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0:25 (목)
 실시간뉴스
한국인의 슈퍼 푸드, 꼬막
한국인의 슈퍼 푸드, 꼬막
  • 유화미
  • 승인 2017.01.31 16: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겨울철 최고의 영양 보충제
 

벌교 여행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별미, 꼬막. “벌교에 가거든 주먹 자랑 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이 벌교 사람들이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꼬막을 많이 섭취해서 생겨났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물론 우스갯소리겠지만 그만큼 꼬막은 겨울철에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 있는 슈퍼 푸드인 것만은 확실하다.

진행 유화미 기자│사진 양우영 기자│촬영협조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가락시장

꼬막 중의 최고, 벌교 꼬막

돌조개과에 속하는 이매패류인 꼬막은 우리나라 서해안과 남해안에 분포하고 있다. 파도의 영향을 덜 받는 조간대에서 주로 서식하며, 바닷물이 빠진 갯벌에서부터 수심 10m 전후의 고운 입자를 가진 펄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 꼬막 중에서도 벌교 꼬막을 일품으로 꼽는데, 그 이유는 바로 벌교의 지리적 특성에 있다. 고흥반도와 여수반도로 둘러싸인 벌교 앞바다의 여자만 갯벌은 오염이 적고 모래도 섞이지 않아 고운 펄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꼬막 서식에 최고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2009년에 벌교의 여자만 갯벌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뛰어난 갯벌로 선정하기도 했다. 예부터 이 지역의 꼬막은 유명했는데,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보면 꼬막을 전라도의 토산물로 기록하고 있다.

참꼬막과 새꼬막, 피조개

고막, 고막조개, 안다미조개라고도 불리며 한자어로는 감, 복로, 괴합 등으로 불리는 꼬막은 크게 참꼬막과 새꼬막, 피조개로 나눌 수 있다. 그중에서도 제사상에 올릴 만큼 귀하다고 하여 ‘제사 꼬막’이라고도 불리는 참꼬막은 그 맛이 가장 뛰어나다. 꼬막 중에서도 진짜 꼬막이라 하며 붙여진 이름인 참꼬막은 표면에 털이 없고 쫄깃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껍데기 길이가 약 5cm, 높이 약 4cm이며 껍데기 표면에 17~18줄의 굵은 골인 방사륵이 있다.
참꼬막이 완전히 성장하는 데에만 꼬박 4년이 걸린다. 이에 반해 새꼬막은 성장 기간이 2년으로 짧고 수심 5~7m의 바다에서 서식하기 때문에 배 위에서 투망을 던져 대량으로 채취할 수 있다. 그러나 참꼬막은 성장 기간이 길 뿐만 아니라 갯벌에 사람이 직접 들어가 채취해야 하며, 새꼬막에 비해 영양소가 약 18배나 높아 훨씬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참꼬막은 생산량이 많다는 벌교에서도 신이 내린 선물이라고 일컬어진다. 이는 하늘이 허락한 짧은 기간에만 채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철인 동절기에는 음력 15일과 30일을 기준으로 각각 2~3일, 한 달에 고작 열흘 정도만 채취할 수 있다.
꼬막 세 종류 중에서도 가장 고가는 바로 피조개이다. 꼬막류에는 철을 함유한 헤모글로빈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붉은 피가 흐른다. 그 중에서도 피조개는 피조개라는 이름답게 붉은 피가 월등히 많이 들어 있다. 많은 양을 양식하고 있는 피조개는 자연산보다 양식이 훨씬 더 비싼 특이한 어종이기도 하다. 양식이 자연산보다 훨씬 맛이 좋다고 하니 알아 두면 좋을 일이다.

기왓골의 모양새를 닮았다 하여 와농자(瓦壟子)라 불린 꼬막

8월에서 10월 사이에 산란기를 거친 꼬막은 겨울을 나기 위해 영양분을 비축해 둔다. 때문에 겨울을 맞은 지금이 가장 영양가 있고 맛이 좋은 제철이다. 보통 큰 것이 좋은 상품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꼬막만은 예외다. 꼬막은 손가락 한 마디 반 정도의 크기를 가진 것이 가장 좋으며, 너무 큰 것은 성장한 지 오래된 것이기 때문에 영양분과 맛이 떨어질 수 있다. 김려가 저술한 <우해이어보>에는 꼬막의 모양새가 기왓골을 닮았다 하여 와농자(瓦壟子)라 적어 놓았다. 이처럼 꼬막을 고를 때에는 껍데기인 패각이 깨지지 않고 물결무늬가 선명하여 기와골 같은 것을 고르는 것이 요령이다. 또한 신선한 꼬막은 패각 위의 톱니 모양의 입이 굳게 닫혀 있으며 이가 정확하게 맞아 떨어진다. 정약용의 <자산어보>에 보면 ‘꼬막은 살이 노랗고 맛이 달다’고 전하고 있는데, 꼬막 껍데기가 붉은빛과 노란빛이 드는 것이 상품이다.
좋은 꼬막을 구입했다면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손질이다. 꼬막에 묻은 개흙을 제거하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꼬막 위에 굵은 소금을 뿌린 뒤 찬물에 바락바락 주무르며 씻어 내야 한다. 이때 칫솔과 같이 빳빳한 솔을 이용하면 좀 더 쉽게 손질할 수 있다. 손질이 끝난 꼬막은 주로 데쳐서 요리에 이용하는데, 데치는 방법이 다른 조개류와 달리 조금 까다롭다. 꼬막을 데칠 때 가장 신경 써야 하는 것은 물의 온도다. 물의 온도다 너무 높거나 낮으면 제 맛을 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깨끗이 손질한 꼬막을 물이 끓기 전 기포가 살짝 올라오기 시작할 때 넣어 준다. 꼬막을 넣고 다시 기포가 생기기 시작하면 거의 다 익어 간다는 신호이기 때문에 3분 정도만 더 기다렸다가 건져 올린다. 꼬막의 입이 완전히 다 열릴 때까지 기다리면 꼬막 안에 있는 영양소가 파괴될 수 있기 때문에 꼬막의 입이 열리기 전에 건져 올려 주는 것이 포인트다. 숟가락을 꼬막 껍데기가 맞물린 부위에 대고 힘을 줘서 틀어 주면 쉽게 껍데기를 제거할 수 있다. 이때 입이 쉽게 잘 벌어지고 살이 껍데기에서 찌꺼기를 남기지 않고 똑 떨어지면 잘 익었다는 신호다.

겨울철 최고의 영양 보충제

꼬막은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의 함유량이 높아 영양소가 부족하기 쉬운 겨울에 섭취하면 좋을 훌륭한 영양 제공원이 되어 준다. 비타민도 풍부하게 들어 있는데, 특히 적혈구를 생성하고 신경세포를 튼튼하게 해 주는 비타민B12의 함유량이 일일 권장량의 3,133%나 들어 있다. 이뿐만 아니라 숙취 해소에도 탁월하다. 간의 해독 작용을 도와주고 간세포 재생에 도움이 되는 타우린과 베타인 성분이 풍부하다. 빨간 빛깔을 띠고 있는 꼬막은 헤모글로빈이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어 특히 빈혈이 고민인 여성이 섭취하면 좋다.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이 섭취해도 좋은데, 리보핵산과 아연이 풍부해 대표적인 스테미너 음식으로 언급되기도 한다.

<꼬막 요리 레시피>

쫄깃쫄깃한 식감이 끝내 주는 꼬막 비빔밥

재료 따뜻한 밥 1공기, 꼬막(500g), 기호에 따라 깻잎과 어린잎 채소 등의 채소류 적당량
양념장 고추장(1.5), 식초(1), 설탕(2/1), 매실청(2/1), 다진마늘(4/1), 참기름(2/1), 깨소금 조금

1. 꼬막은 칫솔 등을 이용해 바락바락 씻어 준 뒤 소금물에 해감한다.
2. 냄비에 물을 넣고 기포가 올라오기 시작하면 꼬막을 넣어 삶아 준다.
3. 다 익은 꼬막은 건져 내어 찬물에 식힌 다음 살을 발라낸다.
4. 그릇에 따뜻한 밥과 손질한 채소, 꼬막을 담고 양념장을 곁들어 완성한다.

새콤달콤 입맛 스틸러 꼬막 무침
재료 꼬막(500g), 부추
양념간장(2), 올리고당(1), 고춧가루(2), 매실액(1), 참기름(1), 다진 마늘(2/1), 참깨 약간

1. 꼬막은 칫솔 등을 이용해 바락바락 씻어 준 뒤 소금물에 해감한다.  
2. 꼬막을 삶을 때 맛술이나 청주 등을 조금 넣고 삶으면 비린내를 잡을 수 있다.
3. 냄비에 물과 맛술 또는 청주를 넣고 기포가 올라오기 시작하면 꼬막을 넣어 삶아 준다.
4. 다 익은 꼬막은 건져 한 김 식혀 준 뒤 껍질을 한 쪽만 제거해 준다.
5. 양념장 재료에 송송 썬 부추를 넣고 함께 섞어 준다.
6. 꼬막에 양념장을 먹기 좋게 올려 마무리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