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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가 풍성한 텃밭에서 김장채소 재배법
채소가 풍성한 텃밭에서 김장채소 재배법
  • 유화미
  • 승인 2016.11.28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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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텃밭
 

바람이 차가워지는 11월이 되면 동네 아낙네들은 앞치마와 고무장갑을 들고 이웃의 집을 돌아다니곤 했다. 온 동네 사람들이 한 가족처럼 지내던 시절에는 김장철이 되면 서로의 김장을 도와주며 정을 나누곤 하던 것이 연례행사였다. 지금은 예전과 같은 정을 나누기는 힘든 시대가 되었지만 우리 집 텃밭을 김장 채소로 채우며 다가올 겨울을 따뜻하게 준비해보는 것은 어떨까.

진행·사진│ 유화미 기자

 

매년 김장철이 되면 채소 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기 시작한다. 올해는 특히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해 채소 값은 그야말로 ‘금값’이 되었다. 손도 많이 가고 처음 시도해보면 성공하기 어려운 요리법, 그리고 만만치 않은 채소 가격 때문에 김치는 차라리 사먹는 게 더 낫다고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내 손으로 직접 만드는 음식만큼 믿고 먹을 수 있는 것이 또 어디 있겠는가. 또한 겨울철 별미인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거운 고구마에 얹어 먹는 김장김치의 맛은 사먹는 김치로는 도저히 흉내 내기 어렵다. 건강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 김장 채소 재배법을 소개한다.

기본 중의 기본, 배추

가을배추는 그다지 큰 어려움 없이 기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가족이 먹을 배추만 소규모로 재배하는 만큼 씨앗을 뿌리는 것보다는 모종을 구입해서 심는 것이 더 좋다. 배추 모종을 심을 때에는 30cm 정도로 충분한 간격을 주는 것이 좋다. 모종을 심고 난 뒤에는 충분한 물을 주어야 한다. 배추는 수분이 많은 작물로 재배하는 데 있어서도 물을 많이 필요로 한다. 배추는 자라면서 병해충의 피해를 많이 받는 작물 중 하나다. 특히 배추흰나비와 애벌레가 배춧잎을 갉아먹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는데 한 장 한 장 살펴보며 잡아주는 것이 좋다.
가을배추는 비교적 추위에 강하나 영하 5도 이하로 내려가면 얼 수 있다. 따라서 김장하기 전에 수확해주어야 한다. 수확할 때는 배추를 옆으로 눕히고 밑 부분을 칼로 잘라 수확한다.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배추는 잎이 두껍고 물이 많으나 유기농으로 집적 재배하는 배추는 잎이 비교적 얇고 딱딱해 소금에 절여도 숨이 잘 죽지 않는다. 그만큼 맛이 늦게 드는 편인데 대신 보관 기간이 길어 오래 두고 먹어도 변하지 않는 맛을 자랑한다. 배추를 수확하다 보면 아직 덜 자라 사용하기 힘든 것이 더러 있는데 그대로 남겨 두어 겨울을 보내게 하면 ‘봄동’이 된다.

아삭아삭한 식감이 일품, 무

무는 서늘한 기온을 좋아해 봄보다는 가을에 재배하는 것이 맛 좋은 무를 얻는 비법이다. 무는 모종보다는 씨앗을 뿌려 재배하는 것이 흔하게 사용되는 방법이다. 8월 말에서 9월 초 정도에는 씨뿌리기를 해준다. 씨는 배추와 마찬가지로 30cm 정도로 충분한 간격을 두고 심는 것이 좋다. 홈을 파고 한 구멍에 4~5개 정도의 씨를 뿌려준다. 씨를 뿌린 후 흙을 덮어주고 물을 흠뻑 뿌려준다.
무는 발아가 잘 되는 작물 중 하나이므로 며칠 안에 싹이 나기 시작한다. 무는 자랄 때 물을 많이 필요로 한다. 물을 자주, 그리고 많이 주는 것이 재배 포인트다. 물만 잘 주어도 병해충 피해를 막을 수 있으며 무 특유의 매운 맛을 잡아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아삭아삭한 식감을 살릴 수 있다.
가을무가 서늘한 기후를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얼 수 있으므로 늦어도 11월 말 경에는 수확을 끝내야 한다. 수확한 무는 신문지에 싸서 그늘진 곳에서 보관하면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다.

자꾸만 생각나는 알싸한 맛, 순무

강화도 지역에서 많이 재배하는 순무는 알싸한 맛이 특징이다. 또한 순무로 김치를 담그면 유달리 시원한 김치 국물 맛을 맛 볼 수 있다. 흔히 이용하는 작물은 아니지만 새로운 김치를 맛보고 싶다면 순무를 추천한다. 순무의 씨앗은 매우 작으므로 줄뿌림하여 씨를 뿌려준 다음 흙을 얇게 덮어준다. 그 이후로는 물만 잘 주면 심는 대로 잘 자라는 것이 순무이니 재배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순무로 김치를 담글 때에는 깍둑썰기보다는 납작납작하게 큼지막하게 썰어서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밴댕이 젓갈을 이용하면 보다 향토적인 맛을 즐길 수 있다.

한국인의 매운 맛 고추

고추는 추위에 약한 작물이므로 날씨가 따뜻할 때 모종을 사다 심는 것이 좋다. 고추는 품종이 다양해 매운 고추, 덜 매운 고추, 안 매운 고추 등 매운 맛을 조절해 심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고추는 뿌리가 얇게 퍼지는 작물이므로 어느 정도 자란 다음에는 지주를 세워줘야 한다. 고추는 병충해에 취약한 작물이기도 해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탄저병이 발생하기가 쉬워 유기농으로 재배하면 좋겠지만 실패할 확률이 높아 한 번 정도는 살균제와 살충제를 뿌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
요즘엔 천연 농약도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으므로 다양한 방법을 고려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김장용 고춧가루로 이용할 생각이라면 빨갛게 익었을 때 고추를 수확해야 한다. 햇빛에 고추를 말려 만드는 태양초 고춧가루는 도시에서는 쉽게 만들 수 없다. 그러나 꼭 고추를 직접 말리고 싶다면 신경을 많이 써주어야 한다. 낮에는 채나 망 등에 얹어서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널어놓아 말려준다. 밤에는 실내에 들여놓고 선풍기를 틀어놓고 계속 말려주어야 한다. 여간 정성을 요하는 작업이 아니라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고추 건조 시설에 맡겨 말리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특별한 날 특별한 맛, 별미로 먹는 총각무

재미난 이름은 가진 총각무. 총각무는 무청의 모양이 상투를 트지 않은 총각이 머리를 땋아 넘긴 것과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총각무가 표준어이지만 알타리무, 알무 또는 달랑무라고 불리기도 한다. 총각무는 20~30cm 정도의 줄 간격을 두고 씨앗을 뿌려 심어준다. 파종 후에는 물을 흠뻑 뿌려줘 마무리한다.
총각무는 성장이 빠른 작물 중 하나인데 보통 일주일 정도면 씨앗이 발아한다. 심은 뒤 한 달 정도가 되면 잎이 무성하게 자라는데 복잡하게 자란 곳을 솎아내 주는 것이 좋다. 60일 정도가 지나면 수확해주어야 한다. 가을 재배는 특히 서리를 맞으면 잎이 억세지고 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추워지기 전에 수확할 것을 추천한다.

없어서는 안 될 약방의 감초, 쪽파

한국 음식이라면 여기저기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쪽파. 김장을 할 때에도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다. 쪽파는 씨알을 구해 심어준다. 쪽파 싹 부분이 위로 가도록 한 뒤 15cm 정도의 간격을 두고 심어준다. 씨알 하나에 쪽파가 20개 이상 난다는 것을 고려해 적당한 간격을 두고 심어주어야 한다. 쪽파는 싹이 난 뒤 20~30일 정도가 지나면 자랄 때마다 솎아서 사용할 수 있다. 키가 20~25cm 정도 되었을 때가 수확하여 먹기 딱 좋은 때이다. 김장 때 이용할 생각이라면 11월 말에 한꺼번에 수확해 사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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