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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아이도 행복한 나라, 덴마크의 자녀교육
엄마도 아이도 행복한 나라, 덴마크의 자녀교육
  • 김민주 기자
  • 승인 2017.03.30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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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의 레스토랑과 카페 밖에는 유모차가 늘어서 있다. 누가 지키지도 않고 아기를 길거리에 그냥 놔두다니! 도대체 어찌 된 영문일까? 덴마크 사람들은 대체로 서로를 믿을 만하다고 여겨 위험 없는 세상에 사는 것처럼 행동한다. 안전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거듭하는 행위는 신뢰 구축으로 이어진다. 이로 인해 “엄마가 되기에 이보다 더 좋은 곳은 없어요.” “아이를 키우기에는 정말 최고의 나라입니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고 한다. 신뢰 기반의 사회를 형성하게 한 덴마크의 교육을 탐구해본다.


진행 [Queen 김민주 기자] 사진 [Denmark.dk] 참고도서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덴마크 사람들>(저자 헬렌 러셀, 마로니에북스), <덴마크 사람들처럼>(저자 말레네 뤼달, 마일스톤)


덴마크 사람들은 자녀를 신생아 때부터 초기 몇 년 동안 다른 사람의 손에 맡겨 키운다. 덴마크에서 태어난 모든 아기는 6개월부터 학교에 입학하는 여섯 살이 될 때까지 어린이집에 가는 것을 보장받기 때문이다. 아이를 키우는 일을 사실상 국가가 맡은 셈이다.

대부분 세 살도 안 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며, 어릴 때부터 아이에게 사회성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한다. 애착 형성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까? 덴마크의 양육 방식은 첫날에 아이를 10분 동안 혼자 놔두고 다음 날은 20분, 이런 식으로 점진적인 과정을 거친다.

여섯 살이 되면 덴마크 어린이들은 국가에서 운영하는 폴케스콜레(초등학교와 중학교 과정의 공립학교)를 가게 되는데, 이곳에서 그들은 10년 동안 20명의 남녀 또래 아이들과 수업을 받게 된다. 동급생과 함께하는 학교생활이 아이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안전하고 신뢰 가는 환경을 제공한다.


자기표현 중시하는 교육

덴마크의 교육은 암기식 지식 습득보다 개인의 자율성 형성 및 호기심과 판단력 자극을 목표로 한다. 덴마크 아이들은 직접 경험하고 스스로 의견을 내도록 자극받는다. 아이들이 제도에 대해 비판하도록 장려하며 그들이 동의하지 않을 때는 권위에 저항하라는 가르침을 준다. 민주주의적이고 자기 생각을 가질 수 있는 시민을 원하기 때문에 부모의 의견을 생각 없이 반복하지 않는다. 아이들의 자기표현에 대한 이 같은 강조는 외부인이 보기에 버릇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현재의 살기 좋은 덴마크를 만든 원동력이다.

일주일에 한 시간이나 두 시간의 의무적인 체육 시간이 있지만, 대부분 스포츠는 방과 후에 행해진다. 댄스, 연극, 축구, 체조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클럽들이 부모들의 자원봉사로 운영되고 있다. 자원봉사가 사회 운영에 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가르친다. 봉사활동은 부모들의 행복지수를 올리는 데 기여할 수도 있다. 스토니 브룩과 애리조나 주립대학의 연구진은 자원봉사가 스트레스를 조절하고 기분을 좋게 해주는 호르몬이 나오게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덴마크인의 53% 이상이 어떤 형식으로든 자원봉사를 하고 있으므로 그들의 행복한 이유가 여기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덴마크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목적은 지식을 축적해서 뛰어난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학생 각자가 자신의 능력과 개성에 따라 스스로 가치 있는 존재라고 느끼는 것이다. 즉, 학생 각자가 사회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고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만든다. 자기 자신을 알아가고 사람들을 이해하는 법을 배워 다른 사람과 자신의 차이를 대화와 관용으로 받아들이며 존중하는 법을 배운다.
 

 

공동의 행복을 추구하는 교육

개인의 목적보다 공동의 행복을 중요하게 여기는 제도 안에서 덴마크인은 성장한다. 덴마크의 독특한 그룹 시험이 이를 반영하는데 단체 수행 능력, 즉 사회성 계발을 기준으로 학업 성취도를 평가하고 있다. 덴마크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공동체 의식 덕분에 불우한 환경에서 태어난 젊은이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태어난 젊은이들에게 자극이나 도움을 받는다는 사실이 관찰되기도 했다.

이런 교육으로 젊은 덴마크 사람들은 자녀에게 재산보다 인내, 존중, 책임감, 정직, 독립심과 같은 가치를 더 물려 주고 싶어 한다. 한국에서는 많은 부모가 자녀에게 늘 최고가 되고 좋은 성적을 받아 오라는 부담감을 준다. 부모에게는 배우거나 새로운 시도를 하는 기쁨보다 성공이 훨씬 더 중요할 수 있다. 학업이 자녀의 적성이나 능력에 맞지 않을 때에도 말이다. 그런데 아이에게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최고가 되라고 강요다면 자신의 소명을 찾아내는 일은 더욱 힘들 것이다.

그러므로 부모는 자녀가 행복한 삶을 살도록 안내해야 한다. 어린 학생의 욕구와 열정이 무엇이든 간에 중요한 건 부모는 자녀가 선택한 길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잘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다. 
충분히 함께 생각하는 과정을 거친 후에 부모는 학생이 가기로 결정한 길을 잘 갈 수 있도록 용기를 줘야 한다.

덴마크 사람들은 모두 무료로 대학을 간다. 덴마크 학생들은 학비 마련에 대한 걱정이 없기 때문에 미래의 수입과 상관없이 정말 관심을 두고 하고 싶은 전공을 택한다. 이로 인해 각각 다른 수준으로 학습하는지 몰라도 결국엔 동시에 행복한 기준에 도달한다. 한 덴마크인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덴마크에서 좋은 점은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향해 걸어가면서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만약 우리가 실수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국가가 있기 때문입니다.”

덴마크는 34개 선진국의 모임인 OECD 중 교육에 가장 많은 예산을 지출하는 나라다. 미래에 대한 투자는 물론 아이들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교육’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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