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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엔터테인먼트 유희정 대표의 시네마 천국
써니엔터테인먼트 유희정 대표의 시네마 천국
  • 김민주 기자
  • 승인 2017.03.09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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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 속에 등장한 이민호의 집 옥상, 실제 주인은 누구일까 궁금했다. 바로 써니엔터테인먼트 유희정 대표가 그 주인공. 예전부터 유명한 곳이었지만 드라마 세트장으로 사용되면서 더 유명세를 탔다. 남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탁 트인 풍경이 인상적이다. 이런 곳에 터를 잡다니, 남다른 안목을 가지고 있는 그녀가 선택한 영화에 호기심이 발동했다. 유희정 대표의 커피 메이트가 되어 나눈 영화 이야기.

취재 [김민주 기자] | 사진 [양우영 기자]


보통의 우리 같은 사람들 얘기

유 대표는 어릴 때부터 영화 보는 것이 낙이었다. 영화 <바그다드 카페>, <델마와 루이스>를 보며 영화인을 꿈꿨다. 스물한 살에 연출부로 영화계에 발을 들였지만 40대가 되어서야 비로소 오랫동안 간직해 온, 하고 싶은 일을 시작했다.

여자 주인공 ‘인영’ 역할을 맡은 윤진서는 시나리오를 처음 받은 날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다. 시나리오가 재밌어서. 유희정 대표는 어땠을까?

“저도 윤진서 씨와 똑같았어요. 이현하 감독님의 시나리오를 받은 당일 단숨에 다 읽고 제작을 결심했죠. 당시에 이미 다른 작품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이를 제쳐놓고 <커피 메이트>를 써니엔터테인먼트의 창립작으로 선택했어요.”

유희정 대표와 배우 윤진서의 마음을 단번에 빼앗아버린 <커피 메이트>의 매력이 무엇일지 궁금했다.

“여성분들이라면 공감하실 거예요. 내 얘기 같았어요. 이렇게 사는 게 맞는 줄 알고 앞만 보며 열심히 살았는데, 어느 순간 보니 내 인생에 내가 없더라고요. 이렇게 사는 것이 행복일까? 문득 의문이 생겼죠. 또 소통이 부재한 세상이잖아요. 가족끼리도 대화가 많지 않고, 오히려 아무 이해관계도 없는 사람에게 더 스스럼없이 내 이야기를 털어놓는 상황이 생기죠. 자신을 들여다볼 시간이 없는 보통의 우리 같은 사람들 얘기예요. 진정한 소통을 통해 일종의 자아를 찾아 나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어요.”

유 대표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 중국 등지에서 영화를 더 영화같이 만드는 시각적인 특수효과 연출에 힘써왔다. 이를 인정받아 한국 영화의 기술을 해외에 널리 알린 공로로 2012년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겉보기에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아온 것처럼 보이는 그녀. 하지만 늘 마음속에 품어온 영화 제작에 대한 꿈 때문이었을까? 공허한 마음이 들었고 일탈로 이어졌다. 서른아홉 살에 귀 뚫은 사건을 ‘일탈을 감행했다’고 표현한 유 대표는 “대단한 게 나올 줄 알았죠?” 하며 호탕하게 웃었다. 영화에 그녀의 일탈과 비슷한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본인의 경험을 반영한 것이냐고 물으니,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부터 존재한 장면이라며 자신도 놀랐다고 전했다. 이렇게 영화 <커피 메이트>와의 만남은 그녀에겐 운명적이었다.

시나리오가 좋아 영화진흥위원회에서 1억 원을 지원받았다.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 영화의 오늘’ 부문에 초청되었고, 관객과의 대화(GV)도 반응이 좋았다. 사회적인 사건이나 이슈를 다루고 있진 않지만 일상이 있고 우리와 비슷한 사람이 있고 거기에 자신을 투영할 수 있는 영화라고 했다.
 

 

소통의 카페, 공감의 커피

요즘 대한민국은 카페와 커피에 빠져 있다. 카페가 주 배경이 되고 커피가 매개체인 영화 <커피 메이트>에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

“저도 이현하 감독님도 영화의 배경인 카페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카페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곳이 아니라 소통의 공간이거든요. 협찬해준다는 카페도 많았지만, 우리가 원하는 느낌이 아니었어요. 큰 통유리창이 있는 카페를 원했거든요. 낮이면 낮을, 밤이면 밤을, 비가 오면 비 오는 것을 카페 안에서 느낄 수 있도록, 창 안팎의 소통을 중시했죠. 통유리창으로 미묘한 변화까지 다 감지할 수 있어서 연결되는 장면을 촬영할 때 시간의 제약으로 작용했지만, 이런 한계를 넘어 완성도 높은 영상미를 담아냈어요.”

첫 만남 포스터만 봐도 느낄 수 있다. 통유리 창밖으로 보이는 앙상한 나뭇가지와 대조되는 카페 안의 따뜻한 공기. 남자 주인공 오지호가 맡은 ‘희수’의 직업인 목제 가구 디자이너, 카페와 커피의 색감 모두 브라운 계열로 특유의 분위기가 떠오른다. 자연스럽게 영화의 느낌이 스며들었다.

영화를 보고 나면 카페에 가거나 커피를 마시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까?
“영화에 나온 '카페포엠'을 추천해요. 창밖으로 보이는 안국동 거리가 참 예뻐요. 영화 속에서 통유리를 사이에 두고 주인공들이 게임을 하거든요. 카페에서만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한 명은 안에서 한 명은 밖에서 둘만의 놀이를 해요. 영화 보고 나서 두 사람을 따라 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재밌을 거예요.”

영화 속 커피 관련 에피소드가 궁금했는데 유 대표가 살짝 귀띔했다. 
"첫 편집 후에 러닝 타임이 약 3시간이라 희수가 프랑스 갔을 때 커피 마시는 방식을 얘기하는 부분은 잘랐어요. 반응을 봐서 DVD에 공개할까 해요." 

영화인들의 실제 커피 이야기도 빠질 수 없었다. 영화 제목처럼 이들도 서로의 커피 메이트이기 때문. 캐스팅 확정 후 첫 만남 때 밤새도록 와인을 마시며 이야기꽃을 피울 정도로 잘 통했다. 유희정 대표는 카페라테, 이현하 감독은 아메리카노 한 샷 반, 오지호와 윤진서는 아메리카노를 즐겨 마신다고 한다.

저예산영화라 섭외가 어려울 것 같던 오지호와 윤진서가 주연을 맡아주었다. 소통을 다루고 있는 영화인만큼 대사량이 많아 배우들의 고생이 많았다. 유 대표는 최종 쫑파티 때 두 주연 배우에게 줄 선물을 고민하다가 영화 속에서 소품으로 사용한 커피잔을 건넸다. 윤진서는 선물을 받고 울음을 터뜨렸다고 한다. 영화 속에서 희수는 까만 잔에 인영은 하얀 잔에 커피를 마신다. 대조되는 두 잔에 사연이 있을까? 영화 속에서 일단 눈여겨보자.
 

 영화 <커피 메이트> "굳이 말로 설명 안 해도 이해되고 이해받는 느낌"


라테처럼 감미로운 영화 <커피 메이트>

회사명을 ‘써니엔터테인먼트’라고 한 이유가 있을까?
“외국에서 일을 하다 보면 외국인들이 제 이름의 발음을 어려워해요. 그래서 툭툭 치고 말을 걸죠. 어느 날 자기들끼리 회의를 하더니 저를 써니(Sunny)라고 부르겠대요. 흔한 이름 싫다 했더니 웃을 때 써니 같으니까 써니 하래요. 잠깐 쓰고 바꿔야지 했는데, 후반 작업까지 다 하고 나니까 저를 써니로 아는 사람이 많아서 영어 이름이 써니가 됐어요. 그게 써니엔터테인먼트까지 이어졌죠.”

‘써니’의 뜻처럼 화창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유희정 대표. 영화뿐 아니라 연극과 뮤지컬 등 장르에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단다. 이에 따라 현재 써니엔터테인먼트는 차기작으로 판타지 멜로와 휴먼 코미디, 두 작품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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