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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집 사야 하나, 팔아야 하나
지금 집 사야 하나, 팔아야 하나
  • 백준상 기자
  • 승인 2016.10.31 1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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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직접적인 규제보다 간접적인 방법을 택했다. 특히, 공급을 감소시켜 가계부채 증가 원인인 집단 대출을 줄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8.25 가계부채 대책이 발표된 지 이제 한 달(9월 말 기준), 그동안의 분양시장 변화를 살펴보았다.

정부가 발표한 8.25 가계부채 대책

지난달 25일 주택시장의 안정적인 관리와 가계부채의 건전성 확보를 위해 정부가 ‘8.25 가계부채 관리방안’(8.25 가계부채 대책)을 발표했다. 주택 공급을 감소시켜 가계부채의 증가 원인인 집단 대출을 줄여나가겠다는 방침의 이번 관리방안은 직접적인 규제보다는 간접적인 규제에 가깝다. 하지만 주택의 과잉공급이 가계 부채의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주택공급을 조절하는 내용이 포함되었다는 점에서 이전 가계부채 관련 대책들과는 좀 더 차별화된 관리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주택공급을 줄이는 방법으로는 LH 공공택지 공급 감소(2015년 공급물량 58% 수준으로 감소), PF 대출 보증신청 시점 사업계획 승인 이후로 조정, 과도한 인허가 자제 등이 포함되었으며 주택담보대출의 질적 구조를 개선하는 방법 등이 발표되었다. 택지 매입 단계에선 LH 공공택지 공급물량 조절을 통해 임대주택, 뉴스테이 주택용지를 제외한 분양주택 용지를 줄인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초과공급이 우려되는 미분양 관리지역에 대해 택지매입 전 예비심사를 실시하며 예비심사를 받지 않는 경우 분양보증 발급을 제한한다.

수도권·非수도권 분양시장 차별화 심화

8.25 가계부채 관리방안이 부동산 시장과 건설업에 미치는 영향은 우선 주택공급 감소이다. 공공택지 공급 감소 및 집단대출 심사강화 등으로 신규 주택공급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곧 분양 시장의 차별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공급물량 감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장에서 인기가 검증됐던 곳들은 청약자들이 더 몰려들 것이기 때문이다.
19일 부동산정보제공업체인 부동산114가 발표하는 아파트가격종합지수인 ‘코아피(KOAPI)’에 따르면 9월 현재 강남3구 재건축 매매가격 지수는 462.82로 전 저점인 지난 3월 412.89에 비해 12% 이상 올랐다.
앞서 고점을 기록했던 지난해 12월의 매매가격 지수(415.4)는 일 년 전인 2014년 12월의 전저점 378.78 보다 9.67% 정도 오른 바 있다. 이를 통해 최근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짧은 시간 안에 크게 상승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또한 이 같은 흐름은 추석 명절 후 가을 분양 성수기와 이사철이 시작되면서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인 지역으로는 서울 강남권, 서울 인접 수도권 택지지구, 서울 도심 역세권 및 발전성을 갖춘 곳을 꼽을 수 있다.

시장 위축 우려한 건설사들, 분양 일정 앞당길까

정부가 ‘8·25 가계부채대책’에서 발표한 중도금대출 보증요건  강화, 미분양 관리지역 지정 확대 등의 조치가 오는 10월부터 조기 시행되면서 시장 위축을 우려한 건설사들이 분양 일정을 앞당길 것인가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9월부터 12월까지 예정된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은 21만4025가구로 집계 되었는데, 이는 작년 같은 기간의 24만9380가구에 비해 약 14%가 줄어든 수치다. 이 중 수도권은 12만3118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10.0% 가 감소하였으며 서울 지역은 3만 6743가구가 예정돼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5% 상승, 지방은 19.3% 감소한 9만907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특히 최근 청약 열기가 뜨거운 부산에서는 작년보다 99.5% 늘어난 1만4863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입주물량 증가, 역전세난 현실화 가능성은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크게 늘면서 역전세난(전세 물량이 늘었지만 수요가 줄어 계약이 잘 이뤄지지 않는 현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2008년 잠실 역전세난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역전세난 우려가 커지는 배경은 뭘까? 가장 큰 이유는 공급물량이 늘어난 데서 찾을 수 있다.
이에 대해 부동산114는 ‘경기와 대구, 경남 등 대규모로 아파트가 공급되는 일부 지역은 역전세난이 나타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서울의 역전세난 발생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분석했다. ‘이는 서울의 경우 공급 부족이 이어진데다 향후 2년간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최근 10년 평균 물량보다 낮은 수준이며, 더불어 반전세가 꾸준히 늘면서 순수 전세 물건을 찾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덧붙였다.

저금리 시대의 주택투자, 여전히 매력적인가

한편, 조명래 단국대학교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는 최근 머니투데이 기고에서 “실수요자가 아니면 지금 집을 살 때가 아니며, ‘8.25 가계부채 관리방안’은 앞으로 어떻게 뛸지를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성장률 2%, 물가성장률 1%, 실질소득증가가 멈춘 상태에서 부동산만 뜨는 건 결코 정상이 아니다. 이는 전적으로 정부가 시장의 밑바닥까지 훑어 집을 사도록 부추긴 수요 진작의 결과다"라고 말해 주택투자에 신중할 것을 권고했다.
저금리와 공급물량 축소로 인해 과열된 주택시장. 지금도 수도권 집값은 뛰고 있지만, 지금 집을 사려고 뛰어들어야 하는가, 하는 점에서는 좀 더 시장의 추이를 지켜보는 것이 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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