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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구는 어떻게 자살률을 낮출 수 있었을까?
구로구는 어떻게 자살률을 낮출 수 있었을까?
  • 백준상기자
  • 승인 2016.11.24 1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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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1만3천500명 안팎의 사람들이 자살하는데, 따져보면 고속버스 탑승객 정원에 가까운 40명 정도가 매일 자살하고 있는 셈이다. 자살은 경제적 어려움과 관계 깊다. 빈곤과 질병 등으로 인한 생활고로 자살이 늘어 사회문제화 되자 정부에서도 빈곤가정을 찾아내고 기초생활보장제도를 개선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치구의 노력으로 자살률을 크게 낮춘 사례도 나왔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시 구로구로, 지난해 인구 10만 명 당 자살률이 17.3명으로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두 번째로 낮았다. 자살률이 가장 낮은 서초구는 경제적 어려움과는 거리가 먼 주민들이 많이 사는 부유 자치구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서울시 자치구 중 재정자립도가 18위에 불과한 구로구는 어떻게 자살률을 대폭 낮출 수 있었을까?

 

구로구만의 특별한 복지네트워크 시스템 도입

지난 9월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구로구의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는 2010년 30.1명에서 2013년 19.2명, 2014년 18.5명, 2015년 17.3명으로 떨어졌다. 자살자 수가 서울시 자치구 중 두 번째로 많았던 2010년 이후 계속 줄어들어 2015년에는 무려 42.5%나 감소한 것이다.

이는 민선 5·6기에 걸쳐 구로구청이 펼쳐온 자살예방정책을 비롯한 다양한 복지정책들의 결과라는 분석이다. 2010년 민선 5기 구청장으로 선출된 이성 구청장은 취임 이후 높은 자살률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주민들의 마음 건강 지키기와 행복 증진에 힘을 쏟아왔다고 한다.

“2010년만 해도 서울 자치구 중 자살률이 두 번째로 높았지만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았었습니다. 취임 이후 구에 자살자가 많은 ‘자살 벨트’라는 지역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자살예방을 위한 시스템을 도입하게 되었습니다. 2011년 국내 처음으로 자살 취약계층 발굴을 위한 전수조사를 1년에 두 번 실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성 구청장(60)의 주도로 구로구는 2012년 ‘구로구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 문화 조성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는 등 자살률 감소를 위한 마스터플랜을 마련했다. 자살을 개인적인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접근, 조례 제정을 통한 제도적 뒷받침 아래 ‘찾아가는 마음 검진 서비스’를 시행했다. 아동·청소년들의 정신 건강을 위해 ‘해피스쿨 사업’도 펼쳐 자살 위기나 정신질환을 보이는 학생에게는 구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심층 모니터링 및 상담, 심리검사, 특수치료 등을 지원했다.

구로구의 대단한 점은 자살률을 낮추는데 주민들의 적극 참여를 끌어들여 정이 묻어나고 나눔이 일상화된 살 만한 도시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구로구는 기업과 경로당의 일대일 결연사업, 일반주민과 통장을 연결하는 복지통장제도 등 복지 네트워크를 구성해 주민들이 서로 돕는 시스템을 잘 구축했다. 지역 내 상점 학원 기업체 등이 자발적으로 물품 및 서비스를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는 디딤돌사업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구청장은 “구로구는 서울의 다른 자치구에 비해 넉넉한 동네는 아니지만 나눔이 생활화된 따뜻한 분들이 많다”고 자랑했다.

올해 7월부터는 서울시 주도로 전 동에서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복지플래너와 방문간호사가 대상가구를 직접 방문해 원스톱 맞춤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이 제도는 구로구가 2011년부터 시행해온 것을 서울시가 전체 구로 확대한 것이다. 구로구만의 특별한 복지 시스템과 이로 인한 뛰어난 성과로, 구로구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서울시의 복지평가 최우수구 5연패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구로구는 복지뿐만 아니라 교육환경 개선으로 주민의 행복지수를 더욱 높여가고 있다. “가정이 행복하려면 자녀가 먼저 행복해야 한다”는 이 구청장은 ‘아이키우기 좋은 구로’를 민선 5기 제1공약으로 정하고 공공보육체계의 확립을 위해 구립어린이집 확충과 보육의 질 향상에 힘을 쏟았다. 그 결과 취임 후 구립어린이집 23개를 추가로 오픈하는 성과를 올렸다.

2014년 민선 6기에 재선된 이 구청장은 ‘일류 교육구로’를 제1공약으로 정하고 매년 1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교육환경 개선에 투입해 왔다. 지난해에는 공교육으로 사교육을 이겨보자며 ‘구로학습지원센터’를 개관, 메가스터디 스타 강사들의 논술특강, 자기주도 학습법 교육 등을 진행, 1년 만에 학생과 학부모 등 프로그램으로 4천800명 이상의 이용객을 기록하는 성과를 올렸다.

또한 교육청으로부터 혁신교육지구사업을 따내 교육격차 해소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결과 매년 대학진학률과 구내 우수학생 잔류비율이 꾸준히 높아지며 대학 진학을 위해 주민들이 다른 구로 이동하는 사례도 줄었다.

 

구로구를 행복하게 만든 구청장으로 기억되고 싶어

구로구가 구로구민의 행복을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성과를 내고 있는 데는 이성 구청장의 성장환경과 그동안의 경력과 무관하지 않다. 경북 문경 출신인 이 구청장은 두 살 때 부모를 따라 서울로 올라와 달동네를 전전하며 서른 번 넘게 이사를 다녀야 했으며, 신문 배달 등을 하며 고학으로 대학을 마쳤다.

가난으로 인한 어려움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체험한 그이기에 서민이 많은 구로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각별하다. 그는 공무원의 기본자세로 ‘따뜻한 마음’을 꼽았다.

“공무원이 되고 나서 빠르면 2~3년, 늦으면 4~5년이면 법만 따지고 규정만 들이대는 차가운 사람으로 변모하죠. 주민을 헤아려볼 여유가 없는 건데, 공무원이라면 세월이 지나도 따뜻한 마음을 지니고 있어야 합니다. 주민을 보는 시각에 온정이 담겨있어야 그들의 고충을 알고 문제를 파악하며 뭘 해야 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민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공직자의 소명이라고 생각하는 이 구청장은 “주민들이 더 쉽게 돈을 벌 수 있도록, 더 빨리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길을 찾아 달라”고 항상 직원들에게 당부한다. 민선 5기 이후 해마다 1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성과도 거두어왔다.

1980년 행정고시에 합격, 공직생활을 시작한 이성 구청장은 서울시 시정개혁단장, 경쟁력강화본부장, 감사관 등 주요 요직을 거치며 경력을 쌓았다. 기획력 등이 뛰어나 서울시청 ‘3대 천재’로 불렸던 그는 199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을 통해 수필가로 등단하고, 2005년에는 세계평화미술대전 특선을 수상하여 구청 벽을 자신의 그림으로 장식한 화가이기도 하다.

어렸을 적 서울 안암동 같은 산동네에 살며 초등학교를 다녔던 홍현숙 여사와 결혼, 두 아들에 처조카 둘을 입양해 모두 4명의 아들을 성인으로 모두 잘 키워냈다. 서울시 시정개혁단장으로 일하던 2000년 새로 가족이 된 아이들에게 끈끈한 형제애를 느끼게 하기 위해 무급휴직원을 내고 전세금으로 1년 동안 세계일주 배낭여행을 다녀와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모든 정책의 종착점도 ‘행복한 구로구, 행복한 주민’이라는 이성 구청장. 그를 설명하는 단어는 천재, 기획통, 청렴, 성실 같은 것이지만 그런 수식어들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그는 잘라 말했다.

이 구청장 “감사하게도 그동안 펼쳐온 정책들이 하나 둘씩 결실을 거두며 주민들이 행복해지고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면서 “주민들의 행복을 위해 온 정성을 쏟은 구청장, 구로구를 행복하게 만든 구청장으로 주민들에게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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