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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가을 전어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가을 전어
  • Queen 유화미 기자
  • 승인 2016.10.31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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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재료

옛날에 한 며느리가 시어머니의 고된 시집살이를 견디다 못해 집을 나갔다가 전어 굽는 냄새에 못 이겨 다시 집으로 돌아오고 말았다고 전해져 내려오는 만큼 전어는 예로부터 뛰어난 맛을 자랑했다. 특히 가을 전어가 맛의 절정이라고 하니 가을 전어로 집 나간 입맛을 불러 보자.

 

가을 전어의 대가리엔 참깨가 서 말

전어는 봄에서 여름 사이에 산란을 한다. 이때의 전어는 알에 모든 영양이 가는 생선의 특성 상 ‘개도 안 먹는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맛과 영양이 떨어진다. 산란이 끝나고 여름을 보낸 전어는 몸에 살집이 오르기 시작하면서 기름기가 풍부해진다. 이 때문에 참고 기다린 인고의 시간을 다 잊을 만큼 가을 전어의 맛은 뛰어나다. 가을에 먹는 전어에는 지방 함량이 봄의 세배에 달하며, 살이 올라 통통하고 비린내가 적으며 가시가 연해 먹기에 편하다. 이런 전어의 맛을 대변하듯 ‘전어는 머리에 깨가 서 말’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 고소함 또한 이루 말할 수 없다. 조선 후기의 문신 서유규가 작성한 <임원경제지>에 따르면 “전어는 기름이 많고 맛이 좋아 상인들이 염장하여 서울에서 파는데, 귀한 사람이나 천한 사람이나 모두 좋아해 돈을 생각하지 않고 사 먹어 돈 전을 사용해 전어라고 하였다”라고 전해진다. 돈 전자를 사용하는 전어의 이름이 여기서 유래되었다. 가난한 그 시절에도 돈을 생각하지 않고 사 먹을 정도였다니 그 맛에 찬바람에 잃었던 입맛이 되돌아오는 듯하다.

비늘의 색과 크기를 잘 보고 구입하는 것이 요령

전어를 지칭하는 말은 지역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강릉에서는 새갈치, 전라도에서는 되미, 뒤애미, 엽삭이라고 불리며, 경상도에서는 전애라고 부른다. 부르는 말이 다르듯 지역에 따라 잡는 방법도 조금씩 다르다. 요즘에는 충청남도 보령의 대천항에서 전어가 많이 잡히는데, 큰 무리로 이동하는 전어의 특성을 이용해 무리의 위치를 발견하면 빠른 배를 이용해 무리 둘레에 그물을 쳐 잡고 있다. 또는 함정 그물로 전어 무리가 지나가는 통로를 막아 고기 떼를 큰 그물 쪽으로 유도해 산 채로 잡는 방법을 사용하는 지역도 있다. 이렇게 잡힌 전어는 몸의 등 쪽은 푸른색, 배 쪽은 은백색을 띠고 있어 고등어와 같이 등 푸른 생선과에 속한다. 구입할 때에는 비늘이 많이 붙어 있고 윤기가 나는 것을 고르는 것이 좋은 물건을 고르는 방법이다. 또한 15cm는 되어야 상품 가치가 있다고 보는 전어의 특성 상 크기도 잘 고려해 구입하는 것이 좋다. 구입한 전어는 비늘, 머리, 지느러미, 꼬리 내장을 제거하고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바로 요리하거나 1~2일 정도는 냉장 보관해 두었다가 먹어도 괜찮다.

구이와 회, 무침에서 젓갈까지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전어 요리

전어를 통째로 썰어 먹는 일명 ‘뼈꼬시’를 즐겨 먹는 마니아층이 있을 정도로 전어 회의 맛은 한번 맛보면 잊기가 힘들다. 회로 주로 먹지만 소금구이 또한 그 향과 맛이 뛰어나며, 무침으로 섭취하는 이들도 꽤 많다. 또한 전어로 젓갈을 담가 먹기도 한다니 섭취 방법이 꽤 다양하다. 조그마한 전어 새끼로 담근 엽삭젓 혹은 뒈미젓과 내장만을 모아 담근 전어 속젓, 내장 중에서도 위만을 따로 모아 만든 돔배젓도 다른 요리에 그 맛이 뒤처지지 않는다고 하니 한번 맛을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전어를 깨끗이 손질해 뼈를 포함해 통째로 썰어 먹는 회는 깊고 은은한 맛을 자랑한다. 가끔 뼈가 입에 걸려 먹기 불편하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1~2년 정도 자란 15cm 안팎의 전어는 뼈가 연해 먹기에 큰 불편함이 없을 것이다. 집 나간 며느리도 불러온다는 전어 구이는 전어에 굵은 소금을 뿌려 통째로 구워 먹는 음식이다. 소금구이는 특히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지느러미와 꽁지 위에 소금을 수북이 뿌려 강한 화력에 구워야 속까지 제대로 익힌 전어의 맛을 볼 수 있다. 이때 전어에 불기가 직접 닿지 않도록 도구를 이용해 구워 주어야 타지 않으니 주의해야 한다. 생선의 눈빛이 하얗게 변하기 시작하면 알맞게 구워져 먹어도 좋다는 신호이니 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초보자도 전어 굽기에 성공할 수 있다. 너무 오래 구우면 전어에 들어 있는 영양소가 파괴되니 너무 오랫동안 굽지 않도록 한다. 일본에서 전어는 대표적인 출세어로 통한다. 출세어란 커가면서 이름과 먹는 방법이 달라지는 어류를 뜻한다. 10cm 정도의 작은 전어를 ‘고하다’라고 부르며, 이 고하다는 초절임한 후 스시로 먹는다. 우리와는 다르게 일본에서는 전어 구이를 잘 먹지 않는다. 영주가 자신의 딸을 데려가려고 하자 전어를 관에 넣어 태운 뒤 딸이 죽었다고 속인 어부의 일화 때문에 전어 굽는 냄새가 마치 시체 타는 냄새와 같다고 여겨 전어 구이를 꺼려한다. 문화적 차이 때문에 이렇게 전어를 먹는 방법이 달라지기도 한다.

맛만큼 몸에도 좋은 가을 전어

전어를 구입할 때 등이 푸른 빛깔을 띠고 있는지 잘 살펴보아야 한다고 앞서 언급했는데, 전어는 고등어와 같이 등 푸른 생선의 일종이다. 등 푸른 생선에는 DHA와 EPA 등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해 혈액을 맑게 해 주고 혈전을 녹여 동맥경화 등의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크다. 또한 DHA는 성장기 어린이의 두뇌 발달에 좋으며 노인의 치매 예방에도 좋다. 일본 국립암연구소에서는 암에 걸린 쥐에게 DHA를 먹이는 실험을 진행했는데, 실험 결과 암세포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한다. 이처럼 항암 효과도 뛰어나다. 전어는 주로 뼈와 함께 섭취하게 되는데, 뼈째 먹으면 칼슘을 다량으로 섭취할 수 있다. 대표적인 칼슘 섭취원인 우유보다 무려 2배의 칼슘 함유량을 자랑한다고 하니 골다공증 등의 질병을 앓고 있거나 예방하기 위해 섭취하면 좋다. 뼈만큼이나 껍질도 함께 섭취하면 좋은데, 껍질에는 비타민B2와 비타민B6 그리고 니아신이 들어 있어 구내염 예방을 돕는다. 맛도 좋고 영양도 풍부한 전어가 다이어트 식품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전어는 100g당 열량이 고작 126kcal밖에 되지 않는 다이어트 식품이다. 그러나 단백질 함량은 100g당 24.4g이나 포함 되어 있어 저열량 고단백 식품이니 살 찔 걱정 없이 맘 놓고 먹어도 좋을 듯하다.

<가을에 가면 좋을 전어 축제>

1. 2016 홍원항 자연산 전어·꽃게 축제
내용 맨손으로 전어 잡기 체험, 홍원항 추억의 놀이 체험, 홍원항 숨겨진 보물을 찾아라 등
일시 9월 24일~10월 9일
위치 충청남도 서천군 서면 홍원길 130-3
문의 041-952-9525
     
2. 2016 광양 전어축제
내용 전어 잡기 및 재첩 줍기 체험, 관광객 장기자랑, 광양 전어가요제 본선 등
일시 9월 30일~10월 2일
위치 전남 광양시 망덕포구(무접섬 광장)
문의 061-797-3679

[Queen 유화미 기자]│사진 Queen│촬영협조 노량진수산물현대화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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