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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도서관에 가다' 진행자, 김보영 아나운서의 독서 교육
'TV, 도서관에 가다' 진행자, 김보영 아나운서의 독서 교육
  • 송혜란
  • 승인 2016.12.05 0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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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딸 솔이와 진이의 엄마이자 국회방송 아나운서로 <투데이 의정뉴스>, <TV, 도서관에 가다>를 진행하고 있는 김보영 아나운서. 9년 전 결혼과 출산이라는 장벽을 모두 넘어선 그녀는 여전히 여성으로서 일과 자녀 교육의 두 난제를 풀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매일매일 전쟁이 따로 없지만 성공한 여성의 교육 비법에 귀 기울인 그녀는 어느 정도 자신만의 교육철학을 갖게 되었다. 김보영 아나운서를 만나 솔이네 가정교육법에 대해 들어 보았다.

취재 송혜란 기자 | 사진 양우영 기자

초등학생인 두 딸을 기르며 일하는 엄마로 살아가고 있는 김보영 아나운서. 여느 워킹맘의 일상이 그러하듯 그녀 역시 아침에 눈을 뜨기 무섭게 일터로 나가며, 퇴근 후에는 엄마만 기다리고 있을 아이들 걱정에 함부로 약속도 못 잡는다. 친정어머니를 비롯해 많은 이들이 그녀를 돕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아이에게 온 신경을 쏟을 수 없어 늘 답답함을 느낀다고 한다. 하루가 다르게 커 가는 아이의 교육 문제도 등한시할 수 없을 터. 늘 옆에서 아이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볼 수 없기에 혹여라도 아이가 잘못된 길로 빠지지는 않을까 불안한 마음도 크다.
그러다 우연히 ‘성공한 여성들은 어떻게 자녀를 길렀을까?’라는 물음을 품은 그녀는 그에 대한 답으로 저서 <대한민국 대표엄마 11인의 자녀교육법>을 펴낸 바 있다. 사회 곳곳에 성공한 여성들을 한 명 한 명 찾아가 인터뷰한 그녀는 의외로 자신이 그동안 얼마나 잘해 왔는지 깨달을 수 있어 크나큰 위안이 되었다고 말했다.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된 멋진 엄마들은 자녀 교육에 있어서도 확실한 기조와 원칙을 가지고 있었어요. 공부에 대한 견해 등은 저마다 달랐지만 뚜렷한 공통점이 하나 있었죠. 옆집 엄마와 나 스스로를 비교하지 않는다! 이웃 엄마들과 다른 자기만의 원칙으로 엄마와 아이 모두 행복할 수 있는 방향을 찾으려 늘 애썼다는 겁니다. 자녀들은 그러한 엄마를 통해 일찍이 인생의 롤 모델을 설정하고, 주도적인 선택을 할 수 있었다고 해요.”

자유와 책임을 동시에 부여하는 엄마
 
세상에 완벽한 엄마는 없다. 이미 아이들에게 엄마란 무조건적으로 사랑해야 할 첫사랑과도 같은 존재일 뿐이다. 아이가 자라는 모든 순간을 함께 즐기며, 고민거리를 나눌 수 있는 친구 같은 존재가 되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자유와 책임을 동시에 부여하는 엄마, 성적이 아닌 가치관을 먼저 가르치는 엄마, 아이에게 또 다른 거울이 되어주는 엄마를 이상형으로 삼으면서….
그중에서도 김보영 아나운서는 자유와 책임을 동시에 부여하는 엄마의 모습을 가장 닮았다. 그도 그러한 것이 그녀는 사실 친정어머니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는 ‘캥거루족 딸’이라고 고백했다. 그녀가 고등학교 때부터 어머니는 매일 따뜻한 밥을 먹으라며 점심 도시락을 직접 배달해 주는가 하면 학교는 물론 학원, 독서실까지 쫓아다니며 로드매니저 역할을 하는 등 지극적성이었다. 성인이 된 후 결혼해 아이를 낳고서도 어머니는 그녀의 큰딸을 거의 다 키우다시피 했다. 그런 어머니에게 참 많은 것을 받았다며 감사해 하면서도 독립적이지 못하고 어머니에게 너무 의존하게 되는 어려움도 있다고 털어놓는 그녀.
“제 성장 배경이 그렇다 보니 저는 오히려 아이들이 무슨 일이든 스스로 할 수 있게 하려고 해요. 지금껏 아이들 알림장도 한 번 제대로 체크해 본 적이 없는데 숙제를 안 해 가 혼난 날이 없어요. 어차피 일하느라 바빠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챙겨 주지 못하니까 아이들부터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자유를 주니 책임감도 저절로 길러지더랍니다.”

스스로 교육

가끔은 자신이 너무 아이들에게 무심한 것은 아닐까, 반성도 한다는 김보영 아나운서. 그럼에도 그녀는 자유와 책임을 동시에 부여하며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주도적인 삶을 살도록 하자는 마음에 변함이 없다.
“양육에는 답이 없는 것 같아요. 저도 아직 시행착오를 겪고 있고요. 일단 무슨 일이든 아이들이 스스로 목표를 세운 후 동기를 부여해 이룰 수 있도록 옆에서 지켜보며 믿음을 주려고 합니다.”
이는 공대를 다니다 군대 제대 후 다시 의대에 진학해 뒤늦게 의사가 된 남편을 보며 그녀가 가진 확신이다. 
“저 또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지 않았는데 지금 방송 일을 하고 있잖아요. 남편이나 저나 둘 다 대학 진학 후에야 진로를 결정할 수 있었어요. 시기가 다소 늦더라도 진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굳이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스스로 노력하게 된다고 봅니다.”
물론 부모가 옆에서 아이들이 좀 더 빨리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줄 수는 있다.
“아이들이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 주려고 해요. 다양한 일을 하는 사람을 만나게 해 주고, 간접적으로라도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주지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스스로 찾게 해 주고, 또 그에 대한 노력도 스스로 할 수 있게요! 그야말로 스스로 교육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위인전을 많이 읽도록 독려하는 것 역시 잊지 않는다는 그녀. 위인전이야말로 훌륭한 일을 하는 다양한 여성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솔이네 독서 교육법

두 딸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아주 멋지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그녀는 아이들에게 늘 주문한다.
“고민하라, 무엇을 하며 즐겁게 살 것인가?!”
그녀의 바람이라도 이뤄지려는 듯 솔이네 집에서는 책 읽기 놀이가 한창 인기를 끌고 있다. 엄마 욕심보다 아직 책을 많이 안 읽는다는 큰딸 솔이를 위해 엄마와 아빠가 돌아가면서 밤마다 책을 읽어 주고 있는 것. 철학 동화 한 편에 솔이와 진이는 물론 엄마, 아빠까지 모두 힐링을 하고 있다.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 세 권씩 읽어 주는데, 20~30분만 투자하면 돼요. 아빠가 사투리를 쓰며 공주 흉내를 내니까 아이들이 공주가 사투리 쓴다고 매우 즐거워합니다. 독서에 한 번 재미를 느끼고 나니 아이들이 학교 끝나고 학원가는 사이에 시간이 비면 학교 근처 사립도서관에 가서 스스로 책을 곧잘 찾아보더라고요.”
책을 읽은 후에는, 독서 토론이 이루어진다. 책 한 권을 정해 엄마와 아빠, 솔이, 진이까지 다 읽어 본 후 서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콩쥐팥쥐에 대한 책을 읽었다고 하자. 그녀가 아이에게 묻는다. ‘네가 팥쥐였다면 엄마가 콩쥐를 괴롭힐 때 기분이 어땠을 것 같아?’
“이게 사실 독서 논술 토론이에요. 집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독서 토론까지 왜 사교육에 의존하는지 모르겠어요. 어느 가정에서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철학 동화를 읽으면 이야기할 거리가 많아요. 매일 하기 힘들면 주말에라도 짧은 동화책 하나 돌려 읽으며 서로 이야기해 보세요. 자녀 인성 교육에도 큰 도움이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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