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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 여전히 산소 같은
이영애, 여전히 산소 같은
  • 송혜란
  • 승인 2017.03.28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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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임당으로 13년 만에 복귀
“신사임당이 사랑을 했다고 하면 다들 놀랄 거예요. 가끔 아들과 딸이 아빠랑 함께 촬영장에 놀러 왔는데요. 멜로 신에서 제 애틋한 눈빛 연기를 보고 아빠보다도 아들이 송승헌 씨를 질투하더라고요. ‘머리에 불이 난다’는 표현을 썼을 정도예요.”(사진=SBS 제공)

2014년 MBC 드라마 <대장금>으로 한류 신화를 썼던 배우 이영애가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결혼 후 가정에 충실하느라 안방극장과 거리를 둔 지 무려 13년 만이다. 다시 한 번 그녀의 연기욕을 불태운 작품은 SBS 새 수목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

오랜만에 한복을 걸친 그녀는 마치 그때 그 시절 대장금을 떠올리게 했다. 어느덧 두 자녀를 둔 워킹맘이 되어 돌아온 그녀의 연기 폭은 더 넓어지고, 색깔은 더욱 깊어졌는데…. 미모만큼은 여전히 산소 같은 그녀, 그래서 더욱 반가운 이영애를 만나 본다.

사진 SBS 제공

지난 1월 24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는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 제작발표회가 있었다. 현장은 그야말로 기자들의 취재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아무래도 여주인공 이영애부터 사임당을 사랑하는 이겸 역을 맡은 송승헌, 이들과 한 축을 이루는 오윤아, 최철호 등 톱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일 터. 특히 공식 석상에서는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던 그녀의 순간, 순간을 포착하려는 카메라 기자들의 손놀림이 가장 바빠 보였다.

신사임당의 예술혼과 불멸의 사랑

<사임당, 빛의 일기>는 율곡 이이의 어머니로 잘 알려진 조선 중기 예술가 신사임당의 삶을 재해석해 그녀의 예술혼과 불멸의 사랑을 그린 드라마다. 한국미술사 시간강사 서지윤이 어느 날 신사임당이 기록한 ‘수진방 일기’와 그의 첫사랑 이겸이 그린 미인도를 발견하면서 과거를 마주하게 된다는 설정이다. 각 배우들이 1인 2역을 맡아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타임슬립 형식으로 풀어 가고 있다. 가장 먼저 그녀가 13년 만의 복귀작으로 이 드라마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일단 재밌었어요. 우리가 아는 신사임당은 5만 원권에 박제된 현모양처 이미지잖아요. 500년 전 그분이 과연 그것을 원했을까? 역사에 단 한 줄 남은 대장금이라는 인물에 생명을 불어넣었듯 신사임당도 새로운 인물로 재조명해 보면 어떨까 싶었어요. 거기에는 예술가의 불꽃같은 삶도, 애틋한 첫사랑도 있을 거예요. 촬영하면서 저도 굉장히 설렜던 것 같아요.”

특히 그녀는 이번 작품을 하며 여인으로서의 다양한 색깔을 보여 주기 위해 부단히 애썼다. 이미 베일을 벗은 드라마 속 신사임당 역시 기존의 조신하고 단아한 모습뿐 아니라 예술에 대한 불같은 열정을 지닌 새로운 매력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당대 유명한 여류화가라면 아주 예민하게 굴지 않았을까요? 신사임당의 예술적인 면모를 담기 위해 좀 더 다이내믹한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멜로 신에서는 여성성을 더욱 극대화했고요.”

결혼 후 두 자녀를 둔 워킹맘인 그녀에게 신사임당 역은 제격인 것 같기도 했다. 13년 만에 한복을 다시 입은 그녀이지만 사임당은 분명 대장금과 다른 역할이다.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이 드라마는 5만 원권 초상화 속에 그려진 신사임당이 과연 현모양처이기만 했을까라는 물음에서 시작됐어요. 여자이지만 강하게 살림도 잘하고 그림도 그리면서 아버지의 역할도 해야 했던 신사임당이 대범했던 대장금이라는 인물과 조금 겹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저도 일하는 엄마이기 때문에 결혼 전에 표현했던 대장금과 지금의 신사임당은 확연히 다릅니다. 한 남자의 아내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제가 그린 신사임당은 좀 더 폭이 넓고 색깔도 깊어요. 드라마 속 신사임당은 여러분이 상상하던 이미지는 아닐 겁니다.”

시대 불문 워킹맘 여성이 겪어야 하는 비애를 다룬다는 점이 <사임당, 빛의 일기>의 가장 큰 차별점이 아닐까 싶다.

 

준비된 신사임당

물론 13년 만에 카메라 앞에 선 그녀는 다시 신인이 된 듯 떨리는 마음이 컸다고 회상했다. 선배, 동료 막론하고 후배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으며, 그들에게 배울 점 또한 많았다고 그녀는 고백했다. 더욱이 드라마를 함께한 배우들을 향해 천군만마를 얻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한 그녀다. 

“사실 제가 첫 촬영 때 NG도 많이 내고 무척 떨었어요. 송승헌 씨를 비롯해 오윤아 씨, 양세종 씨 그밖에 모든 배우 분들께서 제 부족한 부분을 많이 메워 주셨어요. 특히 오윤아 씨는 저와 선악의 대비를 이루는데, 현장에서 털털한 후배지만 카메라가 돌아가면 선후배도 없잖아요. 선후배를 떠나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신인 배우 분들도 내가 신인일 때 저렇게 열심히 잘했었나 싶을 정도로 반성하게 했고요. 덕분에 저도 신사임당 역을 잘 소화할 수 있었던 것 같아 감사드립니다.”

연기 인생에서 처음으로 1인 2역을 맡은 그녀의 소회는 어땠을까?
“1인 2역이 큰 부담이었는데 의외로 재밌는 작업이었어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한복 입은 저의 모습과 털털하고 강인한 여성의 모습까지 두루두루 볼 수 있어 지루하지 않을 겁니다. 저도 대본뿐 아니라 의상이며 대사 등 나름대로 연구도 많이 했거든요.”

늘 준비된 배우 이영애. 대장금 때 실제 궁중요리를 배웠던 그녀는 이번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서 손수 민화를 배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의 책임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신사임당에 들어가기 전 한 달 좀 못되게 민화 선생님께 민화를 배웠어요. 적어도 필체나 액션은 달라야 하니까요. 신사임당이 남긴 그림이 많지 않지만, 그녀가 그렸을 법한 것을 그림으로 표현해 보자고 감독님, 작가님과 이야기를 했어요. 우리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면모의 그림을 재현하는 장면을 보는 재미도 남다를 거예요.”

방부제 미모 비결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제작발표회. 특히 그녀의 눈부신 미모를 두고 이견 없는 찬사가 쏟아졌다. 아니나 다를까 13년 전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그녀의 방부제 미모 비결을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해요. 가까이 보시면 다를 겁니다. 특별한 비결이라고 한다면 사실 제작발표회가 있다고 해서 며칠 전부터 급다이어트에 들어갔어요.(웃음) 그냥 평범하게 아이들과 생활하다 이렇게 배우로서 변신도 하니 좋네요.”

유쾌한 농담으로 웃음을 자아낸 이영애. 오랜만에 TV 속에 나오는 아내와 엄마를 본 가족들의 반응을 궁금해하는 이들도 많았다.

“신사임당이 사랑을 했다고 하면 다들 놀랄 거예요. 가끔 아들과 딸이 아빠랑 함께 촬영장에 놀러 왔는데요. 멜로 신에서 제 애틋한 눈빛 연기를 보고 아빠보다도 아들이 송승헌 씨를 질투하더라고요. ‘머리에 불이 난다’는 표현을 썼을 정도예요.”

드라마는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또 어린 자녀를 키우고 있는 그녀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100% 사전 제작되었다. 2015년에 첫 촬영을 시작하고 2년이 지난 터라 혹시나 나중에 빛바랜 이야기가 되면 어떡하나 감독은 물론 배우들의 불안감도 컸을 법한데….

“저도 사전제작 드라마는 처음이었는데요. 방송을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다 보니까 설렘 이상으로 피가 마르더라고요. 사전제작도 좋지만 실시간으로 촬영되는 환경과 서로 상호 보완하는 쪽으로 시스템이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그래도 배우 입장에서는 조금 더 완성도 있는 작품과 역할에 열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덕분에 육아도 소홀히 하지 않을 수 있었고요. 항상 고맙게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엄마 역할뿐 아니라 좋은 메시지를 줄 수 있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인사하고 싶다는 이영애. <사임당, 빛의 일기>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이를 계기 삼아 그녀의 작은 계획이 또 한 번 큰 화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를 바라본다.

[Queen 송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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