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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게육아’ 만든 김준희 작가의 스마트 육아법
‘똑게육아’ 만든 김준희 작가의 스마트 육아법
  • 송혜란
  • 승인 2016.11.29 1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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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잠만 잘 자도 육아가 행복해져요”
 

응애~태어나자마자 울리던 우렁찬 울음, 그 벅찬 감동도 잠시…. 아이를 집으로 데려온 순간부터 실미도 극기 훈련이 시작된다. 밤낮없이 지속되는 아이의 울음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긴장감이 서리고, 심장부터 털끝까지 심란해진다. 난생 처음 느껴보는 감정에 초보 엄마의 마음속은 태풍 현장과 다를 바 없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똑똑하고! 게으르게~’ 똑게육아! 요즘 엄마라면 모를 리 없는 ‘똑게육아’의 창시자 김준희 작가를 만나 아이에게 꿀잠을 선물해주는 행복한 육아법에 대해 들어보았다.

취재 송혜란 기자 사진  에바안 작가

미국 MIT에서 세계적으로 저명한 경제학자인 사이먼 존슨의 지도 아래 경영학 석사를 받은 김준희 작가(필명 로리). 국내 금융회사에서 맹렬히 일하던 그녀는 무슨 일이든 척척 해내는 능력자로 통했다. 2011년 첫째를 낳기 전까지는 말이다. 듣도 보도 못한 엄마 세계에 입성한 그녀는 그야말로 멘붕에 빠지고 말았다. 스물네 살부터 처절하게 경험했던 미생의 정글과 같은 직장 세계나 밤낮없이 고생해 완성한 석사 논문은 육아에 비하면 새발의 피였다.
“처음 엄마가 되었을 때 소원이 딱 15분 만이라도 하늘을 보고 대(大)자로 누워 쉬는 거였어요. 자는 것까지는 바라지도 않고요. 생리적 욕구도 충족하기 힘든 상황이었거든요. 가까스로 짬이 나면 먹거나 자는 혹은 싸는 등의 일을 초고속으로 해야 했습니다. 출산한 지 얼마 안 돼 뼈가 늘어진 상태에서 하는 24시간 막노동이었죠. 아이가 울어 젖히면 정말 혼이 다 빠졌어요.”
나는 과연 누구인가? 나는 결국 이 우주에서 엄마라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태어났던가? 그렇다면 지금까지 열심히 공부하며 치열하게 살았던 것들은 무엇을 위해서인가? 첫째를 낳은 후 그녀는 육체적 고통뿐 아니라 정체성에서도 큰 혼란을 겪었다. 그러다 용감하게 둘째까지 임신한 그녀는 또 어떤 세계가 펼쳐질까하는 두려움과 설렘을 동시에 느꼈다. 그런데 이게 웬일? 드디어 둘째를 출산한 그녀는 마치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육아 패러다임의 전환을 맛보게 되었다.
“안 보이던 행복육아가 보이기 시작했어요. 알고 있는 것과 깨우치는 것은 정말 다르더군요. 첫째를 기르던 시절, 그토록 많은 육아 관련 서적을 읽었는데도 제 생각과 기준에 맞춰 판단해버려 제대로 실행 할 수가 없었어요. 육아에 대한 시크릿을 발견했지 뭐예요.”
만 4년 동안 두 아이를 연달아 키우며 눈물 콧물 섞인 독박육아, 거기서 깨닫게 된 참된 행복, 그 뼈저린 경험과 함께 독파한 수백 권의 국내외 육아 전문서, 풍부한 리서치. 이를 통해 그녀는 지금의 ‘똑게육아’를 완성해 냈다. 그리고 이제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첫째 때는 ‘살아남다(survive)’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한데요. 둘째를 낳고 이렇게 외쳤어요. ‘Don't just survive, enjoy with 똑게!’”

똑똑하고! 게으르게~힘 빼지 말고 육아하자!

둘째 아이를 낳고 비로소 행복 육아의 시크릿을 알게 된 김준희 작가는 이윽고 자신의 경험을 후배 엄마에게 공유하고자 네이버 카페 ‘똑게육아’를 개설, 1대1 코치부터 댓글 상담까지 육아로 힘들어하는 엄마들을 위해 무료봉사를 해왔다. 현재는 베스트셀러 <똑게육아-내 아이에게 꿀잠 선물하기 프로젝트>, <똑게육아 올인원-먹놀잠에서 훈육까지> 작가로 명성을 날리게 되었다. ‘똑게’ 팟캐스트와 유튜브를 진행하고 있는 그녀는 엄마들 사이에서 그 인기가 가히 하늘을 찌른다. 똑똑하면서도 예쁜 그녀의 이미지까지 더해져 똑게육아는 이 미 브랜드로서의 자리를 공고히 했다. 그 비결을 알고 싶다면, 먼저 똑게육아의 제대로 된 뜻부터 이해해야 한다. ‘똑게’는 똑똑하고 게으른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다. 여기서 게으르다는 표현은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여유를 갖자는 긍정적인 뜻이다.
“엄마가 육아라는 일터에서 어떻게 일을 더 쉽게, 그러나 생산성 있게 잘할 수 있을까요? 왜 직장에서도 어떤 사람은 정말 뼈 빠지게 일 하는데도 힘만 들고 아웃풋이 없잖아요. 그래서 똑게육아를 만들었어요. 육아도 일과 마찬가지로 너무 부지런한 것보다 생산적인 게으름이 필요하다는 뜻에서요. 제가 첫째를 키울 때 힘들었던 것도 저의 천성적인 부지런함과 완벽주의, 꼼꼼함이 한몫했었거든요. 아기가 스스로 이 세상을 탐방하고 자신이 가지고 나온 능력을 터득 하도록 어느 정도 빈틈이 필요했는데 말이죠.”
솔직히 육아에서 똑게가 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리 태어날 때부터 게으른 사람이라도 자신의 아기에게는 부지런하게 최선을 다해주고 싶은 게 엄마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가 두 아이를 연달아 키우며 끊임없이 공부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든 똑게 전략들을 이해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 자신한다.

꿀잠프로젝트1 : 아이의 울음소리 감별하기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똑게육아의 첫 책에서 다루었던 아이의 꿀잠 프로젝트를 살펴보자. 아이가 잠만 잘 자도 육아가 행복해진다는 김 작가. 그 첫 단계는 아기 울음을 아이와의 대화 수단으로 보고 해독 하는 것이다. 초보 엄마에게 아기의 울음은 마치 ‘나 좀 살려줘요’라 는 구조요청처럼 들린다. 그러나 아기가 우는 이유는 한둘이 아니다. 그 이유를 파악하지 않고서 그저 달래려고만 하면 아이가 원래 말하고자 했던 바를 아예 차단해버리는 셈이 된다.
아이의 울음에 불안과 초조, 걱정을 잠시 떨치고, 여기서 진짜 게으르게~여유를 갖고 마음속으로 10까지 세어보자. 아기 울음을 초고속으로 막기보다 잠시만 생각한 후 그 원인을 파악해 해결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명심해야 한다. 울음의 원인을 척척 알아채 적절히 반응해주려면, 울음이 터진 정황과 상황을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울음 자체에만 몰입하지 말고 꼭 그 문맥을 같이 살펴보자.
아이의 울음은 정상적인 울음과 비정상적인 울음으로 나뉜다. 비정상적인 울음, 예를 들어 고통스러운 신음이 동반되는 울음에는 즉각 반응하되, 정상적인 울음에는 다음 단계를 거친 뒤 반응해 보자.

1. 지금 아기가 하루 사이클 중 ‘어디’에 있는가?
낮잠을 자도록 아기를 뉘어야 할 때인가? 낮잠을 자는 중에 우는 것인가? 낮잠시간이 끝나서 우는 건가? 장난감을 잃어버렸나? 원래 짜증을 많이 내는 시간인가? 상황을 잘 보고 어떤 이유로 우는 것인지 파악하자. 아이가 우는 원인은 다양하다.
*아이가 우는 일반적인 원인
쉬·응가를 했다, 피곤하다, 졸리다, 배고프다, 지루하다, 싫증난다, 자극이 너무 많다 등
*일반적이지 않은 이유
덥다, 춥다, 옷에 머리카락이나 이물질이 들어가서 불편하다, 아프다 등

2. 울음의 원인에 맞는 행동을 하자.
만약 오줌을 싸서 기저귀가 축축한 아기는 기저귀를 갈아줘 안정을 주고, 배고픈 아이에겐 먹을 것을 주어야 하며, 피곤한 아기는 잠을 잘 수 있도록 도와주자.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어 아이가 잘 씻고, 잘 먹고, 잠을 잘 준비가 된 상태라면 스스로 잠드는 법을 배우게끔 잠자리에 그대로 둘 필요가 있다.

“비정상적인 울음은 엄마가 바로 체크해봐야 해요. 아이가 수유 도중 울 때는 젖의 사출이 너무 많아 먹는 것이 힘들거나 수유 자세가 적절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어요. 먹자마자 우는 경우는 가스가 찼을 수도 있으니 트림을 시키면 되고요. 간혹 모유의 질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잘 자다가 중간에 울 때도 수유 문제일 확률이 높아요. 다양한 노력을 통해 아기의 다음 발달 단계를 더 건강한 방향으로 수정해갈 수 있어요.”
늦은 오후나 이른 저녁에 터지는 아기의 울음이 잘 진정되지 않는다면, 이 시간대를 마녀시간으로 볼 수도 있다.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그냥 기분이 좋지 않은 시간, 짜증스러운 시간이 있기 마련인데, 이를 마녀시간이라고 부른다. 마녀시간의 원인으로는 영아산통, 피로, 과도한 자극, 부족한 수유량, 적은 관심 등이 있다. 마녀시간은 보통 3~4개월이 되면 서서히 없어진다.
“사실 마녀시간은 아기의 하루 사이클이 잘 돌아가고, 아기가 혼자 잠드는 능력을 갖추면 점점 줄어들어요. 혼자 잠드는 능력을 터득했다는 것은 스스로 진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것이니 심하게 울어댈 일이 없거든요. 마녀시간 역시 꿀잠 프로젝트를 통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습니다.”

꿀잠프로젝트2 : 긍정적 잠연관 만들어주기

어느 정도 아이의 울음을 감별하는 능력을 키웠다면, 다음은 긍정적인 잠연관을 만들어줄 차례다. 그녀가 정의 내리는 잠연관이란, 아이가 푹 잠들 때까지 지속적으로 행한 특정 행위를 말한다. 잠자고 싶어 하는 아기, 지금 자야 하는 아기를 깨어있는 상태로 잠자리에 눕힌 후 잠이 푹 들 때까지 그 상태가 잘 유지되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잠드는 법을 배우게 된다.
똑게식 꿀잠 프로젝트에서 긍정적인 잠연관을 만들어주는 과정은 첫째 어떤 잠연관을 쓸지 선택하고, 둘째 아이가 잠들기 위해 잠깐 우는 시간을 어느 정도로 할지 결정하자. 셋째 제공할 위안의 타입을 설정하고, 그 위안을 주는 빈도수 및 한계를 정한 뒤, 넷째 안전하고 편안한 잠자리 환경을 조성해 주면 엄마와 아이가 가장 만족하는 상태, 즉 꿀잠이 완성된다.
가장 이상적인 잠연관은 ‘잠자리에 눕혀진다=잔다’이다. ‘눕다’ 외 잠연관은 젖 물리기, 안아주기, 아기가 자는 내내 인간 이불 노릇하기 등 매우 많다. 엄마가 즐기면서 최소 1~3년까지 행복한 마음으로 수행할 자신이 있는 잠연관을 선택하도록 하자. 육아에는 정답이 없다. 엄마와 아빠의 기질, 아이의 성장 속도, 성향, 가정환경 등에 따라 자신의 방식에 맞게 참고하면 된다. 잠연관을 선택했다면 아이가 잠이 들기 전에 잠시 우는 자율학습 상황을 기다려주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똑게육아는 울리는 게 아니라는 것. 왜 아이를 울리나? 지금 이 상황에서 발생하는 울음을 잠깐만 아이의 꿀잠 엔진 형성을 위해 허용할 뿐이다. 모든 다른 울음원인을 제치고 잠자기 위해 우는 것이라면 평온한 기운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풍기고 마음속으로 응원하며 지켜봐 주자. 체크할 때는 문턱에서 목소리로만 할 수 있고, 안아서 이건 지금 나쁜 상황이 아니라는 걸 조용한 톤으로 말해주는 방법도 있다. 아이가 진정되면 다시 내려놓고 또 울면 이 사이클을 되풀이하면 된다.
“이때 아이와 상호교류해서는 안 돼요. 아이컨택도 자제하세요. 속삭여주는 것은 좋지만, 아이에게 대화체로 말을 걸게 되면 아이는 지금 상황에서 자기가 뭔가 놓치고 있다고 생각하며 깨어 있으려고 하거든요. 꿀잠에 있어 가장 중요한 ‘안전’도 놓치지 마세요. 아기의 꿀잠 환경 조성을 위한 똑게식 아이템을 참고해보세요. 꿀잠 프로젝트를 성공하기 위해서는 똑게육아를 제대로 이해한 뒤 자신감을 가지고 평온한 마음으로 행하는 것이 중요해요.”

 

톱니바퀴처럼 맞물린 잠텀과 먹텀

앗! 꿀잠프로젝트를 위해 하나 빠진 조건이 있다. 꿀잠은 잠텀(잠과 잠사이의 깨어있는 시간 간격)과 먹텀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간다는 사실. 아이는 잘 먹기만 해도, 잘 자고 잘 논다. 마지막으로, 양껏, 체계적으로 먹이는 수유텀을 만들어보자. 아기의 하루는 먹고, 놀고, 자는(먹->놀->잠) 패턴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신생아는 이 패턴을 소화하는데 평균 2시간 30분이 걸린다. 즉 하루 24시간을 2.5시간으로 나누면 9.6회이므로 신생아 시기에는 패턴이 매일 9~10회 반복된다고 할 수 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먹→놀→잠’ 순서가 지켜지는 것이겠지만, 트림만 잘 시키고 재운다면 굳이 순서 자체에 집착할 필요는 없어요. 잠텀에 먹텀이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린다면 아기의 하루를 예측하고 더 효율성 있는 육아를 일궈나가는 것이 굉장히 쉬워질 거예요. 아이의 개월 수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로직은 간단하니, 많은 분들이 똑게식 육아를 통해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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