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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지금 ‘중2병’
우리 아이는 지금 ‘중2병’
  • 유화미
  • 승인 2016.11.28 1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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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가는 성장통
 

집에 돌아오면 제일 먼저 방문을 걸어 잠그고 방 밖으로 한걸음도 나오지 않으려 하는 아이. 이런 아이와 대화를 시도하려고 해보지만 "엄마가 뭘 알아? 엄마랑은 대화가 안 통해" 라는 차가운 말만 되돌아올 뿐이다. 그러나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다. 우리 아이가 어느새 이만큼 자라 어른이 되어가는 길목에 있다는 증거이니까.

글 유화미 기자│사진 서울신문

변화와 변혁의 시기, 사춘기

첫 걸음마를 떼고, 옹알이를 시작하며 처음으로 엄마라고 불러주었을 때의 감동을 부모라면 평생 잊지 못한다. 한 순간도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 자지러지게 울곤 했던 아이가 어느새 다 자라 이제는 자기 일에 참견하지 말라며 함께 있기를 거부한다. 아이의 사춘기가 시작되면 부모와의 대화는 거부한 채 밖으로만 돌려고 하는 아이가 많다. 이런 아이를 보며 벙어리 냉가슴 앓듯 속을 끓이지만 혹 아이가 엇나가진 않을까 말 한마디 건네기가 조심스럽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많은 변화가 나타난다. 특히 성장 호르몬 등의 분비로 신체 내부에선 호르몬의 분비가 활발하게 나타난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춘기는 한 마디로 말해 변화와 변혁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아주 짧은 시간 안에 대단히 많은 변화가 나타나기 때문에 사춘기 시기의 아이를 양육하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때일수록 아이의 변화를 인정해주고 이에 맞춰 부모의 태도도 함께 변화해야 아이를 올바르게 양육할 수 있다.

외모에 관심이 많아지는 시기

성장기에 나타나는 많은 변화 중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신체적 변화이다. 매일매일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외모의 모습에 아이는 혼란스러워하기 쉽다. 이런 자신의 변화를 만족해하는 아이는 극히 드물다. 보통은 외모의 변화를 맞이하며 아이의 자신감은 하락하게 된다. 그래서 아이는 외모에 투자하는 시간과 돈이 늘어나게 되는데 이럴 때 부모가 이런 아이의 모습에 일방적으로 혼을 내려고 한다면 아이의 자신감은 더욱 하락해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를 들으며 성장한 아이는 건강한 자존감을 형성할 수 없다. 자존감, 즉 자아존중감은 남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와는 달리 내가 나 자신에게 스스로 부여하는 가치를 말한다. 그래서 자존감이 낮으면 스스로의 모습에 늘 불만을 품으며 부족한 사람이라고 느끼게 되며 별것 아닌 일에도 자책하기 쉽다. 자존감은 부모와의 애착관계를 통해 형성된다고 한다. 부모의 사랑과 칭찬, 격려가 아이의 자존감을 키우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된다. 자존감이 낮은 아이는 외모에 대한 불만뿐만 아니라 요즘 문제가 되는 인터넷, 스마트폰 중독에 쉽게 빠질 수 있다.
<사춘기 내 아이 마음 읽기>를 집필한 홍민기 저자는 “사이버 공간에서의 만족감이 지속되면 사이버 공간에서만 자신이 가치 있는 존재이고 현실에서는 가치 없는 존재라는 왜곡된 인식을 갖게 될 수 있습니다. 현실을 도피하여 가상세계에 점점 더 빠져들게 되는 것입니다.” 라고 말했다. 올바른 자존감이 형성되지 못한 사춘기 아이들이 인터넷을 통해 현실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자존감이나 성취감을 맛보게 되면 더욱 인터넷중독 등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아이에게 자신을 보는 눈이 부정적이지 않도록 일깨워 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를 놓아주는 연습이 필요

사춘기 아이들은 유독 집에서 혼자 있기를 원한다. 방문을 걸어 잠그고 방 안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것을 좋아한다. 행여나 부모가 노크를 하지 않고 덜컥 문을 열고 들어오면 자신의 영역을 침범 당했다는 생각에 불같이 분노를 표현한다. 사춘기 아이들이 보이는 또 하나의 변화는 바로 독립성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러나 독립은 원하면서도 그에 따른 책임과 노력에는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이런 아이를 보며 부모는 아직 덜 자랐다고 생각하며 권리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여기서 부모와 아이 간의 갈등이 발생한다. 아이가 주장하는 대로 그들의 권리를 다 인정해주기는 어렵지만 독립성을 인정해야 함은 분명하다.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로서 가장 힘들지만 해야만 하는 일이 바로 아이의 독립성을 인정하고 놔주는 일이다. 오랫동안 대안학교에서 근무하며 여러 아이들을 만나온 <사춘기 십대들과 소통하는 법>의 저자 손정자씨는 아이의 독립성을 인정하고 놔주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시도해야할 것이 아이와의 대화라고.
“부모 자식간의 대화란 감정을 소통하는 것 이상의 교육적 의미도 큽니다. 부모의 태도가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단 한순간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부모가 아이와 대화하기 위해 가져야 할 태도는 마음을 열고 아이의 말을 들어주려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저 규제하고 가르치기 위한 대화가 아니라 “나는 너를 믿는다”는 확신을 주는 대화가 되어야 한다. 이는 아이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에도 마찬가지다. 어떤 행위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대다수의 부모는 아이가 잘못을 했을 때에 변명의 기회를 주지 않고 과도하게 잘못에 대해 추궁하려고만 한다. 야단을 쳐야 하는 순간에도 일단은 아이의 감정을 먼저 헤아려 주고 난 다음에 실시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대화를 나눌 때 부모가 흔히 저지르는 잘못은 첫 째, 아이의 말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리려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아이의 문제를 부모가 나서서 해결해줘야만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와 진정으로 소통하고 싶다면 오로지 아이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공감해주려 노력해야 한다.

참고도서 <사춘기 내 아이 마음 읽기>(홍민기 저, 두란노 펴냄), <사춘기 십대와 소통하는 법>(손정자 저, 다산에듀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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