 알밤
  • 최효빈
  • 승인 2016.10.31 1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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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스토리

조상숭배와 다산을 상징하여 예로부터 귀히 여겨 온 밤. 반질반질한 윤기로 보기에도 좋을 뿐 아니라 탄수화물, 단백질, 기타 지방, 칼슘, 비타민이 풍부하여 다양한 건강 효능까지 자랑하는 밤이 제철을 맞아 알차게 영글었다.

진행 최효빈 기자│사진 양우영 기자

 

 

단맛이 강한 우리나라 밤
밤은 밤나무의 열매를 일컫는 말로 아시아, 유럽, 북아메리카, 북부 아프리카 등이 원산지이다. 우리나라에서 재배하는 품종은 재래종 가운데 해충에 강한 우량종과 일본밤을 개량한 것이 주를 이룬다.
우리나라 밤나무는 지역의 특산물로 이름을 붙인 평양밤·양주밤 등이 유명하였으며, 1960년 무렵에 밤나무혹벌의 피해로 밤나무가 거의 전멸하기에 이르자 일본에서 해충에 강한 품종을 들여왔다. 일반적으로 단맛이 적은 일본밤에 비해 우리나라 재래종 밤은 달콤한 맛이 강하다.
우리나라 밤은 충남 공주, 경남 산청군, 하동군, 전남 광양군 등 중남부 지방에서 많이 생산되며, 8월 하순에서 10월 중순경에 수확한다. 열매는 견과로서 9∼10월에 먹으며, 마치 성게처럼 생긴 밤송이에는 밤알이 1~3개씩 들어 있지만 보통 3개가 대부분이다.

우리나라 밤나무의 역사
밤나무가 언제부터 우리나라에서 재배됐는가에 대한 기록은 제대로 남아 있지 않으나, 약 2천여 년 전 중국의 승려가 우리나라를 왕래하면서 들여왔다고 추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후 고려 예종 13년(1118년)에 왕이 농경지를 제외하고 나무가 자랄 만한 곳에는 밤나무와 옻나무, 닥나무를 심으라고 전국에 영을 내렸던 데서, 그리고 16세기 초 <훈몽자회(1527년)>의 과실편에 ‘률(栗)’이 기록된 것을 보아 이때부터 본격적인 재배가 이뤄졌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밤나무와 관련된 옛 기록을 살펴보면, <삼국지> 위지 동이전 마한초에 “마한의 금수 초목은 중국과 비슷하지만 굵은 밤이 나고 크기가 배만 하다”라는 내용이 나온다. <고려도경>에도 “과실 중에 크기가 복숭아만 한 밤이 있으며 맛이 달고 좋다”라는 기록이 나온다. 그 외에 <후한서>와 <수서> 등 여러 문헌에도 비슷한 기록이 있다. 우리 문헌에도 허균의 <도문대작>에 “밀양에서 나는 밤이 크고 맛이 좋으며, 지리산에서도 주먹만 한 큰 밤이 난다”라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렇게 우리나라 밤은 예부터 굵기로 널리 이름이 나 있었다.
선조들은 예부터 생산량이 많은 우리의 굵은 밤 심기를 장려하여 흉년에 도토리와 함께 대용식으로 귀중하게 활용했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원효의 탄생 설화에는 ‘사라율’이라는 밤나무 품종 이야기가 있으며, <고려사>에도 예종과 인종 때 밤나무 재배를 독려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조선왕조에 들어와서는 더욱 밤나무 키우기를 장려했으며, 여기에는 식량 자원으로서의 중요성은 물론 유교 이념에 따른 조상숭배 사상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조상숭배와 다산을 상징하는 밤나무
밤은 대추, 감, 배와 함께 제사 때 올리는 4대 과일 중의 하나로 매우 귀히 여겼다. 대부분의 식물은 종자에서 싹이 나올 때 종자 껍질을 밀고 올라오는데, 밤나무는 이상하게도 뿌리와 줄기의 중간 부분에 오랫동안 껍질을 그대로 매달고 있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밤의 특성으로 사람들은 자기가 낳은 근본, 즉 조상을 잊지 않는 나무라고 해서 제상에도 꼭 밤을 올리고, 사당이나 묘소의 위패를 만들 때도 밤나무 목재를 사용했다.
왕실의 제사 관련 업무에서도 신주를 반드시 밤나무로 만들었으며, 민간에서도 위패와 제상 등 제사 기구의 재료를 대부분 밤나무로 사용했다. 이로 인해 밤나무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왕실에서는 밤나무 벌채를 금지하는 율목봉산까지 두었다고 한다.
또한 밤은 옛날부터 다산과 부귀를 상징하여 혼례 때는 없어서는 안 되었으며, 이 풍습은 지금까지도 자식을 많이 낳으라는 의미에서 폐백 때 대추와 함께 밤을 신부에게 던져 주는 풍습으로 온전히 남아 있다.

다양한 건강 효능을 자랑하는 밤
밤에는 탄수화물, 단백질, 기타 지방, 칼슘, 비타민 등이 풍부하여 발육과 성장에 좋으며, 특히 비타민C가 많이 들어 있어 피부 미용과 감기 예방 등에 효능이 있다. 생밤의 비타민C 성분은 알코올의 산화를 도와주어 술안주로 좋고, 밤의 당분에는 위장 기능을 강화하는 효소가 들어 있어 성인병 예방과 신장 보호에 효능을 발휘한다.

1. 심혈관 질환 예방
필수 지방산인 리놀레산 등 불포화지방산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와 중성지방 수치를 낮춰 주는 효과가 있다. 고지혈증, 심근경색 같은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기도 한다.

2 피부 미용
피부에 좋은 비타민C는 물론 폴리페놀, 베타카로틴 성분이 풍부하여 콜라겐 합성을 촉진하는 효능이 있으며, 피부를 매끄럽고 윤기 있는 피부로 만들어 주는 데 효과가 있다. 또한 비타민A와 비타민E 성분은 피부 면역계를 유지하고 피부 재생에 도움을 준다.

3. 위장 강화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는 당분에는 위장 기능을 강화하는 효소가 있어 위장 기능 강화에 도움이 되며, 배탈이나 설사 증상을 멎게 해 주는 효과가 있는 타닌 성분이 풍부해 급성 장염 증상에도 뛰어난 효능을 자랑한다.

4. 면역력 강화
각종 비타민, 단백질, 무기질은 물론 면역력을 강화해 주는 카로티노이드 성분이 풍부해 외부 바이러스와 각종 질병으로부터 몸을 보호한다.

5. 숙취 해소 및 피로 회복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는 비타민C 성분이 알코올의 산화를 도와주는 효과가 있어 술안주로 먹으면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되며 피로 회복에도 뛰어난 효과가 있다.

6. 눈 건강
밤에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는 카로티노이드 성분이 체내에 흡수되면서 비타민A로 변해, 시력을 보호하고 야맹증 같은 눈 관련 질환 개선에 도움을 준다.

7. 치매 예방
밤의 속껍질에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는데, 이 항산화 성분들은 뇌신경세포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고 인지능력 향상, 그리고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등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밤, 이렇게 관리하자
보관법
밤은 알이 굵고 도톰하며 껍질에서 윤이 나는 것을 고르고, 저장할 때는 비닐봉지에 넣어 밀봉한 후 -1~0도에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밤은 생식 또는 삶거나 구워서 먹고, 수분이 13% 정도 되도록 건조시켜 당도가 높은 밤으로 먹기도 한다.

씻는 법
밤을 씻을 때는 물에 굵은 소금을 넣고 밤을 깨끗하게 박박 씻어 준다(소금 대신 베이킹소다를 넣어도 된다). 그리고 몇 번 헹군 뒤 깨끗한 물에 10분 정도 담가 놓는다. 이때 물 위로 둥둥 떠오르는 밤이 있으면 속이 비었거나 벌레 먹은 밤일 수도 있으니 골라내도록 한다.

삶는 법
밤 삶는 방법은 물에 담가 삶는 방법과 찜기에 담아 삶는 방법 두 가지로 나뉜다. 찜기에 담아 삶을 때는 깨끗하게 세척한 밤을 찜기에 올려 준 후 수증기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뚜껑을 닫는다. 처음 센불로 10분, 그리고 중불에서 20분에서 25분 정도 삶은 후 바로 뚜껑을 열지 말고 10분 정도 뜸을 들여 주면 밤 맛이 훨씬 좋아진다.

까는 법
밤을 다 삶고 나서 찬물에 담그거나 찬물에 소금을 넣어 담가 주면 밤 껍질을 쉽게 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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