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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석, 건축으로 꿈꾸는 아름다운 세상
양진석, 건축으로 꿈꾸는 아름다운 세상
  • 김은정 기자
  • 승인 2017.03.12 1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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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뮤지션, 교수, 배우, 프로듀서…. 한 직업으로만 명칭하기엔 삶의 스펙트럼이 너무도 다양한 양진석.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며 그가 세상에 던지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사진 양우영 기자

많은 사람들이 방송에서 보이지 않으면 활동이 뜸하다고 생각하지만, 양진석은 러브하우스 이후 건축가로서 본업에 충실하면서도 음악인으로서 정규 음반을 내 왔고 교수로서 강단에 서고 강연을 하고 저서도 세 권이나 출간했다.
종각 일대 랜드마크인 그랑서울 기획을 맡아 식객촌이 들어선 청진 상점가를 디자인한 것도 그의 작품이다. 이렇듯 다양한 분야에서 종횡무진 활약해 온 그가 이번엔 오랜만에 TV로 돌아왔다.

러브하우스 이후 16년 만에 초대형 집방으로 돌아오다

이번엔 스케일이 남다르다. 아예 처음부터 집을 지어 주는 신축 프로젝트 프로그램. jtbc의   초대형 집방 <내 집이 나타났다>에서 양진석은 이경규와 호흡을 맞춰 프로그램을 이끌어 간다.
“러브하우스 때는 리모델링과 인테리어 정도였는데, 이번엔 아예 집을 새로 지어 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시간과 비용 면에서 스케일이 남다른 프로그램이죠.”
한 채의 집이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 주는 프로그램. 출연자 선정 기준이 궁금했다.
“누가 봐도 투기 목적이 아닌 그야말로 2대, 3대가 한 장소에 오래 살아온 곳에 집을 지어 주는 프로그램입니다. 화려하거나 비싼 집이 아니고요. 출연자들의 사연을 들어 보고 그들의 소망을 반영한 따뜻한 집을 지어 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집을 짓는 과정이 물리적 시간이 있다 보니 벌써 몇 군데의 집이 동시에 작업에 들어간 상태라고.
16년 전 러브하우스를 통해 건축과 인테리어의 대중화에 기여한 양진석. 하지만 러브하우스 때문에 연관 검색어에 오르는 타격을 받기도 했다. 당시 출연한 이 모 건축가의 학력 위조, 사기 사건이 있었는데, 러브하우스에 출연한 건축가라고 하니까 그게 양진석인 줄 알고 아직도 오해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양진석은 러브하우스 초창기 때 6개월간 출연했고 이 모 건축가는 훨씬 더 오래 했는데, 워낙 양진석 하면 러브하우스가 떠오르니까 어이없게도 오해를 본인이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좋게 생각해야죠. 그래도 러브하우스 하면 거의 대명사로 양진석을 떠올려 주는 거니까 그건 고맙고 행복한 일이죠.”   
그동안 세월이 많이 흘러 방송 환경도 많이 변했지만, 그가 늘 방송에 임하는 자세는 변함없다.
“전문가로서 예능에 선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에요. 너무 전문적인 용어를 써도 안 되고, 항상 대중들의 눈높이에 맞춰야 하죠. 그래서 전 늘 건축이라는 것을 너무 어렵지 않게 쉽게 전달하려고 노력을 해요. 그리고 그 집에 무슨 메시지를 담을까 고민하죠.”
이번 프로그램은 워낙 스케일이 크다 보니 시공 과정에 있어 많은 분야의 업체들 의견도 조율해야 하고 신경 쓸 부분이 많지만, 엄청난 제작진이 투입돼 프로그램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시청자들의 반응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

건축가는 사회를 바라봐야 한다

양진석의 기본 철학은 ‘건축가는 늘 사회를 바라봐야 하며, 세상에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건축의 대중화입니다. 주거 환경이 바뀌면 훨씬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죠.”
그러면서 그는 현대건축의 혁신을 가지고 온 프랑스의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를 말했다. 1900년대 초중반 건축이 예술로 여겨지던 시대에 르 코르뷔지에는 건축의 중심을 인간으로 보고 대중화를 주장한 현대건축의 아버지다. 작은 공간이라도 사람들이 편안하게 살 수 없을까를 늘 생각한 그의 건축 철학이 양진석의 건축 철학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실제로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디자인관에서 3월 26일까지 열리는 <4평의 기적 르 코르뷔지에 전>에서 양진석은 강연을 하며 건축이 사회에 던져야 할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면서 나이 오십이 넘으니 이제 철이 드는 것 같단다.
“예전에는 다작을 하고 양산을 하는 편이었어요. 그런데 이제 나이 들수록 다작보다는 한두 개의 작품이라도 좀 더 몰입하고 진중하게 하자는 마음이 들더군요. 그리고 상당히 다양한 각도에서 건축을 바라보게 돼요. 생각이 깊어졌다고나 할까?”   
어느덧 오십을 넘긴 나이. 하지만 시간이 멈춘 듯 겉모습과 분위기는 16년 전 러브하우스 때와 별반 달라 보이지 않았지만, 그의 내면은 건축가로서 훨씬 더 깊어진 느낌이었다.
 
정보 공유를 위해 출시한 러브하우스 앱  

사회를 바라봐야 하고 항상 뭔가 시도를 해야 하는 것이 체질인 것 같다는 양진석. 그가 그런 마음으로 얼마 전 출시한 것이 러브하우스 앱이다. 러브하우스 앱은 하우징부터 라이프스타일까지 건축과 인테리어에 관한 모든 정보와 서비스를 전문가와 소비자가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든 O2O 서비스다.
“유독 건축, 인테리어에 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앱이 없는 거예요. 그런데 대표적인 정보 불균형 시장이 건축 분야거든요. 소비자는 소비자대로 이 견적을 믿을 수 있을지 불안하고, 건축가는 건축가대로 뭔가 내가 한 만큼 제대로 인정을 못 받고 있다는 불신이 이 시장에 있어요. 그런 것을 해소하기 위해 건축, 인테리어에 관한 많은 정보를 한데 모아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러브하우스 앱은 이미 업계 종사자 3천 명 이상의 리스트가 확보되어 있으며, 소비자들은 필요에 따라 이들의 정보와 견적을 언제든 알아볼 수 있다. 그리고 단지 견적 비교뿐만 아니라 업계 동향, 최근의 건축 인테리어 스타일 등을 제공하고 있어 마치 매거진을 보듯 쉽고 편하게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러브하우스 앱을 출시하기까지 2년간의 준비를 했다는 그. 기성 건축가로서 일종의 사명감을 가지고 만든 새로운 앱이 많은 사람들에게 편리를 더해 주고, 쾌적한 주거 환경을 만들어 가는 데 큰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단다.
 
CEO로서, 가장으로서 양진석

양진석이 보여 준 방송에서의 모습은 소탈하고 친근한 이미지. 그런데 한 회사를 이끌어 가는 CEO로서, 또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그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했다. CEO로서의 스타일을 물으니 잠시 고심하더니 대답한다.
“딜레마가 있어요. 마냥 좋은 형이자 오빠 같은 사장은 편할 수는 있어도 일이 잘 안 돼요. 그렇다고 너무 직원들을 다그쳐도 경직됩니다. 그 사이를 늘 외줄타기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분명한 건 전 게으른 사람, 책임감이 없는 사람은 싫어한다는 겁니다. 대신 사람을 키우는 편이에요. 좀 부족해도 끝까지 가르쳐서 경지에 올라가게 하는 거죠,”
그래서 양진석과 일한 직원들은 두 부류라고 한다. 그 과정을 못 견디고 나가든지 아니면 잘 받아들여 발전해서 오래 남든지. 혹여 다른 회사로 간 직원이라도 그때 참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게 많은 배움이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그리고 일을 의뢰하는 곳이 있으면 무조건 계약하고 설계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먼저 충분한 소통을 하기 위해 꼭 강연을 하고 나서 일을 시작한다고.
“일을 맡기는 쪽과 제가 단지 갑을 관계로 출발하면 좋지 않아요. 특히 큰 프로젝트일수록 서로간의 교감이 충분해야 서로가 만족하고 행복한 결과물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전 꼭 그런 과정을 거칩니다.”
한마디로 그는 회사 내에서도, 밖에서도 완벽을 추구하는 CEO였다.
2004년 결혼한 그는 바이올리니스트 아내와 열한 살짜리 딸아이와 함께 셋이서 오붓이 살아가고 있다. 가정에선 그는 어떤 모습일까?
“제가 바쁘다 보니 함께할 시간이 많진 않지만, 그래도 시간을 효율적으로 써서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만큼은 최선을 다합니다. 얼마 전부터는 가족들이 책방 투어를 함께했는데 딸아이도 아내도 참 좋아하더군요. 그리고 제가 일하는 현장이나 견학해야 할 곳을 아이와 함께 가서 보여 주면 아이가 무척 신기해하고 아빠를 더욱 잘 이해하는 것 같아요.”
 
이상적인 집은 자아 성찰과 휴식의 장소

건축가로서 이상적인 집은 어떤 집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집은 그 사람의 나이테와 같아요. 그리고 무릎 나온 잠옷처럼 편해야 하죠. 집이 꼭 화려하거나 잘 꾸며져야 한다는 것과는 달라요. 100평짜리 집이라도 편하지 않으면 좋은 집이 아니고 원룸 반지하라도 내가 편하면 좋은 집이에요. 가장 중요한 것은 집은 자기 삶을 돌아보는 자아 성찰의 공간이자 휴식의 장소여야 한다는 겁니다.”
실제로 양진석은 40년 된 아파트에서 16년째 살고 있다. 유명 건축가인 만큼 교외에 멋진 집을 지어 놓고 살고 있진 않을까 하는 예상과 달랐다.
“결혼하고 신혼을 보내고 아이 낳고 키우며 한 집에서 16년째 살고 있어요. 처음에 내부를 한번 고치긴 했지만, 그 이후로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요. 아, 최근에 달라진 것은 거실의 TV를 떼고 서재로 꾸민 거예요. 책읽기를 좋아하는 딸아이를 위해 그렇게 했더니 집이 주는 메시지가 달라지더군요.”
그리고 가족들이 앉아서 밥을 먹고 딸아이가 숙제를 하고 아내가 책을 읽고 하는 공간이 식탁이어서 식탁을 좀 더 편하게 바꿨다고 한다.
유명 건축가의 집이라 뭔가 특별하고 화려할 것 같지만 가족 모두가 모여 이야기하고 휴식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 16년을 한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그에게서 건축가의 진정성을 느꼈다.  앞으로의 꿈은 10평 남짓한 최소한의 주택에서 전원과 함께 사색하며 사는 것이란다.
“르 코르뷔지에도 여생을 4평짜리 작은 공간에서 보냈어요. 넓은 집이 꼭 행복을 주는 것은 아니랍니다. 정말 최소한의 공간이지만 내게 자아 성찰과 휴식이 되어주는 공간, 그것이 진정한 집이죠.”   

[Queen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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