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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지하철 안전사고, 출퇴근이 위험하다
끊이지 않는 지하철 안전사고, 출퇴근이 위험하다
  • 송혜란
  • 승인 2016.12.07 1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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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 내 추락사를 막기 위해 설치된 스크린도어로 인해 사망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에도 30대 남성이 김포공항역에서 스크린도어와 지하철 사이에 갇혔다가 죽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끊이지 않는 지하철 안전사고가 시민들의 출퇴근 시간마저 위협하고 있는 요즈음. 지하철 안전사고, 무엇이 문제이며 승객들이 꼭 지켜야 할 안전 수칙은 없는지 알아본다.

취재 송혜란 기자 | 사진 서울신문

“열차가 곧 출발합니다. 다음 열차를 이용해 주세요.”
일분일초가 급한 출퇴근 시간, 황급히 지하철을 타기 위해 고군부투하다 바로 눈앞에 스크린도어가 닫히는 아찔한 경험쯤은 누구나 해 보았을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스크린도어와 지하철 사이에 끼어 사망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어 지하철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0월 서울 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역에서 스크린도어와 지하철 사이에 갇힌 승객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고 당시 기관사가 전동차 출입문과 승강장 스크린도어가 모두 닫힌 뒤 출발을 준비하던 중 전동차 출입문에 승객이 끼었다는 신고를 받았다. 이에 기관사는 열차 출입문을 다시 열고 약 27초가 지난 후 출입문을 닫고 열차를 출발시켰다. 그러나 여전히 출입문과 승강장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 있던 승객 김모 씨(36)는 수 미터를 끌려가다가 비상문 밖으로 튕기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은 역직원들과 119대원들이 긴급 구조 조치 후 가까운 병원으로 옮겼지만 김 씨는 결국 다시 돌아오지 못할 길로 떠나고 말았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사고 때 열차 출입문과 승강장 스크린도어에 이물질이 끼어 있을 시 울리는 경보등이 들어오지 않았다. 때문에 기관사는 승객의 안전 유무를 직접 확인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1인 승무제로 운영되는 현 시스템상의 한계였다.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은 여전히 미제로 남아 있다. CCTV가 사고 후 승객이 승강장으로 튕겨 나온 이후의 장면만 제한적으로 담고 있을 뿐 아니라 기관사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열차 출입문과 승강장 스크린도어의 끼임 경고 센서의 고장 유무조차도 명확히 확인되지 않아 수사는 더욱 난항을 겪고 있다. 더욱이 구의역에서 비슷한 사고가 난 지 불과 5개월 만에 또 이러한 일이 발생해 출퇴근 시 지하철을 애용하는 시민들의 불안감은 날로 커지고 있다.

1인 승무제 도마 위에 올라

미스터리투성이인 김포공항역 사고 원인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거론되고 있다. 첫째 스크린 도어 시설 자체의 문제이다. 인터폰으로 신고 접수를 받은 기관사는 열차 출입문만 열었고, 승객은 열차 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그곳에서 계속 스크린도어가 열리기를 기다린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스크린도어는 기관사 조작반에서 수동으로 열어야 한다. 결국 스크린도어의 부실한 설계가 가져온 인재라는 비판과 함께 두 번째 원인으로 1인 승무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센서가 작동해 자동으로, 또는 다른 기관사가 직접 수동으로 스크린도어만 열었다면 애초 막을 수 있는 사고였기 때문이다. 1인 승무제는 운행과 안전 관리라는 두 가지 업무를 함께 수행해야 하므로 기관사의 업무 강도가 높고 스트레스도 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기관사가 업무 스트레스 등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자 서울도시철도공사 노조는 2인 승무제 도입을 재차 요구해 왔다. 그러나 이번 사고에도 공사 측은 1인 승무제가 사고 원인이 아니라며, 2인 승무제 도입 여부조차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지하철 안전 강화 나서

대신 서울시는 지하철 안전 강화에 1,761억 원을 투입하겠다는 발표를 내놓았다. 먼저, 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역·광화문역·왕십리역 등 고장이 잦았던 역사의 스크린도어를 전면 재시공한다. 올해 재시공을 시작, 내년엔 예산을 더 늘려 보강에 나선다. 비상시 승객의 탈출을 막는 스크린도어의 고정문도 내년에 4,004개를 우선적으로 교체한 뒤 2021년까지 총 1만 6,710개를 교체한다는 방침이다.
구의역 사고처럼 승강장 내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는 위험을 막기 위해 스크린도어 센서도 레이저로 교체한다. 내년 예산 54억 원을 편성해 올해보다 3억 원을 더 늘렸으며, 내년까지 스크린도어 1만 1,351곳에 레이저 센서를 설치할 계획이다. 지하철 노후 시설과 전동차도 교체할 예정이라고 서울시는 밝혔다. 지하철 1~4호선 노후 시설 재투자에는 1,085억 원이 투입될 방침이다.

지하철 이용 안전 수칙

1. 지하철을 탑승하기 전 기다릴 때는 먼저 기다리던 사람은 없는지 확인한 후 줄을 서고, 지하철이 도착하면 타고 있던 승객이 다 내린 뒤 차례차례 탑승하도록 한다. 질서를 지키지 않고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예기치 못한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하도록 하자.
2. 만약 가장 앞에서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면 승강장 바닥에 설치된 노란색 안전 블록 뒤로 물러서도록 한다. 스크린도어에 기대거나 미는 행위도 삼가야 한다.
3. 지하철 탑승 시 열차와 승강장 사이의 공간에 발이 끼이지 않도록 주의하자.
4. 만원인 지하철은 무리하게 탑승하지 말고 다음 열차를 기다렸다가 타도록 한다. 열차문과 승강장 사이에 끼게 되면 아찔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꼭 유념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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