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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주말 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 송혜란
  • 승인 2016.10.31 1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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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드라마-우리가 찾고 있는 행복 이야기
 

KBS2의 새 주말 연속극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방송 6회 만에 시청률 30%대의 고지를 넘어선 것! 주말 드라마는 역시 힐링극이 대세라는데…. 이 드라마의 성공 요인을 짚어 보았다.

취재 송혜란 기자 | 사진 팬엔터테인먼트 제공

세월이 변하고 강산이 변해도 100년 넘게 그 자리를 꼿꼿이 지키며 오롯이 양복을 만들어 온 월계수 양복점. 그곳에 위기의 네 남자가 있다. 서로 다른 배경과 저마다의 사연을 지닌 그들은 월계수 양복점에 들어와 바느질을 시작한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이 네 남자가 한 공간에 모여 어떻게 성장해 가는지를 보여 주는 드라마다. 남녀 주인공으로는 이동건, 조윤희부터 부연 설명이 필요 없는 연기 9단 신구, 김영애, 믿고 보는 배우 차인표, 최원영, 라미란, 오현경 등 좀처럼 만나기 힘든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개성파로 정평이 자자한 정경순, 이정은, 지승현 등까지 환상의 호흡을 자랑한다. 거기에 <백년의 유산>, <전설의 마녀> 등으로 필력을 인정받은 구현숙 작가와 <어셈블리>의 황인혁 PD가 의기투합했다. 그야말로 최강 팀워크가 이뤄진 것이다.

주말엔 역시 힐링극이 대세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맞춤 양복점인 월계수 양복점을 배경으로 사연 많은 네 남자의 눈물과 우정, 성공, 그리고 사랑을 그리는 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이 드라마의 성공 요인은 첫째 스토리에 있다.
월계수 양복점에서 바느질하는 네 남자로는 이동진, 배삼도, 성태평, 김태양이 등장한다. 이동건이 맡은 이동진 역은 월계수 양복점의 외동아들이자 미사 어패럴 부사장이다. 양복이 그의 DNA라도 되는 듯 포멀한 느낌에 격식을 엄격히 지키며 정중한 유러피언 스타일 수트가 잘 어울린다. 명석한 두뇌에 귀족적인 비주얼을 가졌지만, 목숨만큼 자존심이 중요하며 매사 완벽을 추구한다. 다소 인간미 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사실 속내는 꽤 깊은 사람이다. 가업 잇기를 거부하고 패션 회사 회장 딸과 결혼해 부사장이 되지만 이혼의 아픔을 겪는다.
월계수 양복점의 재단사인 배삼도(차인표)는 능력자이지만 본인 양복점만 열면 번번이 실패해 아내인 선녀(라미란)와 함께 통닭집을 운영했다. 양복에 대한 꿈은 여전하지만 반대가 심한 아내 때문에 괴로움이 많다. 비운의 록발라드 가수 성태평(최원영), 흙수저를 물고 태어난 7포 세대 취준생 강태양(현우)까지, 남다른 아픔을 품고 월계수 양복점의 일원이 되어 간다.
이들의 눈물과 우정, 성공, 사랑을 다룬 따뜻한 이야기는 역시 드라마로 힐링하고 싶어 하는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성공보다 우리가 찾고 있는 행복은 무엇인지, 무엇을 쫓아 살고 있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마련해 준 것이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는 희망적인 메시지에 시청자는 울고, 웃었다.

삼도♥선녀 커플의 활약

드라마의 인기 요인으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게 하나 더 있다. 바로 동진과 연실(조윤희), 삼도와 선녀 커플의 활약이다. 드라마 초반부터 묘한 악연으로만 얽힌 동진과 연실은 회를 거듭할수록 서로 오해를 풀고 로맨스의 기운을 풍기고 있다. 이동건의 츤데레 매력과 조윤희의 소탈하고 귀여운 모습이 조화를 이루며 뭇 시청자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삼도와 선녀 커플은 또 어떤가. 주연보다 더 빛나는 조연이라는 호평이 자자하다. 차인표와 라미란은 극 중 대사량이 많을 뿐 아니라 옥신각신 다투는 모습과 코믹스러움을 연출하며 매회 시청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라미란이 술에 취해 옥상에서 20L 기름통 속 물을 뿌리거나 코믹 춤을 추는가 하면, 차인표와 합세해 같은 층에 사는 최원영과 티격태격하며 마치 한 편의 시트콤 같은 웃음을 자아내곤 한다.
젊은 주인공 커플보다 중견 배우 두 사람이 더욱 주목받는 희한한 광경에 드라마 관계자 역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여주인공인 조윤희 역시 풀숲에서 볼일을 보거나 몸빼바지를 입는 등 여배우라면 꺼릴 법한 연기도 곧잘 소화해 내고 있기 때문이다. 극의 중심축 역할을 하는 이동건 또한 망가지는 두려움 없이 열연을 펼치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는 반응이다.

케미 제조기 차인표

그렇다고 기죽을 차인표, 라미란이 아니다. 특히 케미의 화신으로 등극하는 데 성공한 차인표는 훤칠한 키와 출중한 외모, 울퉁불퉁 근육질의 상남자이면서도 라미란의 애교와 호통, 그리고 매서운 눈빛 앞에서는 고개 숙인 남자로 전락하는 모습이 폭소를 자아내기 일쑤다. 허세 작렬 왕년의 로커 성태평 역을 맡은 최원영과는 코믹한 남남 케미의 진수를 과시했다. 그의 케미 제조 능력은 드라마의 남녀 맏어른인 신구, 김영애와 연기할 때도 도드라졌다. 월계수 양복점 주인인 이만술(신구)이 통닭집으로 찾아와 삼도에게 다시 돌아올 것을 부탁하는 장면에서는 생업에 발목이 잡혀 존경하는 스승의 부름을 거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애타는 표정 연기로 가슴 찡하게 전달했다. 이어 만술의 가출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와 만술의 아내인 최곡지(김영애)를 위로하는 장면도 선후배의 자연스러운 연기 화음이 돋보였다.
차인표는 “모든 게 연기 잘하시는 선후배님들 덕분”이라며 “나보다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전 출연진의 탄탄한 팀워크가 방영 초반부터 인정받는 것 같아 무척 흐뭇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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