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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본의 화려한 귀환
배우 이본의 화려한 귀환
  • 송혜란
  • 승인 2017.02.09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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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모습 그대로
 

1993년 지하철 안에서 길거리 캐스팅된 후 커피 광고를 시작으로 모델과 배우로서 대중 앞에 선 여자, 이본. 당시 그녀는 톡톡 튀는 스타일로 뭇 여성들의 롤모델이 된 트렌드 세터였다. 배우, 가요 프로그램 MC, 라디오 DJ로 종횡무진 활동하던 그녀의 길고 길었던 공백기…. 배우 이본이 7년 전 모습 그대로 우리 곁에 돌아왔다! 뉴욕에서의 이중생활을 즐기며 늘 자신을 가꾸고 사랑했다는 그녀의 라이프스타일을 들여다본다.

취재 송혜란 기자 | 사진 양우영 기자 | 의상 이영주 | 헤어·메이크업 재클린

2년 전, MBC <무한도전>이 선보인 일명 ‘토토가’에 출연한 1990년대 스타들의 대열은 tvN 응답하라 시리즈를 능가하는 엄청난 인기를 구가했다. 지금도 예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종국을 비롯해 김현정, SES, 쿨, 조성모, 소찬휘, 이정현, 지누션, 엄정화, 김건모까지 당대 최고의 가수들을 그리워하던 안방극장은 이내 감동의 물결에 휩싸였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나란히 음악 방송 MC로 명성을 떨쳤던 배우 이본. 그녀의 마지막 등장으로 토토가는 완벽한 조합을 이룰 수 있었다.
하나같이 변함없는 외모로 시선을 자극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빛난 것은 단연 이본이었다. 더욱이 토토가 이전까지 방송 활동이 뜸했던 그녀의 근황을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았다. 토토가를 큰 발판으로 삼아 본격적인 방송 활동에 신호탄을 쏘아 올린 그녀는 JTBC <엄마가 보고 있다> 등 예능에 출연하는가 하면 최근엔 여배우의 뷰티 철학을 담은 책 <이본, 그 여자의 뷰티>를 펴내기도 했다. 이제 그녀의 직업은 배우, 방송인, 삶을 쓰는 작가. 여전히 그 누구와도 대체할 수 없는 그녀, 놀랍도록 여전한 이본을 만났다.

혹독했던 엄마의 암 투병기

오랫동안 이본을 알아 온 이라면 누구나 그녀에게 갖는 흔한 오해가 있다. ‘술도 잘 마시고 그렇게 잘 논다며?’, ‘건방이 하늘을 찌른다던데, 그럴 것처럼 생겼잖아?’ 톡톡 튀는 스타일링과 과감한 말투까지 지닌 그녀가 호불호도 정확한 탓에 약간 ‘센 언니’ 이미지가 강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이게 웬걸. 실제로 마주한 이본은 그간 우리가 알고 있던 사람이 아니었다.
화보 촬영을 위해 직접 헤어나 메이크업, 의상 하나까지 세심하게 신경 쓰기는 했지만, 자기 스타일만 고집하기보다 스태프와 의견을 조율할 줄 알았다. 태어나서 술은 입에 대 보지도 않은, 남녀 역할에서도 굉장히 보수적인 의외의 모습에 오히려 깜짝 놀랐다. 인간관계에서도 쉽게 상처받고 아파하는 여린 성격을 지녔으며, 무심코 던진 질문에도 진지하게 답하려 애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부모 속 꽤 썩였을 법도 한데 또 엄청난 효녀라는 소문도 자자하다.
“데뷔 후 10년 넘게 줄곧 일에 파묻혀 사느라 휴식이 필요했어요. 무작정 배낭을 꾸려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고 왔는데, 불행이 찾아올 땐 어깨동무를 하고 온다고 했던가요. 어머니가 유방암 3기 판정을 받은 겁니다.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죠. 그렇게 7년간 어머니의 길고 긴 암 투병을 함께했어요. 다행히 지금은 많이 좋아지셔서 4~5월쯤 주치의 선생님이 마지막 검사 후 완치 판정을 내려 준다고 하셨어요. 그래도 워낙 연세가 있으시니까 옆에서 가족들이 계속 신경 써야겠지요.”
어머니의 암 투병기는 본인뿐 아니라 가족을 비롯해 그녀 자신에게도 꽤 혹독한 시간이었을 터. 당시 그녀를 위로해 준 가장 큰 힘은 무엇이었을까?
“처음엔 만사 제쳐 놓고 오로지 효도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식음까지 전폐하며 어머니를 간호했는데, 결과는 녹다운이었습니다. 아, 이게 전력 질주한다고 되는 게 아니었구나. 6개월 만에 깨달았어요. 제가 지치면 더 이상 엄마도 보살필 수 없다는 생각이 강해지면서 제 에너지를 분배하기 시작했지요. 가끔은 언니에게 어머니를 부탁하고 짧게라도 여행도 다녀오고, 친구들이 다 모이는 파티가 있으면 되도록 참석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무엇보다 방송 때문에 접어 두었던 대학교 생활을 다시 시작한 그녀는 젊은 친구들과 함께하며 강한 에너지를 얻었다.
“어머니가 아플 때 대학교 과정을 다 마쳤고, 올해는 단국대 뮤지컬연기학 석사까지 끝냈어요. 학교생활이 오히려 어머니를 간호하는 데 큰 힘이 됐던 것 같아요. 공부도 재밌고, 저보다 훨씬 젊은 친구들과 호흡을 맞춘다는 게 무지 신이 나더라고요.”

그리웠던 무대

물론 배우 이본으로, 다시 제자리를 찾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어머니의 병세가 차츰 호전되면서 한창 방송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데, 때마침 MBC <무한도전> 팀에서 해피콜이 왔다.
“토토가의 경우 그때 그 시절 가수들이 다시 모여 무대를 펼치는데, MC도 당시 그들과 함께 활동했던 이본이었으면 좋겠다는 제안이 왔었어요. 아, 그분들이라면 흔쾌히, 당연히 나가 주는 게 맞겠다 생각해서 받아들였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죠. 그때만큼은 제 진심이 통했던 것 같아요.”
시청자뿐 아니라 같이 무대에 올랐던 가수, MC들 모두 감동의 순간이었을 토토가. 사실 그녀는 토토가에 출연한 후 멘붕에 빠졌다고 한다.
“일단 첫 번째 든 생각은, 그 무대가 1990년대 후반의 연장선처럼 느껴졌어요. 마치 초등학교, 중&#8228;고등학교 때 친구들을 만난 기분이랄까요. 그 이후에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분들인데 전혀 낯설지 않고 편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나에게 그 중간이라는 시간은 어디로 갔지? 먼 옛날처럼 느껴지지 않지만, 현실은 먼 이야기잖아요. 사실 멘붕에 빠졌어요. 어쨌든 다들 어디서든 열심히 살아서 이렇게 다시 만났구나 하는 생각도 반이었죠. 누군가에게는 무척 그리웠던 무대였을 거예요.”

동안 스타의 뷰티 철학

 

그렇게 다시 우리 앞에 선 이본. 그녀의 화려했던 귀환. 놀랍게도 그녀는 7년간의 공백기가 무색할 정도로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무려 40대에 접어든 나이에도 여전히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그녀의 뷰티 비결이 무엇일까, 못내 궁금증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요즘 많이들 여쭤 보시는데요. 저는 정말 특별한 것 없어요. 아직도 일주일에 세 번 정도 계란 노른자로 헤어 팩을 하고, 올리브 오일로 피부 마사지를 해요. 그것만큼 좋은 보습이 없고, 그것만큼 좋은 피부 관리법이 없지요. 제 손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은 의학적인 도움도 받습니다. 피부 시술을 받아 봤자 보톡스 정도지만요.”
그렇다면 다이어트는?
“전 다이어트 안 해요.”
어설픈 각오로 원푸드 다이어트며, 1일 1식, 덴마크 다이어트 등 세상에 유행하는 이름 있는 다이어트에 도전했다가 실패하기를 거듭한 보통 여자들이 들으면 손을 불끈 쥘 그녀의 폭로(?)가 연이었다.
“태어나서 한 번도 다이어트를 위해 무엇인가를 해본 적이 없어요. 그저 저녁 6시 이후에는 금식하고, 야식은 1년에 서너 번 할까 말까예요. 스케줄 상 저녁에 일해야 할 경우에는 미숫가루나 분유로 식사를 대신합니다. 그렇다고 제가 먹는 걸 안 좋아하는 것도 아니에요. 굉장한 미식가 중 한 명인데, 그것을 다 저녁 6시 이전에 먹고 끝내려고 노력하는 거죠. 저녁에 문득 생각나는 음식이 있을 때는 기억해 뒀다가 다음날에 먹고요.”
평생 이것이 다이어트인 줄도 모르고 살다가 최근에 책을 쓰며 알게 됐다는 이본. 그녀의 진짜 뷰티 비결은 역시 ‘습관’에 있었다. 특히 유전자의 힘마저 잃어가는 여자 나이 서른 살 이후에는 더더욱 습관이 중요하다고 그녀는 강조했다.
“저는 운동도 무지 좋아해요. 어릴 때는 계단 오르기나 스트레칭, 플라잉 요가가 전부였는데요. 요즘은 일주일에 세 번 PT를 받기 시작했어요. 서른 살 무렵에도 남들 다 술 마시고 파티 할 때 저는 운동을 택했습니다. 그래서 30대도, 40대도 가벼운 몸으로 거뜬히 맞이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풀리지 않는 숙제, 인간관계

외모뿐 아니라 내적인 아름다움도 중요하듯 스트레스는 주로 여행으로 푼다는 그녀는 쉬는 동안에도 이웃 나라 일본을 비롯해 뉴욕, 시드니, 유럽 등 세계 곳곳을 떠돌아다녔다. 그중에서도 뉴욕을 가장 사랑한다고 말했다.
“뉴욕에 특별한 매력이 있다기보다, 사실 제가 가장 힘들 때 저를 더 힘들게 했던 곳도 뉴욕이고, 사람들에게 치였을 때 그것을 다 떨쳐 버릴 수 있었던 곳도 유럽이었어요.”
연예인이라는 직업에 괴리감이 들 정도로 한때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부단히 아파했었다는 이본. 한 예로 연예인과 재벌을 연결해 주는 한 결혼정보회사 이벤트용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 있는 그녀는 당시 자신이 마치 재벌처럼 비친 모습에 남모를 속앓이를 해야 했다.
“결혼정보회사에서 뭘 적으라기에 봤더니 집이 어디고 무슨 차를 타며 월수입이 얼마냐는 질문이더라고요. 제 프라이버시도 있으니 대충 적었죠. 그리고 방송에서 MC가 ‘재벌과 결혼하고 싶으냐?’고 물어서 제가 ‘그런 생각을 해본 적 없다. 나는 내 마음이 재벌이었다’고 대답했어요. 그런데 다음날 기사가 나기를, 제가 70평 아파트에서 살며 외제차를 몰고 다니니 재벌이라고 하는 거예요. 제 마음이 재벌인 것과 제가 재벌인 것은 하늘과 땅 차인데 말이죠. 굳이 이렇게밖에 할 수 없었던 걸까, 고민을 안 할 수 없었죠.”
왜 사람들이 어떨 때는 이런 모습을 보였다가, 어떤 순간에는 돌변할까? 진심으로 다가갔던 사람에게 뒤통수를 맞은 경험이 유독 많다는 그녀에게 인간관계는 풀리지 않는 숙제와도 같았다.
“굉장히 오래 끌었어요. 그러나 이제는 굳이 풀려고 하지 않아요. 적도 없고, 동지도 없다. 그게 유일하게 제가 찾은 답이에요. 다들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니 그 사람도 저도 정답이 될 수 있죠. 그래서 지금은 저 혼자 단독으로 누군가를 새롭게 만나지도 않습니다. 제가 믿을 수 있는 지인을 꼭 한번 걸러요. 또 한 번 배신이 와도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그분을 사랑하니까요.”

장수 연애의 비결

어느덧 40을 훌쩍 넘은 나이에 9년 동안 연애한 남자 친구도 있는 그녀의 결혼 계획에 대한 질문도 빼놓을 수 없었다.
“결혼이요? 아직 생각 없어요. 결혼보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저한테는 더 중요하거든요. 굳이 결혼할 필요가 있을까…. 아예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결혼과 일의 비중 중 제 일의 퍼센티지가 줄면 그때 하려고요. 다행히 남자 친구도 제 결혼관에 별 불만이 없어요.”
10년 가까이 만나 온 남자 친구와 권태기도 있었을 법도 한데, 그녀의 장수 연애 비법이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제가 술을 전혀 안 마셔요. 밤 문화와 별로 친하지도 않고…. 하물며 술 먹고 음주운전을 할 일도 없고, 사소하지만 늘 이런 문제로 다투기 일쑤잖아요. 그렇다고 제가 막 징징대는 스타일도 아니에요. 남자친구는 술을 잘 마시는 편인데, 문제를 일으켰을 땐 별말 없이 벌금만 엄청 뜯어냅니다. 제가 또 보수적이라 남자가 해야 할 일, 여자가 하지 말아야 할 일에 대한 구분이 촌스럽게 강해요. 거의 남자를 떠받쳐 주는 편이지요. 그게 비법이라면 비법일까요.”
배우 이본의 의외의 모습을 포착할 수 있었던 그녀와의 인터뷰. 마지막으로 향후 방송 계획에 대해 물었다.
“저 스스로 진짜 지겹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연기하고 싶어요.”
그 순간을 위해 오늘도 끊임없이 공부하고 있다는 그녀를 곧 브라운관에서 만나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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