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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인내와 집념으로 일군 희망 이야기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인내와 집념으로 일군 희망 이야기
  • 송혜란
  • 승인 2017.02.09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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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LG전자 H&A 사업본부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LG전자의 새 사령탑을 맡게 되었다. 조 부회장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금성사에 입사해 36년간 한 우물만 파온 가전 장인이다. 도예가인 부친에게 배운 인내와 집념으로 LG전자 세탁기를 세계 1위로 발돋움시킨 조성진 부회장. 그는 직원들에게 따뜻한 카리스마를 지닌 리더로도 유명한데…. 1976년 LG전자 설립 이후 최초로 고졸 출신 부회장이 된 그의 특별한 성공 스토리를 들여다보았다.

취재 송혜란 기자 사진 및 자료 제공 LG전자

“제 목표는 LG전자를 고객이 열망하는 글로벌 1등 브랜드로 키우는 것입니다. 또한 LG전자  사업에 1등 DNA와 혁신 DNA를 이식해 모바일, 에너지, 자동차 부품에서도 생활가전에서와 같은 신화를 만들겠습니다.”
LG전자 세탁기를 세계 1위 브랜드로 키우고 생활가전 사업에서도 역대 최대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CEO로 승진한 조성진 부회장이 밝힌 포부이다. 고졸 출신 경영자가 전문경영인으로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던 순간, 감동의 물결이 일었다. 그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일하는 많은 흙수저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기 충분했다.

고졸 학벌을 뛰어넘은 성공 신화

사실 조 부회장은 고교 진학도 포기할 뻔했다. 도예가인 부친이 중학교만 졸업하고 가업인 요업(窯業)을 잇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대학을 나온 형들이 하나같이 가업을 거부하자 많이 배우면 힘든 일을 하지 않으려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그는 아버지의 뜻을 따르지 않았다. 그는 공업계 고등학교는 요업과 관련성이 크다며 부모님을 설득하고 용산공업고등학교에 진학했으나 졸업 후 바로 금성사(현 LG전자)에 입사했다. 하숙생활 중 우연히 알게 된 기계의 동작 원리와 설계에 대한 개념이 큰 계기가 되었다.
LG전자에서 수습과정을 거쳐 우수 장학생 자격으로 취업에 성공한 조 부회장. 1976년 9월 26일, 그가 입사할 당시에 선풍기는 가장 인기 있는 유망 가전제품이었다. 그러자 비슷한 시기에 입사한 동료들은 모두 선풍기 개발실을 선호했다. 그러나 특출하게도 세탁실 설계실과 인연을 맺은 그는 “세탁기가 반드시 대중화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세탁기 보급률이 0.1%도 채 되지 않았던 때 그는 오히려 “세탁기가 사람을 대신해 빨래하는 동안 사람들이 미래를 위해 다른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는 먼 장래를 내다본 것이다. 
그때부터 2012년까지 무려 36년 동안 세탁기에 몸담았던 그는 가전업계에서 세탁기 박사로 불리게 되었다. 2012년 말에는 공로를 인정받아 LG전자 사장으로 승진해 세탁기를 비롯한 냉장고, 에어컨 등 생활가전 사업을 전반적으로 맡았다.

도예가 아버지에게 배운 인내와 집념

조 부회장이 입사 후 10여 년 동안 국내 세탁기 업계는 일본 기술을 들여와야 제품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일본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았다. 이에 그는 1990년대 초 탈 일본을 선언하며 세상에 전무후무한 세탁기를 만들어 보겠다고 다짐했다. 당시 세탁기는 세탁통과 모터가 벨트로 연결된 구조였지만, 그는 세탁통과 모터가 한 몸처럼 움직이는 ‘DD(Direct Drive) 모터’를 적용한 세탁기를 만들고 싶었다. 세탁 성능은 물론이고 에너지 효율과 소음 등도 기존 방식보다 뛰어나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밀한 핵심 부품들을 국산화하려다 보니 투자비가 많이 들었고, 제품 개발의 가능성은 좀처럼 보이지 않아 난항을 거듭했다.
그때 그의 최고 강점으로 손꼽히는 인내와 집념이 힘을 발휘했다. 10여 년 동안 일본을 드나들기를 150번. 그곳에서 밑바닥부터 기술을 배운 그는 회사에 침대와 주방 시설까지 마련해 놓고 밤샘 작업도 마다치 않으며 오로지 세탁기 하나에 온 정신을 집중했다. 유년 시절 아버지가 도자기를 만드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배운 인내와 집념이 강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여기에 제품 완성도에 대한 끝없는 집착 등이 더해져 큰 버팀목이 되었다.
1998년, 그는 드디어 세계 최초로 DD 모터를 세탁기에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LG전자 세탁기는 성공의 가도를 달렸다. DD 모터에 이어 2005년 세계 최초 듀얼 분사 스팀 드럼세탁기, 2009년 여섯 가지 손빨래 동작을 구현한 ‘6모션’ 세탁기, 2015년 세계 최초로 상단 드럼세탁기와 하단 미니 워시를 결합한 ‘트윈워시’ 등 잇단 혁신 제품들이 세계를 놀라게 하며 ‘LG전자 세탁기 세계 1등’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할 수 있었다. 
특히 어렵고 힘든 과정을 거쳐 개발한 DD 모터, 트윈워시 등을 마치 귀한 자식처럼 여긴다는 조 부회장. 실제로 그는 1998년, 2013년 각각 LG전자 세탁기의 TV 광고 모델로 직접 나서며 제품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근속 40년, 환갑에 이룩한 가전 장인 정신

조 부회장은 H&A 사업본부장 취임 이후 사업을 통해 쌓은 1등 DNA를 다른 생활가전에도 곧잘 접목했다는 평을 받는다. 지속적인 R&D 투자와 냉장고, 세탁기, 에어 솔루션, 키친패키지, 컴프&모터 5대 사업부 중심의 고도화된 사업 포트폴리오와 안정적 수익 구조를 기반으로 사업본부의 체질을 바꾼 그는 LG전자 생활가전의 위상을 높였다는 명성이 자자하다.
특히 얼음정수기 냉장고, 휘센 듀얼에어컨 등 핵심 부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융복합 가전들을 앞세운 그는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국내를 시작으로 해외 론칭을 확대하고 있는 ‘LG 시그니처’, 한국과 미국의 프리미엄 빌트인 시장을 겨냥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출범시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다진 바 있다.
지난해로 근속한 지 만 40년 된 조 부회장. 2016년은 그가 환갑을 맞은 특별한 해이기도 하다. LG전자 생활가전 사업이 매출과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등에서 역대 최고의 성과를 내면서 그는 세탁기 박사를 넘어 비로소 명실공히 가전 장인으로 올라서게 되었다.
 
인간과 삶에 대한 사랑을 제품에 담다

“혁신적인 가전제품이 더 나은 삶을 만들어 줄 수 있다고 믿습니다.”
조성진 부회장의 인간과 삶에 대한 사랑은 혁신에 대한 집념에 밑거름이 되었다. 그는 생활 속 작은 아이디어도 절대 놓치는 법 없이 바로 세상에 없던 새로운 제품 탄생으로 연결시켰다. 특히 트윈워시는 그가 소비자의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한 끝에 완성한 대표적인 혁신 제품으로 손꼽힌다. LG전자 세탁기 역사상 개발 기간과 인력, 투자비용 등에서 모두 최대 기록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윈워시를 개발하는데 8년 동안 150명 이상의 개발 인력과 200억 원 가량의 비용이 투입됐다고 한다. 트윈워시 출시 일정을 2년 가까이 미루면서까지 제품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는 그의 열정이 가히 놀라울 따름이다. 이에 트윈워시는 시간과 공간을 줄이면서도 분리, 동시 세탁이 가능해 세탁기를 다시 발명했다는 평가까지 받았으며, 한국, 미국은 물론 세계 주요 국가의 세탁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항상 새 옷처럼 관리해주는 의류관리기 ‘스타일로’도 그가 먼저 제품 개발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침 출장을 나가면 여행 가방에 넣은 옷이 구겨져 주름을 펴는 방법을 찾고 있었던 조 부회장. 그 때 욕실에 뜨거운 물을 틀어 수증기로 채운 다음 옷을 걸어두면 주름 제거에 효과적이라는 아내의 말에 힌트를 얻어 곧장 제품 개발에 착수한 게 지금의 ‘스타일로’로 탄생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생활 속 아이디어 혁신 전자 제품은 모두 그의 자택과 집무실에서 테스트 되었다. 모든 사업의 중심은 ‘제품’이라는 신념하에 그는 H&A 사업본부장으로 부임한 후에도 냉장고는 물론 주요 제품들을 일일이 분해해 부품 하나하나까지 쓰임새를 확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시제품이 나올 때마다 직접 사용해보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전달하는 등 제품 개발 과정에 직접 참여한다. 청소기 테스트를 위해 지난 4월 여의도 LG트윈타워 집무실 바닥의 카펫을 걷어내고 마룻바닥으로 바꾸기도 했다. 물걸레 키트에 보조 걸레를 달아 바닥의 찌든 때를 닦아내는 아이디어는 실제 제품에도 반영된 바 있다. 그는 직접 샘플까지 만들어 개발진에게 보여주는 열의를 보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중심의 따뜻한 카리스마

조성진 부회장은 2013년 H&A 사업본부장 부임 이후부터 줄곧 서울과 창원, 해외사업장을 오가며 근무해왔다. 지난해에도 대표이사 일정까지 소화하면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창원에서 주로 근무를 보았다. 일주일의 절반 이상은 꼭 현장을 챙기는 그는 최고경영자임에도 여전히 현장과 사람을 최우선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그는 2015년부터 가족과 함께하는 저녁 문화를 창출, 일하는 방식의 개선을 시도해 H&A사업본부 직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일할 때 일하고, 쉴 때 확실히 쉬는 ‘Work & Life Balance’를 통해 효율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자는 취지다.
그는 아무리 바쁘더라도 직원들과의 소통도 소홀히 하는 경우가 없다.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안녕하세요! 본부장입니다’ 방송을 통해 전달하는 한편, 사원대표 간담회, 여직원 간담회 등 다양한 자리를 통해 의견을 청취한다. 그의 취미는 색소폰이라는데…. 젊은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사내 색소폰 동호회에 참여하고 있는 그는 바이어와의 미팅에서도 종종 1~2곡씩 연주하는, 진정 따뜻한 카리스마를 지닌 리더임이 자명하다.
동시에 ‘자신만의 비전’과 ‘조직에 대한 믿음’을 강조하는 조성진 부회장. 자신만의 비전을 조직과 열정적으로 조율해 나간다면 성공적인 삶을 만들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그는 평소 현장 경험을 더 일찍, 더 많이 한 것이 본인의 자산이라고 늘 말한다. “기업의 현장이 이론과 실제를 잘 결합하고 열정적인 성향의 독한 인재들이 성과를 내는 곳인 만큼, 치열하면서도 긍정적으로 자기 인생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업은 물론 개인 입장에서도 세계 시장에서 글로벌한 기업들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생활가전에서 쌓아온 글로벌 성공 체험을 바탕으로 LG전자 사업에 1등 DNA와 혁신 DNA를 이식할 계획이라는 조성진 부회장. 스마트 가전과 연계될 가능성이 높은 로봇사업도 준비 중인 그가 모바일, 에너지, 자동차 부품 등에서도 신화를 재현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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