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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들의 이미지 디자이너, 이종선의 소통의 리더십
명사들의 이미지 디자이너, 이종선의 소통의 리더십
  • 송혜란
  • 승인 2017.03.16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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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안부가 늘 궁금한 사람. 떨리는 눈동자와 얕은 한숨을 먼저 알아채는 사람. 누군가의 숨은 정성을 속속들이 알아보고 일일이 고마워하는 사람. 베스트셀러 <따뜻한 카리스마>,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성공이 행복인 줄 알았다> 등으로 유명한 작가이자 이미지 디자이너인 이종선이 늘 자신을 소개할 때 붙이는 수식어다. 지난 25년간 전직 대통령을 비롯해 각계 유명인사와 CEO 500여 명의 개인 이미지를 관리해온 그녀가 인간관계에서 상처받고 아파하며 깨달은 삶의 지혜를 들려주었다.

사진 [Queen 양우영 기자]

누구나 살면서 억울한 일을 겪으며 좌절할 때가 있다. 넘어진 마음을 어떻게 다시 일으킬 수 있을까? 특히 믿었던 사람에게서 받은 상처가 커 그 골 또한 깊다면? 국내외 내로라 하는 유명 심리학자들 모두 현대인이 불행한 원인이 대개 인간관계에서 생기는 문제에 있다고 입을 모으는 요즈음. 여린 성격 탓에 유독 자주 상처받고 종종 넘어지곤 했다는 그녀 역시 예외는 아니다. 다행히 스스로를 치유할 줄 아는 힘을 지닌 그녀는 모든 난관을 이겨냈고, 이제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삶이 리본에 묶여서 오지는 않지만, 그래도 여전히 선물이다’라는 말처럼 마음 아프고, 실망스럽고, 무안했던 오늘이 훗날 한 송이 꽃처럼 아름답게 기억될 거예요.”

꽃길은 걷는 게 아니라 완성하는 것

이미지디자인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는 이종선 대표는 1000곳이 넘는 기업과 정부기관 등에서 감성과 소통의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등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그간 다닌 강연만 1만 번, 그곳에서 그녀의 이야기를 들은 청중은 무려 500만 명이 넘는다. 숫자가 보여주듯 그녀는 늘 사람을 만나고, 사람들 속에서, 사람에 대해 고민해 왔다. 그러다 보니 늘 누군가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고, 그들의 고민에 바짝 다가가 귀 기울였으며, 마음속 크고 작은 균열과 감춰진 아픔을 가만히 어루만져주었다. 최근 펴낸 신간 <넘어진 자리마다 꽃이 피더라>를 통해 그녀는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교감하며 느끼고 배운 것들, 그리고 그녀 스스로 크고 작은 인생의 풍파를 겪으며 깨달은 것들을 차곡차곡 모아 한 가지 결론을 내렸다.
“이제 와 돌이켜보니 넘어진 자리마다 꽃이 피었더라고요.”
항상 문제는 사람에게서 비롯되었고, 그로 인해 얻은 상처도 사람으로 치유되었다고 말하는 이종선 대표. 작게는 인연 타령하며 진실 없는 사람에게 진실을 쏟아 부은 대가로 벌을 서기도 해야 했으며, 크게는 믿었던 지인에게 뒤통수 맞아 소송에 휘말린 적도 있었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소송이라는 걸 해봤어요. 잘 알고 지내던 지인이 비즈니스가 어렵다며 자신의 회사 이미지가 좋아지고 실적이 쌓여야 저렴한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데 하며 고민하더라고요. 그럼 교육이 필요하겠네? 했더니 돈이 없다고 해서 나중에 줘도 된다며 100Km가 넘는 거리를 50번이나 왔다 갔다 했어요. 그리고 얼마 뒤 회사 연말정산 때 비용 청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물어봤더니 아무런 대꾸가 없는 겁니다. 순전히 우정으로 시작했던 일이라 계약서도 잘 안 챙겼다가 큰코다쳤죠.”
친동생처럼 생각했던 후배에게 강의 교수법을 전수해줬다가 배신당한 일 등 그녀가 인간관계에서 받은 상처는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때 그녀를 다시 일으켜 세워준 힘은 무엇이었을까?“두 가지였던 것 같아요. 일단 저에게는 아픔을 준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감동을 주는 사람도 있었어요. 제 주변에 상처뿐 아니라 힘을 주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죠. 또, 그 아픔을 통해 제가 분명히 예전보다 더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어요. 인생의 어떤 경험이든 지혜롭게만 소화한다면 다 제 발전에 도움이 됩니다.”
‘내게 찾아오는 시련에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그녀는 이러한 긍정심과 자신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엊그제 올케와 이야기하는데, 이런 말이 나왔어요.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자꾸 힘든 일이 생기는지 모르겠다.’ 여자들이 자주하는 말이죠.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그런데 진짜 한번 생각해보자고요. 내게 왜 이런 시련을 줬을까? 나중에 약으로 쓸 기회를 준 게 아닐까요? 어려운 시험 문제를 한번 풀고 나면 웬만한 문제는 만만해지듯 말예요.”
그러나 인생은 산 넘어 산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산 넘어 산, 사실 그게 인생이에요.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산 한 번 넘을 때마다 맷집이 생기고, 체력이 단련된다는 거지요. 자기가 아는 것을 더 늘려가는 것. 특히 악역을 맡은 그 사람 때문에 알게 되는 게 더 많아요. 그가 마냥 밉지만 않은 이유예요. 삶에 대한 맷집이나 체력은 학교나 학원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훗날 돌이켜보세요. 앞서 이야기했듯 오늘은 당장 넘어져 창피하고 서러워도, 그때 그렇게 넘어지길 잘했다고 스스로를 다독일 날이 올 거예요. 꽃길은 걷는 게 아니라 완성하는 겁니다.”
 
열린 질문, 부탁 조로 말해 보세요

어차피 재료는 다 거기서 거기다. 그러나 작은 차이가 큰 다름을 만든다. 자신의 상처를 좌절과 절망, 미움으로 쓸 것인지, 자기 성장을 위한 양분으로 활용할 것인지는 선택의 문제다. 전자보다는 늘 후자를 택했던 그녀는 숱한 아픔을 배움의 통로로 곧잘 소화해 냈다. 소소하게는 지혜로운 대화법부터 거창하게는 어떻게 살 것이냐는 삶의 위대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도 했다는 이종선 대표.
가장 먼저 그녀는 감성 대화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기업에 특강을 갈 때면 항상 상대방에게 맞도록 소통하라는 말을 해요. 가령 바닷가라는 단어를 꺼내 들었다고 봅시다. 우리가 모두 푸른 바다를 떠올리지는 않아요. 누군가는 갈매기 소리나 파도 소리를, 또 누군가는 뜨거운 태양이나 모래알의 촉각을 연상하지요. 즉, 대화는 상대방의 언어로 해야 자기 뜻을 잘 전달할 수 있어요. 우리가 일본에 가서 일본어로 말해야 의사소통을 잘할 수 있는 것과 매한가지죠.”
회사에서 리더나 동료, 가정에서 엄마, 아빠 모두 자신의 의사를 잘 표현하기 위한 방법론을 더 연구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무엇보다 상대방의 언어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부터가 급선무다.
“시간을 좀 여유 있게 두고 되도록 많이 관찰하세요. 회사에서 업무일지를 쓰듯 그 사람이 주로 쓰는 말, 자주 하는 행동 하나하나를 다 주의 깊게 살펴보며 기록해야 해요. 인간관계를 맺을 때 상대방을 대충 보고 조급하게, 섣불리 다가가는 것만큼 스스로에게 상처 주는 일은 없답니다. 저는 요즘도 사람한테 데인 날에는 혼자 속삭여요. 오늘도 내가 대충 본 거다. 혼자 지레 많이 퍼주고, 기대했다가 실망하지 마세요. 마음도 아껴 쓸 줄 알아야 하지요.”
특히 많은 대화 없이 소통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이는 이 대표. 아무리 대화를 시도해도 길게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다면 자신의 질문 방식을 되짚어 보자. 열린 질문이었나? ‘오늘 괜찮았어?’와 같이 ‘네’, ‘아니오’로 끝날 질문이 아니라 ‘오늘 어땠어?’, ‘하루 동안 무슨 일이 있었니?’ 처럼 열린 질문 말이다.
“부모님과 통화할 때도 ‘저녁 먹었어?’라고 물으면 ‘응’하고 대화가 끝나고 말죠. 그러지 말고 ‘저녁 뭐 먹었어?’, ‘그리고 뭐했어?’ 식의 열린 질문으로 접근해가면 대화가 더 풍부해질 거예요. 여기에 항상 명령조보다 부탁조로 말하기, 갈등이 생겼을 때 감정이 격해지기 전에 이성적인 대화로 풀기 등의 대화법이 더해진다면 사람 사이에서 겪는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혜롭게 가난해지는 법

많이 넘어져 보니 이제 알겠다…. 세상을 살아보고, 사람을 겪어보고, 세월을 견뎌본 사람만이 해줄 수 있는 그녀의 깊고 진한 이야기. 문득 그녀의 인생 좌우명이 궁금해졌다. 
“랄프 월드 에머슨이 진정한 성공에 대해 쓴 시 있잖아요. 내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제가 뭐 대단하게 책을 쓰거나 강의하는 것뿐 아니라 몸에 좋은 채소를 먹고, 예쁘게 머리를 다듬어주며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것도 다 포함되는 일이에요. 소소한 일상들이 모여 한 사람의 인생이 만들어진다고 봐요.”
수백만 명 앞에서 강의해온 그녀에게 자신의 가르침으로 누군가의 인생에 큰 변화를 준 짜릿한 경험은 많았을 터. 그녀가 저술한 책 역시 전국 어디에나 배포되어 있지 않은가!
“군대나 교도소에 제 책이 많이 가 있나 봐요. 사실 어찌 보면 그분들이 현재 제일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는 거잖아요. 교도소에 있는 어떤 분이 ‘진즉 이 책을 읽었더라면 여기 안 왔을 텐데’라고 이야기하는데 정말 뿌듯하더라고요. 제 강의나 책을 접한 후 삶 혹은 생각이 전환됐다거나 힘든 순간을 잘 이겨냈다는 피드백을 받을 때 가장 행복해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고민에 대한 답으로 요즘은 지혜롭게 가난해지는 법을 터득했다는 이종선 대표. 그녀만의 특별한 행복관 역시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되기 충분했다.
“집이 크면 좋을 것 같지만, 집이 크면 클수록 더 많이 일해야 유지되니 하루하루가 더 힘들어요. 힘들게 돈을 벌면 건강이 나빠지지요. 그러면 또 돈이 더 들고요. 그 돈을 벌기 위해 더 많이 벌어야 하니 또 아픕니다. 아프면 안 되는데 아프니 이젠 마음까지 괴로워요. 이 뻔한 굴레를 어디서부터 벗어날까. 집착만 버리면 오늘 당장 얼마든지 지혜롭게 가난해질 수 있습니다. 남의 시선 신경 쓰며 스스로 비교하는 것에서 벗어나 좀 더 자신을 들여다볼 시간이 필요해요.”
그녀의 경우 강남의 넓은 집을 팔고 서울 시내에서는 보기 드문 산자락 아래 작은 집으로 이사했다. 집안일 해주는 아주머니 대신 직접 밥상을 차리고, 빨래하며 청소도 한다. 일회용 컵을 멀리하고 항상 텀블러를 휴대하고 다니며 천연세제만 골라 쓰는 등 지구를 생각하는 작은 행동도 실천하고 있다는데….
“저에게 행복이란, 제대로 살고 있다는 느낌이 자주 드는 것이에요. 우리가 맛있는 것 먹을 때 행복하잖아요. 그게 제대로 먹고 있다는 겁니다! 무언가 일을 성공적으로 마쳤을 때도 행복하죠. 봉사활동도 이와 같은 맥락이에요. 제법 잘 살고 있는 나의 모습을 확인하는 순간이 행복이고, 그 순간을 사는 게 바로 삶입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이미지 관리를 위해 어떤 색의 옷을 입고, 헤어스타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요즘은 자꾸 자기 마음을 들여다볼 시간을 갖는 게 이미지 관리라고 이야기해요. 행복하고 안정되어 보이는 인상만큼 가장 신뢰 가는 이미지는 없으니까요.”

[Queen 송혜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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