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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근아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의 생후 3년 두뇌 맞춤 육아법
천근아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의 생후 3년 두뇌 맞춤 육아법
  • 송혜란
  • 승인 2016.12.26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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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시절 어떠한 보살핌을 받고, 어떠한 감정을 느꼈는가? 특히 출생 이후 3년 육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천근아 교수가 조언하는 생후 3년 두뇌 맞춤 육아법을 들여다보자.

취재 송혜란 기자 사진 양우영 기자

천근아 교수는 조기교육보다 적기교육을 강조했다. 영유아 때 아이의 뇌는 가히 폭발적으로 성장한다. 부모는 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아이의 뇌에 적절한 자극을 주어야 한다.
“아이의 두뇌를 이해해야 내 아이를 제대로 알 수 있고, 더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다는 게 핵심이에요. 단지 정서발달이 이뤄져야 할 영유아기에 영어 알파벳을 가르치며 조기교육에 치우친 부모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싶었어요. 이 시기 아이들에게는 따뜻하게 웃어주고, 틈날 때마다 안아주며 함께 놀아주는 부모가 더욱 필요하거든요. 조기교육보다 적기교육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왜 생후 3년인가?

인간은 복잡한 뇌와 신경계를 가지고 있다. 이들의 역할은 여러 가지 감각을 통합하는 일이다. 뇌는 뉴런이라고 불리는 신경세포들로 이뤄져 있다. 그리고 뉴런은 핵을 가진 세포체와 거기에서 식물의 뿌리 모양으로 뻗어 나간 수천 개의 수상돌기, 줄줄이 비엔나소시지 모양의 축색돌기 및 수초로 구성돼 있다. 각각의 신경세포에는 1만여 개의 시냅스가 있다. 시냅스는 뉴런들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는 조직으로, 뉴런이 다른 뉴런에 정보를 전달하도록 해준다.
뉴런은 태아기인 임신 6개월 무렵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해 태어날 때는 성인과 비슷한 개수인 1000억 개 가량이 완성된다. 실로 엄청난 숫자다. 신생아의 경우 이 많은 세포 중 약 17%만이 서로 이어져 있다. 사실상 백지상태라는 말이다. 백지상태인 신경세포들이 외부의 자극을 받으면 앞서 이야기한 시냅스가 만들어진다. 신경돌기의 끝부분이 시냅스를 통해 다른 뉴런의 수상돌기와 연결되고 신경세포끼리 복잡하게 얽히면서 신경회로가 형성되는 것이다.
이 시냅스 수는 생후 4개월까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돌까지 급격한 증가세가 이어진다. 신경 회로 수는 생후 8개월~2세에 절정을 이룬다. 3세까지 급증하던 시냅스 밀도는 3~5세를 정점으로 점차 낮아진다. 시냅스를 형성하지 못한 신경세포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시냅스 수가 많을수록 신경 회로가 많아져 정보를 보다 정확히 전달할 수 있다. 소위 더 똑똑해진다는 뜻이다. 그러나 신경세포를 자주 쓰지 않으면 시냅스가 줄어들다 끝내 죽어버린다. 이를 가지치기라고 한다.
한 살이 지나면 아이의 뇌에선 가지치기가 시작된다. 가지치기는 뇌 발달에서 시냅스 형성만큼이나 중요한 과정이다. 각자의 생활 패턴에서 중요한 것, 필요한 것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최적화를 이뤄가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뇌는 개인의 경험에 따라 기능과 능력이 달라져요. 어린 시절 어떤 경험을 했는지, 어떤 보살핌을 받았는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가 성인이 되었을 때 어떤 사람이 될지를 결정짓지요. 그래서 뇌가 극명한 변화를 겪는 생후 3년간이 아주 중요한 겁니다.”
무엇보다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정서적인 안정을 주는 것이다. 이는 아이가 지니고 있는 두뇌의 잠재력이 제대로 발휘되기 위한 버팀목이다. 0~3세 무렵의 아이들은 정서가 불안정하면 상위 기능을 담당하는 뇌의 발달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 엄마나 아빠, 혹은 주양육자와 아이의 애착이 단단해야 언어와 인지, 사회성이 발달하기 때문이다.
“무조건 아이를 일찍 어린이집에 보낸다고 사회성이 생기는 게 아니에요. 1대 1로 아이를 돌보는 어린이집은 없으니 너무 일찍 아이를 집단생활에 노출했다간 오히려 애착 형성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요. 두 돌도 채 안 된 아이에게 책을 보여준다고 글을 빨리 읽게 되는 것도 아니지요. 이 시기 주양육자가 할 일은 아이에게 일관성 있고 빠르게, 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입니다.”

<천근아 교수가 말하는 3대 육아 원칙 ‘CRS’>

*C(consistency, 일관성) : 아기가 엄마의 반응을 예측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아기는 엄마의 반응을 보고 행동 방침과 세상을 사는 방법을 배운다. 그런데 같은 행동, 같은 사건에 대해 엄마의 반응이 제각각이라면 아기는 엄청난 혼란을 느낄 것이다. 엄마가 기분이 좋을 땐 잘했다고 엉덩이를 두드려주다가 기분이 나쁠 땐 소리를 지른다면 아기는 어찌할 바를 모른다. 제대로 된 행동 전략을 익힐 수 없다.
*R(responsiveness, 반응성) : 아기가 울면 즉각 반응해줘야 한다. 엄마 할 일 다 하고 아기를 들여다봐서는 곤란하다. 이런 일이 되풀이되면 아기는 엄마, 나아가 세상에 대한 신뢰를 잃는다. ‘울어봤자 소용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결국 자포자기 상태의 무기력한 아이가 될 수 있다. 집안이 쑥대밭이더라도 아기와 눈을 맞추고 놀아주는 게 훨씬 중요하다.
*S(sensitiveness, 민감성) : 아기의 요구를 예민하고 민감하게 포착해야 한다. 아이에게 민감하게 반응해줄수록 애착의 질이 좋아진다. 등이 가려운데 허벅지를 긁어주는 둔감한 엄마는 아이 정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녀의 기질 파악하기

순한 기질의 아이는 먹고 자고 배설하는 생활 리듬이 규칙적이고 적응력이 뛰어나다. 낯선 상황이나 변화에도 쉽게 접근하고 적응한다. 천천히 적응하는 기질의 아이는 수줍음이 많고 변화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낯선 상황이나 변화에 울음으로 반응하지만, 그렇다고 격렬한 강도는 아니다.
반면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는 먹고 자는 패턴이 불규칙하다. 재우기도 쉽지 않다. 고집이 세고 예민하며 낯선 상황이나 변화에 격한 반응을 보인다. 양육에 더 많은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
“순한 아이는 낳아놓으면 저절로 크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문제는 까다로운 아이인데요. 왜 엄마도 사람이다 보니 예쁜 짓만 하는 순한 아이에게 마음이 가고, 까칠한 아이는 미워 보이기 마련이잖아요. 그 순간 까다로운 아이에게는 최악의 상황이 되고 말아요. 오히려 그런 아이에게 더욱 관심을 갖고 사랑으로 보살펴야 합니다.”
이때 ‘그래, 내 아이는 까다로운 기질을 타고난 아이구나’하고 인정하면 아이 대하기가 훨씬 편해진다. 그렇지 않고 아이를 억지로 뜯어고치려고 하거나 아이에게 질려 방치하고 외면하면 까다로운 기질이 나쁜 성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반면 넉넉한 마음으로 포용해주면 아이도 자기 기질을 조절하는 법을 조금씩 배워나갈 것이다. 폭신하고 흡수력 좋은 쿠션이자 스펀지가 되어주는 것이야말로 프로 엄마가 되기 위한 필수 덕목이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 아이는 어떤 기질일까요?>

-젖을 잘 먹나요?
-목욕하는 것을 즐기나요?
-젖 먹는 간격이 일정한가요?
-수면 시간이 규칙적인가요?
-배변이 규칙적인가요?
-새로운 장난감이나 음식을 접할 때 거부하지 않고 탐색하나요?
-낯선 곳에 갔을 때 심하게 울지 않고 쉽게 적응하나요?
-싫거나 좋은 감정을 온화하게 표현하나요?
-얼려주면 금세 웃고 반응하나요?
-기분이 보통 좋은 편인가요?
-소리나 상황 등 주변 자극이 있을 때 하던 일에 계속 집중하나요?
-한 가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시간이 긴 편인가요?
(*8개 이상 : 순한 기질 * 4~7개 : 천천히 적응하는 기질 * 0~3개 : 까다로운 기질)

영유아 오감자극 놀이

영유아기 아이들은 한두 달 시기별로도 발달 특징이 제각각이다. 0~5개월에는 감각이 눈을 뜨며, 5~9개월부터 스스로 움직이고 탐험하기 시작한다. 18~24개월에는 자율성이 커지고 말문이 트이며, 24~31개월에는 평생 가는 좋은 습관을 몸에 익히기도 한다. 31~36개월에는 자기 조절력도 생기는데….
천 교수는 각 시기별로 뇌 발달에 최적화된 두뇌 튼튼 놀이법을 공개했다.
“0~3세 뇌 발달에 필수적인 외부 자극은 놀이를 통해 가장 많이 전달돼요. 이 시기 아이들에게 놀이는 두뇌와 신체 발달을 촉진하는 연료이자 학습 도구이지요. 재미있는 놀이를 통해 아이가 기분 좋은 경험을 많이 할수록 뇌에도 긍정적인 자극이 전해지고, 아이의 머릿속이 무한대로 확장될 수 있거든요.”
그렇다고 놀이법이 유별나고 대단한 것은 아니다. 옹알이에 화답하고, 우는 아이를 달래는 일상적인 돌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 중에서 그는 엄마와 아이가 함께 무엇인가를 주고받는, 즉 상호작용 놀이를 특히 강조했다.
“아이는 누군가와 함께 하는 놀이를 할 때 두뇌에 제일 많은 자극을 받아요. 아이가 볼링공을 쓰러뜨리면 엄마가 가서 세우고, 서로 경쟁도 하는 놀이라면 금상첨화죠. 꼭 비싼 교구가 없어도 돼요. 페트병이나 양말 등 여느 집에나 있는 물건을 활용해 공놀이를 해도 좋습니다. 이렇게 사소한 놀이가 아이의 인지 교육을 위한 토대 공사라는 점만 잊지 마세요.”

<천근아 교수의 두뇌 튼튼 놀이법  ‘물병 볼링놀이’>
-전신을 움직이며 수 세기를 배워요

빈 페트병으로 볼링놀이를 즐겨보세요. 깨끗이 씻어 말린 페트병 10개를 맨 앞줄에 한 개, 뒷줄에 두 개, 그 뒷줄에 세 개 씩 줄 맞춰 세웁니다. 그런 다음 조금 떨어진 곳에서 엄마가 장난감 공을 손으로 굴려 페트병을 맞히는 시범을 보인 뒤 쓰러진 개수를 큰소리로 세어봅니다. “자, 봐라. 엄마가 병을 몇 개나 쓰러뜨렸는지 세어볼까? 하나, 둘, 셋, 넷…. 모두 4개구나. 다음에는 우리 00가 해볼까?” 이때 숫자 세기에 너무 욕심을 부리진 마세요. 아이가 수 개념을 익히려면 만 3세는 돼야 하니까요. 숫자 세기를 가르친다기보다 숫자에 노출시킨다는 기분으로 가볍게 해야 합니다. 아이가 손으로 공을 굴리는 데 익숙해지면 발로 차 물병을 쓰러뜨리는 놀이로 자연스레 옮겨갈 수 있습니다.

참고 도서 <엄마, 나는 똑똑해지고 있어요>(천근아 지음, 예담프렌드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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