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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광욱 걷기약발연구소장의 독이 되는 걸음, 약이 되는 걸음
안광욱 걷기약발연구소장의 독이 되는 걸음, 약이 되는 걸음
  • 송혜란
  • 승인 2016.12.27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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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와 건강
 

습관적으로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이 내 몸을 망칠 수도 있고, 또 치유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오랫동안 많은 이들의 걸음걸이를 교정해온 재활 전문가이자 한국발사랑연합회 회장인 안광욱 걷기약발연구소장은 바른 걸음 자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올바르게 걷기만 해도 디스크나 소화불량, 변비, 더 나아가 우울증까지 사라진다는데…. 안광욱 소장을 찾아 몸과 마음 건강을 다스리는 올바른 걷기 법에 대해 들어보았다.

취재 송혜란 기자 사진 양우영 기자

“한때 저도 어깨, 등배통, 요통, 십이장궤염, 악성 변비, 알레르기 등 스무 가지가 넘는 만성질환을 앓은 환자였어요. 불면증, 가위눌림, 대인기피증까지 있었지요. 일본 재활연수 인연으로 만난 한 임상가의 지도대로 걷기만 했는데 온 병이 사라졌습니다. 믿기 어렵겠지만 사실이에요. 올바르게 걷기만 해도 만병이 통치됩니다.”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에나 나올법한 이 기이한 이야기를 처음 듣는 이라면 쉽게 수긍할 수 없을 터. 그럼에도 그가 이토록 확신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야기는 어언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4년부터 디스크 전문 의료기관과 장애인 재활센터에서 물리, 재활치료사로 일했던 그는 병원 근무에서 느낀 서양식 치료의 한계를 고민하다 1986년부터 동양의 자연 의학을 국내외적으로 섭렵하기 시작했다.
“제가 돌보았던 환자 열 명 중 세 명은 물리치료로 다 효과를 봤어요. 치료율 30%가 낮은 수치는 아니었지만, 경력이 쌓이다 보니 나머지 70%는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더 치료 효율을  높일 수 있을까 고심하고, 또 연구했습니다. 당시 저 역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은 문제를 지니고 있었기에 제 병을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자연 의학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지요.”
자연 요법이라고 하면 흔히 침과 뜸, 지압 등을 말한다. 물론 제각기 효과는 있었지만 임상을 지속하다 보니 이 또한 한계에 다다랐다. 모든 효과를 다 아우르는 획기적인 방법은 없을까? 고민을 거듭하던 그는 의료선진국에서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일본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때가 1991년이었다. 그러나 연수를 통해 안 것은 한국의 재활치료기술이 일본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는 것, 때문에 일본에서도 그가 원하는 답을 찾기는 어렵다는 사실이었다.
그가 답을 찾은 것은 결국 한국이었다. 일본의 연수기관에서 알게 된 한 한국인 수녀님이 걷기만으로 환자를 고치는 분이 있다며 그에게 추천장을 써줬다. 그 후 귀국해서 찾아가 보니 충청도의 한 시골 농가주택이었다. 희한하게도 그 집 거실 사방에는 거울이 달려있었고, 스무 명 남짓한 사람들이 한 임상가의 지도 아래 왔다 갔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보니 갑상선암, 유방암을 앓는 암 환자가 반, 고혈압, 류마티스, 중풍 등 모두 만성, 난치성 환자였다.
“그곳에서는 디스크를 마치 감기처럼 취급하더군요. 한 부위에 전문성을 갖추는데 수년, 그것도 치료 효율이 30%를 넘기 어려운데 비결이 뭘까? 제가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고 싶어 수개월 동안 매일 그곳에서 똑같은 훈련을 받았어요. 놀랍게도 스무 가지가 넘는 만성 질환이 모두 해결됐습니다. 심지어 뇌성마비 환자가 여섯 시간 동안 산을 한번 탄 후 혼자 걷기 시작하는 것을 봤을 땐 가히 충격적이었지요. 제가 직접 눈으로, 몸으로 다 체험해봤으니 확신할 수 있는 겁니다.”

걷기의 과학적인 치유 원리

몸과 마음을 가볍게, 또 상쾌한 상태로 돌아온 안광욱 소장. 그에게 남은 과제는 단 하나였다. 걷기의 어떠한 원리가 우리 몸을 개선했을까?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끈질기게 연구를 지속한 그는 그 체계를 모두 담아 2011년 저서 <제대로 걸어야 제대로 산다>로 펴낸 바 있다. 이 책은 걷기 관련 책으로는 유일한 ‘보건복지부 선정 우수건강도서’이기도 하다.
“걷기는 전인적인 치료입니다. 제대로 걸으면 모든 근골격계가 교정돼요. 특정 몸 한 부위의 관절을 변형하는 게 아니라 발가락 관절부터 발목, 무릎, 고관절, 어깨관절, 척추관절, 팔의 손목 관절까지 전신을 교정하지요.”
요가나 맨손체조, 스트레칭도 결국 걷기에서 일어날 수 있는 전신 효과를 하나씩 따로 편집해 놓은 거라고 그는 설명했다. 예컨대 자전거를 탈 때 우리는 두 다리를 교대로 움직인다. 이것도 걷기의 동작이다. 때문에 자전거 운동의 효과는 걷기의 부분적인 효과로 볼 수 있다. 요가나 스트레칭 포즈도 모두 걷기의 움직임으로 설명할 수 있다. 걸으면서 팔을 앞뒤로 흔들 때 역시 가슴부터 손끝까지 스트레칭 된다. 발의 보폭을 넓게 조절하면 다리 전체는 물론 복부까지 이완시킬 수 있다. 보폭을 줄이고 무릎을 빨리 구부리면서 걸으면 골격의 교정과 스트레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나쁜 보행법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보행의 구성 요소로는 발끝 각도와 양발 간격, 보폭, 보행 속도, 팔의 진자 폭이 있습니다. 어느 보행 단계에 있느냐에 따라 스트레칭이 이뤄지는 관절 부위가 달라요. 보행 단계에 맞게 리드미컬하게 각각의 관절들을 움직이느냐 아니냐가 곧 보행의 효율성을 좌우 합니다. 각 요소들이 잘 조합되면 모든 골격계가 교정 되고, 근육도 치유됩니다.”
또 하나, 우리 몸의 장기는 직접적으로 자극이 안 되더라도 각 장기를 활성화시키는 치료 점은 전부 몸 밖에 나와 있다. 이를 혈점 또는 반사점이라고 한다. 혈점을 찌르는 것이 침이고, 누르면 경락, 뜨겁게 하면 뜸이다. 발에는 전신의 각 기관에 관여하는 혈점이 존재한다. 걸을 때 발의 어느 위치에 체중이 부하 되느냐에 따라 해당 위치의 혈점과 연결된 장기가 활성화될 수도 있고, 장기의 기능이 급격히 떨어질 수도 있다.
체중 이동 경로도 중요하다. 안광욱 소장은 발뒤꿈치 중앙 에서 발바닥 중앙, 내측앞꿈치 순으로 이어지는 삼단보행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조언했다.
“삼단보행은 관절을 움직이게 하고, 관절 주위에 위치한 반사점들도 활성화하지요. 걷는 자세만 봐도 그 사람이 어디가 아픈지 알 수 있어요. 하이힐을 자주 신는 여성의 경우 삼단보행 자체가 어려워 생리통이 심합니다. 혈액 순환이 잘될 리 없으니 항상 얼굴이 빨갛고 가슴이 답답할 거예요. 만성 피로가 생길 우려도 있지요. 또 장딴지근육이 뭉쳐 종아리에 쥐가 자주 나게 됩니다. 보통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몸에 좋은 음식만 찾는데요. 신발을 바꾸는 게 가장 빠른 해결책입니다.”

건강하게 걷기

그렇다면 걷기만으로 우울증까지 치료할 수 있다는 말은 또 어떤 원리로 설명할 수 있을까? 여기서 주목할 점은 육체적인 문제는 늘 정신적인 문제를 동반하고, 우울증은 총체적인 문제가 있을 때 발생한다는 것이다.
“자기 부조화, 소화불량, 변비, 가슴 답답함 등 이 모든 문제가 총체적으로 발생했을 때 우울증 증세가 나타납니다. 우울증 환자의 보행을 보면 대게 보폭이 좁고, 무게 중심이 발 바깥쪽에 가 있어요. 팔자걸음이 대부분이지요. 이런 분들이 보행 습관만 바로 잡으면 심폐기능이 좋아져 삶의 의욕이 생깁니다.”
특히 가슴 답답함은 혈액순환과도 관계가 깊다. 대부분 심장이 전신 혈액순환 역할을 모두 해낼 수 있을 거로 생각하지만, 뇌에 더 가까이 가 있는 심장도 중력에 못 이겨 발끝 혈액까지 끌어당기기는 어렵다. 이에 장딴지 근육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손바닥을 꽉 눌렀다 펴보세요. 손이 하얘졌다가 다시 빨개지지요. 이 같은 현상은 발에서도 일어나요. 한 걸음 디디면 발바닥이 체중에 의해 혈액을 짜냅니다. 이 혈액이 장딴지로 가고, 장딴지 근육의 힘으로 나머지 한 걸음을 힘차게 내디디면 종아리 혈액이 허벅지로, 허벅지 혈액이 심장 쪽으로 올라가는 원리이지요. 결국 삼단보행과 함께 장딴지 근육을 이용해 걷는 게 올바른 걷기 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대로 걸어야 제대로 산다

물론 걷기는 오랫동안 반복되어온 습관이므로 다시 교정하는 데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안광욱걷기약발연구소에서는 기초과정만 6개월, 집중과정 프로그램의 경우 약 3개월 간의 커리큘럼으로 짜여있다. 가장 먼저 평지에서 바르게 서 있는 자세와 삼단보행 부분 동작부터 훈련받아야 한다. 보행요소를 하나씩 바꾸는 것이다. 대게 팔자걸음인 사람은 그냥 서 있을 때도 발이 팔자인 경우가 허다하다. 자신의 발끝이 앞을 보고 있는가? 혹시 짝발은 아닌가? 평지에서 서 있는 자세를 끊임없이 확인한 후 양발은 가능한 한 붙이도록 한다. 무게 중심이 발 바깥쪽에 쏠리지 않도록 유념하자. 이 훈련 과정만 무려 6개월이 걸린다. 그 다음엔 걷기가 자연스럽게 이뤄지도록 연결된 동작을 집중적으로 교육받고, 정상 보행 시 부분 동작과 평지에서의 연결 동작을 할 때 팔 흔들기의 방법과 강약조절 훈련이 이어진다. 평지에서 어느 정도 보행 습관이 잘 잡히면 언덕 오르기, 계단 오르기로 훈련은 더욱 심화된다. 
“집에서도 쉽게 책이나 동영상을 보고 따라 해볼 수 있어요. 혼자 하는 것보다 온 가족이 함께 하며 서로 피드백을 줘도 좋습니다. 올바른 걷기 법 훈련이 아이의 성장판을 자극하는 데 도움이 되니 자녀들과 운동겸 즐겨보길 바랍니다. 제대로 걸으면 몸과 마음의 건강, 더 나아가 자신감을 되찾고, 대인관계도 원활해질 거예요. 제대로 걸어야 제대로 산다는 점 잊지마세요!”
앞으로도 안광욱 소장은 전 국민을 위한 건강 치유법으로 올바른 걷기 문화를 선도하는 데 전념할 계획이다. 그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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