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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용 부동산 시대, 똑똑한 상가 투자법
상업용 부동산 시대, 똑똑한 상가 투자법
  • 송혜란
  • 승인 2016.12.08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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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투자 전문가 김종율에게 듣는다
 

매달 월급처럼 나오는 월세를 꿈꾸는 이들에게 상업용 부동산은 은퇴설계용으로 딱 완성맞춤이다. 특히 상가는 주거용 부동산에 비해 높은 월세 수익을 올릴 수 있어 매력적인 투자처로 손꼽힌다. 그러나 이 역시 공실이 없다는 전제 하에 가능한 일. 잔뜩 기대에 부풀어 매입한 상가로 인해 수입은커녕 빚더미에 파묻히고 싶지 않다면 상가투자 전문가 김종율이 전하는 똑똑한 상가 투자법에 귀 기울여 보자.

취재 송혜란 기자 사진 서울신문, 베리북 제공 도움말 상가투자 전문가 김종율

상업용 부동산에 공실이 나면 새로운 세입자를 얻기까지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몇 년간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은행이자와 관리비는 모두 상가주인이 감당해야 할 무거운 짐이다. 실제 높은 월세 수익을 바라고 매입한 상가가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해버린 일이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공실이 나지 않을 상가를 미리 알 수는 없을까? 이에 대해 <나는 집 대신 상가에 투자한다>의 저자 김종율 씨는 “투자자는 공실 걱정 없고 임차인은 매출 걱정 없는 진짜 돈 되는 상가를 찾는 방법 있다”고 단언했다. 점포개발 경력 12년, 상권분석 경력 14년에 빛나는 그가 전하는 상가 투자법은 뭇 재테크족의 귀감이 되기 충분하다.

상가투자 성공 신화

김종율 전문가는 단 한 번도 상가 투자에 실패한 적이 없다고 자신한다. 아주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유통회사에 들어가 신입사원 교육이 끝나기 무섭게 상권 조사와 부동산 임대차 계약을 주업무로 하는 점포개발 본부로 발령 났다. 그때부터 어언 12년간 100여 개의 점포를 직접 개발했다. 점포개발 업무를 통해 셀 수 없이 다양한 유형의 입지를 접한 그는 입지별로 매출이 발생하는 원리가 다르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어디 그뿐인가. 유동인구가 없어도 매출이 좋은 알짜 입지, 유동인구는 많으나 매출이 좋지 않은 입지, 화려한 간판 발을 자랑하지만 정작 장사는 안 되는 입지 등 입지별로 지닌 다양한 장점과 함정을 깊이 이해하게 된 김종율 전문가.
“최근에는 경기 북부지역 상가를 경매로 7억4000만원에 낙찰 받았어요. 보증금 1억원, 월세 700만원에 10년간 장기 임대했지요. 2년마다 월 차임 5%의 인상 조건을 달고요. 남들이 보면 좋은 듯 나쁜 듯 모호한 입지인데요. 늘 이러한 물건 중 나쁜 것은 버리고 좋은 것을 낙찰 받아 뒤처리를 하고 나면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수익이 나곤 합니다.”
상가에 투자하는 방법은 크게 경매로 낙찰 받을 것인가, 분양받을 것인가에 따라 두 방식으로 나뉜다. 각 방식별로 장단점은 확연하다. 먼저 분양 시장은 미리 좋은 입지의 상가를 선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신 제값을 치러야 한다. 반면 경매로 상가를 낙찰 받으면 싸게 살 수 있지만, 경매에 나오는 상가는 대체로 실패한 투자물이라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실제로 그는 점포를 개발하며 만난 지인 중에 8억5000만원이 좀 안 되는 금액으로 유흥상권 내 상가 1층을 분양받아 보증금 1억, 월세 500만원에 임대하다 훗날 분양가보다 몇억이 더 비싼 금액에 매각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대로변에 위치해 좋아 보이지만 별로 입지가 좋지 않은 상가를 10억이 넘게 분양받아 겨우 월세 150만원을 받는 지인도 있다. 이에 그는 아직 주변에 입주한 아파트나 상가가 없는 신도시 내 상가 분양시장에서 특히 성공하려면 지도만 보고 좋은 입지를 골라낼 수 있는 안목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상가 고르는 잘못된 방법

투자자가 상가를 매입하거나 임차인이 영업을 위해 임차하고자 할 때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있어야 몇 개의 후보 상가건물 중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지불하는 가격이 적정한 것인지, 과연 영업 없이 잘 될 만한 곳인지 제대로 된 판단도 가능하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상가투자에서 입지를 가장 중요하게 여김에도 정작 입지에 대한 질문에 답을 잘하지 못하는 상황에 그는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다들 소위 간판 발이나 접근성 등을 고려해 입지를 분석하려 드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접근법입니다. 요즘 부동산 트렌드 중 하나인 스트리트 상가의 경우 거의 모든 상가가 좋은 상가라고 오해하는데요. 주상복합 형태의 단지 내 상가라면 무엇보다 세대수 대비 상가 수가 적절한지 먼저 따지는 것이 중요해요.” 
계단이 다섯 개쯤 되는 상가에 식당이나 편의점이 있다고 떠올려 보자. 좋은 상가로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 점포가 계단 때문에 매출이 떨어진다면 얼마나 떨어질까? 기껏해야 전체 매출의 5% 이내 정도다. 계단이 대세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사람들은 이런 점을 너무 크게 생각하곤 하는 것 같아요. 간판 발이나 접근성 같은 것은 고객의 이용에 대한 불편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보다 어떻게 매출이 일어나는지 그 원리부터 생각해봤으면 해요.”
 
유효수요와 주동선

그렇다면 김종율 전문가는 어떻게 투자자의 공실, 임차인의 매출 걱정 없는 진짜 돈 되는 상가를 찾을 수 있었을까? 그는 현장 경험을 통해 획득하고 정립한 상가의 선별기준을 ‘네 개의 눈’으로 구분해 설명했다.
그 중 첫 번째 눈인 ‘유효수요’에 대해 먼저 알아보자. 유효수요란 해당 물건이 있는 상가 지역을 이용한 세력과 같은 것이다. 이를테면 ‘2000세대 단지 내 상가 분양’이라는 분양광고를 놓고 보면 아파트 2000세대가 유효수요인 셈이다. 또한, ‘연면적 4만평, 근무인 4000명의 아파트형 공장 내 상가 분양’이라 했을 때는 근무인 4000명이 바로 유효수요가 된다. 
“아파트나 다세대 주택이라면 최소 500세대를, 원거리 소비가 적은 원룸이나 오피스텔의 경우는 300세대 이상의 유효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상가라야 투자 가치가 있습니다. 이 수치가 최소 유효수요 단위예요.” 
다음은 두 번째 눈인 ‘주동선’, 길목을 사수해야 한다. 유효수요가 영양분이라면 주동선은 빨대다. 제아무리 영양분이 충분한 상가라도 빨대가 중앙이 아닌 옆쪽에 꽂혀있다면 그 영양분을 충분히 빨아 당길 수 없다. 심지어 가운데 다른 빨대가 꽂혀 있다면 대부분의 영양분을 가운데 꽂힌 빨대에 뺏기고 말 것이다.
“한 상가가 있다고 합시다. 이 상가를 이용하는 지역을 지도에 표시했을 때 그 안에 있는 세력(세대수나 기업의 근로자수)이 유효수요예요. 그 유효수요가 출퇴근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생활편의시설을 찾아다니는 주된 길을 지도에 그리면 그게 바로 주동선이 됩니다.”
처음 동선을 그려본 이라면 길마다 다 선을 그어 버려 주동선과 보조동선을 구분하기 쉽지 않을 터. 이때 주된 동선을 1번부터 5번까지 번호를 매긴 뒤 가장 유동인구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부터 가장 적을 곳까지 다시 등수를 매겨보자. 이윽고 주동선에 해당되는 선이 눈에 선하게 들어올 것이다.
“상가 지역 내 유효수요가 충분하고 주동선에 위치해 있는 물건을 찾으세요. 투자하기에 좋은, 가장 이상적인 상가입니다.”

유동인구에 속지마라

투자용 상가를 고를 때 흔히들 하는 실수가 하나 더 있다. 유동인구의 중요성을 높이 사는 것이다. 이는 소매점 매출이 일어나는 원리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소매점의 매출은 ‘유동인구*내점율’로 오해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물론 특별한 유효수요 없이 하루 유동인구가 2만명 이상이 되는 지하철 역 앞 상가라면 이러한 형태로 매출을 예측하는 것은 적절하다.
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소매점은 훨씬 복잡한 구조에 의해 매출이 발생한다. 장사가 잘 되는 상가가 모이는 지역이 형성되는 과정 역시 마찬가지다.
“아직도 많은 재테크 족이 이러한 현실을 뒤로 한 채 유동인구가 많으면 무조건 좋은 상가라고 여기며 덥석 투자합니다. 실제로는 그리 장사가 잘 안 되는데 말이지요. 유동인구가 많아 장사가 잘 될 거라고 속아 실질가치보다 높게 평가할 때가 있는데, 이 경우가 주로 흐르는 입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어요.”
흐르는 입지의 상가는 대개 세 가지 특징을 갖는다.
첫째, 해당 상가가 대로변에 위치해 유동인구가 많으며 면적은 20평 이하이다. 둘째, 이면에 유효수요가 충분하고 상가 지역이 더 있다. 셋째, 해당 상가가 인접한 상권이나 유효수요까지 범위를 넓혔을 때 좋은 입지가 아니다.
“가령 대로변의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 내에 있는 상가가 있다고 칩시다. 이면의 4000세대쯤 되는 사람들이 출퇴근할 때 해당 상가 앞을 지나다니지만, 정작 무엇을 구매하러 갈 땐 집에서 더욱 가까운 이면 상가 지역을 이용하는 경우가 있어요. 이를 흐르는 입지라고 부르며, 투자용 상가를 고를 때 모두 솎아 내야 할 대상입니다.”

보석 같은 상가도 법을 제대로 알아야 보인다

마지막으로 그의 네 번째 눈, 부동산 관련 법이다. 많은 사람이 법을 규제로만 생각한다. 자신을 지켜주는 보호막이 된다고 쉽게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보석 같은 상가는 법을 제대로 알아야 보인다. 얼마 전 그는 부산 준주거지역에 있는 모텔이 경매에 나와 답사를 간 적이 있다. 부산의 경우 준주거지역은 숙박시설에 대한 허가가 나지 않는 것으로 조례가 변경되었다. 그렇다면 이 경우 숙박시설 허가를 어떻게 받은 것일까?
“조례가 변경되기 전에 받은 거지요. 숙박시설 허가는 기득권이 인정돼 승계가 가능해요. 더욱이 지역 내 독점력이 있는 업소입니다. 다시 조례가 변경되지 않는 한 경쟁업소가 생기지 않을 거예요. 결국 입찰에서 떨어지긴 했지만, 낙찰 받았더라면 장기간 신규 경쟁자 없이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낼 수 있는 보석 같은 물건이었습니다.”
단, 정상화가 어려운 위반건축물, 업장 폐쇄명령이 난 유흥업소나 유사 성매매 업소 등은 입지가 좋지 않으면 조심할 필요가 있다.
“상가 투자를 잘하려면 나쁜 물건을 빠르게 걸러내는 연습을 해야 해요. 지도만으로 대강 입지를 파악하고 그에 따른 나쁜 물건을 버려야 하지요. 상권분석과 입지분석을 모르고 현장만 열심히 답사하면 효율이 떨어져 좋은 물건엔 손도 못 댈지 모릅니다. 혹여 간판 발만 수려한 나쁜 입지의 상가를 덜컥 낙찰이라도 받게 되면 더욱 낭패를 볼 수 있어요. 이제 현장이 아닌 지도에서 답을 찾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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